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대 로스쿨 교수 켄지 요시노Kenji Yoshino는 현대 사회에서 장애인, 소수 인종, 성적 소수자 등을 대놓고 차별하고 배제하는 일은 많이 없어졌지만, 이 사람들에게 주류 집단에 동화同化되기를 요구하는 이른바 ‘커버링covering‘ 압력이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커버링은 말하자면, 자신이 가진 비주류적인 특성을 ‘티 내지 말라‘는 요구다. 여성을 차별하지는 않지만 여성의 몸이 가진 특별한 상황(생리나 출산 등)을 티 내지 말 것을 암묵적, 명시적으로 요구하는 조직 문화, 장애인을 차별하지 않지만 장애로 인한 특성을 숨기기를 원하는 사회 분위기 같은 것이 그 예다.

-「독해 능력과 공저자 되기」에서

만약 정의만이 문제라면, 계단이 10개 있는 회사에 장애인이 다니게 되었을 때 동료 직원들이 그 장애인을 번쩍 안거나 업어서 사무실까지 옮겨주는 것만으로도 ‘정당한‘ 편의 제공이 성립할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의존해야만 하는 상황은 ‘정당한 편의 제공‘ 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그런 방식은 장애인을 사무실로 들어가게는 하지만, 그가 휠체어를 자기 몸의 일부로, 일종의 ‘스타일‘로 삼아 오랜 기간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사람으로서 자기 이야기를 만들어왔다는 점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이다.

-「당신의 고유함은 정당하고 정당하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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