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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요리책
엘르 뉴마크 지음, 홍현숙 옮김 / 레드박스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요리란 사람의 미각과 후각 그리고, 굶주림을 채워주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었다. 그러나 요즘 요리는 눈으로 즐기는 요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화려하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눈으로 즐기는 요리. 그런 요리의 즐거움을 활자를 통해 즐길 수 있는 책 한권이 있다.
비밀의 요리책은 문장 속에서 음식의 향기를 찾아 낼 수 있다. 이탈리아 요리의 레시피와 요리재료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소설이라면 얼핏 생각하기에 요리소설 정도로만 치부할 수 있다. 그러나 소설은 추리 소설처럼 흥미롭고, 갓 만들어낸 요리처럼 맛있는 향기를 맡을 수 있다.
길거리의 부랑아 출신 루치아노는 총독의 전속 요리사 페레로의 견습 요리사로 일할 수 있는 행운을 얻게 된다. 살기 위해 버려진 음식이나 훔친 음식으로 연명하던 루치아노에게 값비싼 요리재료와 그 재료들을 통해 맛깔스런 음식들이 만들어지는 공간은 미지의 세계처럼 낯설지만 황홀한 공간이다. 수많은 레시피와 마술과도 같은 솜씨로 요리를 만들어 내는 페레로 주방장은 루치아노에게 있어서 동경의 대상이자 위대한 스승이다. 그 위대한 스승에게 루치아노는 호기심과 동경어린 시선을 던진다. 훌륭한 요리사인 페레로는 요리로 마법사처럼 사람의 마음을 조정하기도 하고, 정치적 음모를 한눈에 꿰뚫어 보기도 한다. 어린 루치아노에게 모든 것이 신기하고 낯설지만 소설 속에서 그려지는 주방의 모습이나 만들어지는 요리들은 읽는 이에겐 환상적인 세계를 선사한다. 당장이라고 맛있는 향기가 나는 멋진 요리가 눈앞에 나타날 듯한 생생한 묘사 속에서 단순히 읽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상상 속의 요리에 대한 맛과 향기를 그려 볼 수 있는 재미까지 함께 누릴 수 있다.
맛있는 요리와 추리 소설과 같은 흥미진진한 전개. 기존의 소설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다른 영역의 감성을 자극하는 소설이였다. 흔히 소설이라면 시각에만 의존하는 장르라 생각하기 쉽다. 물론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이 소설이지만, 문자로 이루어진 책을 통해 이야기가 전달되기 때문에 시각이 아닌 다른 감각을 전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러나 소설이라면 시각에만 의존하는 것이라는 기존의 선입관을 극복하여 또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한 소설이였다. 새로운 가능성과 다양한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이야 말로 좋은 소설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