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평화)는 우열이 없는 나라끼리의 대화를 통해 성립되기보다는 절대적으로 우세한 나라의 조정이나 판정을 통해, 또는 부득이한 경우에는 물리적인 힘을 통해 성립될 확률이 더 높은 것이 인간 세계의 현실이기도 하다. 팍스 로마나, 팍스 브리타니카, 팍스 아메리카나라는 말부터가 이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 P232

분노나 복수는 상대를 자신과 대등하게 여기기 때문에 생기는 감정이고 일어날 수 있는 행위다. 카이사르가 평생 이것과 무관했던 것은 분노나 복수가 윤리 도덕에 어긋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우월성에 확신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월한 자신이 왜 열등한 타인의 수준으로 내려가서그들과 똑같이 분노에 사로잡히거나 그들과 똑같이 복수심을 불태워야 하는가. - P245

자기 개혁, 특히 자신의 능력에 자신감을 갖는 데 익숙해진 사람들의자기 개혁만큼 어려운 일은 없다. 하지만 이것을 게을리하면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체제를 수립하기는 더욱 불가능해진다. 그라쿠스 형제이후, 로마 엘리트들의 고민은 바로 이 점에서 출발했다. - P301

실업은 당사자의 생활수단을 빼앗는 데 그치지 않고 자존심을 유지하는 수단까지 박탈하는 것이다. 보통 사람은 무슨 일이든 일을 함으로써 자신의 존재이유를 스스로 확인한다. 따라서 실업 문제는 복지로는 해결되지 않고, 일자리를 주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 된다. - P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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