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대개의 집에서 그랬던 것처럼, 우리 집에도 그림책 전집이 있었다. 전집 방문판매가 유행하던 시절이기도 했거니와 한 권, 한 권 고심하여 책을 골라주기엔 부모님이 너무 바빴기 때문이었을 터. 크고 단단한 책들은 집 짓는 데 더없이 좋은 재료였다. 게다가 전집은 내 한 몸 들어갈 집을 짓기에 충분한 양이었다. 그림이 가장 예뻤던 『아기 사슴 밤비』는 누웠을 때 바로 보이는 천장에 두었다. 내 방을 가지는 것이 요원하기만 했던 그때, 안방 한가운데에 책으로 집을 지어놓고 그 안에 들어가 있는 일은 내게 큰 위로가 되었다.

-「서현, 그림책 작가의 마음」에서

책 사는 걸 좋아해요. 만화책, 그림책 등등 여러 종류를 사죠. 그리고 장난감도 굉장히 좋아해서 피규어나 재미난 물건도 많이 사는 편이에요. 다른 사람 눈에는 쓸데없어 보일 수 있는 것들을…. 저는 그게 아깝다기보다는 그런 것들에서 감성을 키우고, 좋은 기운을 받는다고 생각해요. 또 그런 걸 보면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서현, 그림책 작가의 마음」에서

그래도 어쩔 수 없더라고요. 어쨌든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거니까 그냥 묵묵히 해야지, 했죠.

-「서현, 그림책 작가의 마음」에서

‘한번 깔깔 웃는’ 일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나는 안다. 그건 감정을 움직이는 일이고,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다.

-「서현, 그림책 작가의 마음」에서

"예전에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사인회 이벤트를 했어요. 그때 어떤 남자아이와 어머니가 같이 와서 『눈물바다』에 사인을 받았어요. 제가 『눈물바다』에 사인할 때마다 쓰는 멘트가 있거든요. ‘슬플 때는 시원하게 펑펑 울어봐’라고요. 이 책의 주제 같은 거죠. 근데 어머니가 갑자기 눈물을 흘리시는 거예요. 너무 놀랐어요. 『눈물바다』는 웃기려고 만든 책이거든요. 유쾌한 농담으로…. 그래서 왜 우시냐고, 울지 마시라고 했더니 어머니가 눈물을 그치시고는 본인이 아이한테 했던 일들이 생각나서 눈물이 났다고 하시더라고요. 보통 부모님들은 우는 감정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잖아요. 아이가 슬퍼하는 모습을 보기 싫으니까 되도록 울지 말라고 하고 그 감정을 참게끔 하는데, 오히려 그걸 터뜨려라, 감정을 표현해라, 라고 써주니까 ‘내가 너무 아이의 감정을 막았구나. 우리 애가 힘들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드셨대요. 그러면서 저에게 고맙다고 하시는 거예요.

-「서현, 그림책 작가의 마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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