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연두 특서 청소년문학 38
민경혜 지음 / 특별한서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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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학창 시절에는 반에 자폐 장애인이던 동급생이 있었다. 모두에게 놀림 받지만 누구도 크게 돕지 않았고 그저 방관했던 기억이 난다. 그 아이는 항상 웃고 다녔던 것 같은데, 그 아이의 동생은 어땠더라? 낮게 가라앉은 눈동자로 자신의 오빠를 챙겼던 것 같다. 채아도 그랬을까?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오빠가 사고로 죽은 후, 주인공인 채아는 자책과 미안함을 가슴에 묻고 지내고 있었다.

절친인 우빈에게 짝사랑하는 아이가 생겼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적극적으로 도와주려는 데 그 아이가 자신과 같은 반인 '연두'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연두는 세상을 떠난 자신의 오빠와 마찬가지로 장애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채아는 우빈과 크게 다투게 된다.


오빠를 바보 병신이라고 놀리는 친구도, 동정 어린 시선도, 그리고 위로랍시고 '어쩌면 너에게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 며 선을 넘는 발언을 한 절친이라고 생각했던 주희의 편견도 채아는 모두 싫었다. 하지만 채아를 더 짓누르는 건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 주던 오빠를 창피하게 생각했던 자신이 아니었나 싶다.

채아는 연두를 지워버렸다고 표현했지만, 어린 나이에도 사회의 편견과 동정에 질릴 대로 질린 채아는 현실을 너무 잘 알았기 때문에 선생님조차도 연두를 그저 조용히만 있어주면 고마운 아이 취급하는 현실에 서운한 마음을 들 정도로 연두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주희'는 아마도 스스로를 좀 더 나은 사람이라고 착각하고 사는 미성숙한 현실을 나타내는 것 같았기에 '주희'가 느낀 것이 있었을까가 궁금했다. 자신을 부끄러워 했을까? 아니면 여전히 자신이 더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갈까?

어떻게 성장하느냐가 관건일 듯 싶다.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미안하다는 말이 먼저 나오는 사회가 아닌, 특별히 대하는 것이 아닌 그저 똑같이 대해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채아는 세상의 모든 연두를 응원하기로 한다.

작고 여린, 세상의 모든 연두를.

저 하늘 위의 오빠를.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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