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천천히, 시간이 가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그저 말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 대화할 수 있는 시간들이란. 비록 무의미하고 쓸모없을지라도 우리 머릿속을 맴도는 작은 물고기들에 대해 털어놓을 수 있는 시간들이란, 얼마나 소중했는지.
-「잃어버린 대화」에서
# 지치지 않고, 아니 어쩌면 지쳐서 나가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하는 것. 청춘의 감수성과 재능이 노동자적 근면성으로 대체되는 순간. 그 순간을 겪어낸 사람들을 존경하고 또 좋아하게 된다.
# 행위는 지속될 때 빛을 발한다. 이 명제는 ‘보통의 존재’들뿐 아니라, 보통을 넘어선 특별한 존재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것이다. 오로지 지속될 때만이, 행위는 그 자신도 모르게 모습을 바꾸어가며 진화한다. 그러니 그 어떤 작은 가능성이라도 기대한다면,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밖에 없다. 오늘도 내일도 계속해서 한다. 계속 한다.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면 매일매일 한 음 한 음을 쌓을 것이고, 글을 쓰고 싶다면 아무도 보지 않는 보잘것없는 일기나마 계속 써나갈 것이다. 그냥 일어나서 일을 하러 나가는 것처럼.
-「그냥 일어나서 일을 하러 간다」에서
가끔은 이 되풀이의 습관 덕분에 아프지 않고 살아간다고 느낄 때도 있다. 속절없이 힘들거나 속상할 때조차, 끊임없이 해내야만 하는 일이 있다는 것. 매일 쳐내도 내일이 되면 새로 날아오는 내 몫의 하루가 있다는 사실.
-「나의 중력」에서
덜 기쁘게 살아도 좋으니 덜 슬플 수 있다면 좋겠다.
-「감정 계약서」에서
매일 울고 있으면 그게 이상한 줄도 모르게 된다.
-「눈물 냄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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