이따금 그녀는 자신의 능숙한 살림과 보살핌과 헌신을 가족이 너무 당연시하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몇 날 며칠 자신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아무것도 없다면 자신에 대해 뭘 알게 될까……"

떠나기 전에 윌리엄이 챙겨준 탐정소설이 있었다. (조앤은 그에게 고맙긴 하지만 탐정소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저녁식사로 오믈렛, 연어 카레, 달걀과 구운 콩, 통조림 살구를 먹었다. 그러고는 탐정소설을 펼치고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기 전까지 전부 읽었다.

"내가 그대에게서 떠나 있던 때는 봄이었노라."

"아, 조앤. 당신과 난 무슨 말을 하더라도 젊은 세대를 감화시키지 못해."

누군가 그녀와 같이 걷는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가 잘 아는 사람이. 고개를 돌리면…… 조앤은 고개를 돌렸지만 아무도 없었다. 어느 누구도 없었다.

흔히 ‘신경쯤이야’라고 말한다. 그녀도 다른 사람들에 대해 그렇게 말하곤 했다. 하긴 그때는 몰랐다. 그러나 이제는 알았다. 신경쯤이야 좋아하시네! 신경은 지옥이었다!

난 집을 떠난 적이 없었는지도 몰라. 집을 떠난 적이 없었어…… 조앤은 생각했다.

우리 사이에는 전기장처럼 갈망이 흐르고 있구나.

"휴가는 끝났어." 로드니가 가만히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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