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이 책을 읽는 시간이 글쓰기 수업과 같이 의미가 있었다(사실 지금까지 글쓰기 수업을 들어 본 적 없음). 그래서 문장 하나도 허투루 넘기지 않고 읽느라 마지막 페이지를 덮기까지 다섯 달(!)이 걸렸다.
2월에 단편소설을 썼는데 내 글을 써 본 게 처음이고 퇴고를 해 본 적도 없어서 참고할 책을 찾다가 이 책을 발견한 거다.
체크 리스트와 핵심 질문들을 통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고칠 곳을 찾게 가이드라인을 잡아주어 정말 고마웠고, 그제서야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 해소됐다.
늘어지는 1장을 과감히 날리고 2장을 1장으로 전환해 쓰는 법, 불분명한 시점 처리 방법, 원고에서 가장 약한 장면들을 골라 수정하는 법이 특히 도움이 됐다.
주인공을 너무 덜 굴리고 작가가 주인공을 친절하게 대하면 소설이 늘어진다는 진리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러니 이만 주인공을 더욱 굴리러 가 보겠습니다.ㅋㅋ

‘2장 전환’은 훌륭한 기법이다. 2장을 새로운 1장이라 여기고 상황을 얼마나 빨리 전개할 수 있는지 시험해보자.

(중략)

나는 이 학생에게 2장을 새로운 1장으로 만들어보라고 제안했다. 꼭 필요한 정보를 1장에 배치했다면 이제 소설 전반에 그 정보를 뿌리면 되니 말이다. 나는 반드시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 정보가 아니면 인정사정 보지 말고 삭제하라고 했다.

모든 장면에는 분명한 시점인물이 있어야 한다. ‘한 장면에 한 시점’이 원칙이다. 이 사람 저 사람 떠돌면 안 된다. 전지적 시점일 경우는 예외인데 여기에도 그 나름의 어려움이 있다.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한 시점을 유지하자. 장면을 점검하고 처음 두 문단에서 시점이 분명히 드러나는지 확인하자.

원고에서 가장 약한 장면 10개를 고른다. 어떤 장면이 약한지 알아야 한다. 직감을 활용하자. 원고 전체를 읽었을 때 허술한 느낌이나 분명한 실망감이 드는 장면이 있었을 것이다.

(중략)

약한 순서대로 장면을 나열한다. 가장 약한 장면이 1번, 그다음으로 약한 장면이 2번이다. 포스트잇에 각 숫자를 쓰고 원고에서도 약한 장면 각각에 표시를 한다.

(중략)

•원고에서 1번 장면을 지운다.
•2번 장면으로 이동한다. 다음 세 질문에 대해 답한다.
•첫째, 이 장면의 목표는 무엇이며 누구의 것인가? 달리 말해 시점인물이 누구이며 그가 원하는 게 무엇인가?
•둘째, 인물의 드러난 목표를 가로막는 ‘장애물’은 무엇인가? 그는 왜 목표를 이룰 수 없는가?
•셋째, 장면의 ‘결과’는 무엇인가? 인물은 목표를 이룰 수도, 이루지 못할 수도 있다. 긴장감을 극대화하려면 어느 쪽이 나을까? 이루지 못한 경우다.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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