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지키는 나라 - 싸우고 증명하며 기록한 112일간의 탄핵심판 이야기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위원 법률 대리인단.국회 소추위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지음 / 푸른숲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결론부터 말하면 윤석열에 대한 탄핵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지난 4월에 선고된 헌법재판소 결정문이 잘 설시하고 있는 바와 같이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은 절차적으로 하자가 크고 무엇보다 헌법이 정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너무나도 명백한 불법, 위헌 계엄이었다.

 

지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3평 짜리 방에 내란죄 피고인 신분으로 구속된 윤석열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불과 1년 전만 해도 그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귀한 대통령 신분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제 선풍기 한 대가 천정에서 돌아간다는 좁은 방에 갇힌, 수많은 범죄혐의를 뒤집어 쓴 죄수 신분이 된 것이다.

 

나는 사실 아직도 12.3일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을 이해하지 못한다. 비록 사법시험을 9번이나 쳐서 합격한 상대적으로 열등한(?) 법조인이라지만 그도 법을 공부한 사람이다. 굳이 법리를 들먹일 것도 없이 한글 문해력만 있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헌법이 정한 비상계엄 요건을 그는 정말 몰랐던 것인가?

 

이제 윤석열은 내란죄를 포함해서 직권남용, 선거법위반 등등 여러 가지 범죄로 경우에 따라서는 평생 자유의 몸이 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앞으로 남은 과정은 그저 형식적 절차일 뿐이다. 그에 대한 법적 단죄는, 엊그제 재구속과 더불어 사실상 시작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윤석열은 영장담당 판사 앞에서 이젠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변호사 비용을 마련할 여력도 없노라 토로했다고 한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사실 범죄 혐의가 너무 크고 중대하여 변호사를 선임해서 다툰다한들 결론에 있어서 크게 달라질 것 같지도 않다.

 

윤석열의 천하의 어리석은 짓으로 이득을 본 정치세력이 있다. 굳이 어디라고 말하지 않아도 다들 알 것이다. 대통령의 막강한 권력 그리고 국회 170석이 넘는 절대다수의 의석, 그야말로 남자를 여자로 만드는 것을 빼고는 다 할 수 있는 극강의 권력이 탄생한 것이다.

 

내가 이글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들에 대한 경고다. 절대권력은 오만해진다. 힘의 절제를 모른다. 그래서 매우 어리석게도, 망한 정권의 전철을 그대로 밟아가는 경우가 다반사다. 다들 ‘우리는 다르다’라고 말하지만 나중에 보면 같은 실패와 어리석음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윤석열의 천하의 어리석은 행태로 반사이익을 얻어 집권한 세력도 결코 도덕적으로 내세울 것이 없다. 비록 현직 대통령은 형사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는 헌법 조항에 따라 일시 멈춘 상태이긴 하지만 이 정권 최고 권력자는 무려 5건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지지자들은 검찰의 조작이라고 강변하면서 검찰개혁(내용상 검찰 무력화)를 외치고 있지만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는 일이다. 선거법 개정으로 대법원이 유죄를 선고한 부분까지 의회 다수 의석을 남발하여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보면서 과연 저들이 법치주의를 신봉할 최소한의 의사는 있는지 의심하고 회의하지 않을 수 없다.

 

명심할 일이다. 권력은 유한하다. 반드시 종말이 있다. 2022년 5월 윤석열이가 대통령에 당선되어 온갖 폼을 잡을 때만 해도 이런 사태가 벌어질 거라고는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3년 후에 3평짜리 독방에 갇힌 죄수의 신분이 되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대통령 선거에서 낙선하여 대장동 사건 등 각종 의혹에 대한 피의자 신분이던 사람은 지금 절대 다수의 절대 권력자가 되었다. 이 또한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솔직히 윤석열이가 12.3 비상계엄 같은 뻘짓만 안 했어도 현 이재명 정권은 탄생 자체가 불가능했다. 아마도 선거법 위반 사건이 확정되어 향후 10년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없도록, 피선거권을 박탈당했을 것이다.

 

3년의 세월이 모든 것을 뒤집어 놓았다. 예로부터 하늘은 영웅을 흥하게 만들기도 하고 망하게 엮는다고도 했다. 지난 3년 동안 벌어진 대한민국의 정치상황은, 마치 어느 감독이 정교하게 시나리오를 쓰고 제작한 한편의 영화처럼 이를 생생하게 잘 보여주었다.

 

다시 5년 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권력을 잡은 사람들은 겸손한 자세로 가슴에 새기고 또 새길 일이다. 거듭 강조한다. 하늘은 영웅을 흥하게도 하고 망하게도 한다. 지금 거대한 권력을 장악한 사람들은 윤석열의 우매함과 패망에서 교훈을 얻어 참된 정치의 길로 나아가 주길 바란다.

 

윤석열 탄핵에는 당시 집권당 대표 한동훈의 힘도 컸다. 만일 한동훈이가 앞장서서 탄핵의결에 반대했다면 윤석열에 대한 탄핵이 성사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또 당시 기민하게 대처한 야당 그리고 헌법과 민주주의 정신에 부합된 결정을 내린 헌법재판소, 계엄 발표와 동시에 국회로 몰려가 민주주의를 외친 시민들, 모두 대한민국 헌법과 민주주의를 살린 주역들이다.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판본 프랑켄슈타인 - 1818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메리 셸리 지음, 구자언 옮김 / 더스토리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프랑켄슈타인이 창조한 괴물...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나는 그걸 각자의 마음(心)으로 해석한다. 마음은 천사가 될 수도 있고 악마가 될 수도 있다. 그 마음은 밖에서 통제할 수 없다. 오로지 자신 내부의 문제다. 괴물을 없애려고 북극을 헤맬 이유가 없다. 바로 자신의 內面을 고치면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로운 보수 의로운 진보 - 최강 형제가 들려주는 최소한의 정치 교양
최강욱.최강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義(의)를 말하는 것은 어렵다. 실천이 뒤따르지 않으면 위선이기 때문이다. 허위로 인턴활동 증명서를 발급해준 사람이 과연 의로운 진보를 입에 올릴 자격이 있는가? 우리나라 진보의 문제점은 다른 것이 아니다. 입으로만 나불 거리는 정의, 바로 그것이다. 義를 행동으로 옮기는 진보를 보고싶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니 2025-06-12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나 읽고서 비판하시고..본인의 삶이나 돌아 보시라..
최강욱을 비판할거라면, 윤썩한테는 도끼들고 벌써 쫓아갔어야 하지 않나?
 
[수입] 브람스 : 교향곡 전곡, 하이든 변주곡, 비극적 서곡 & 대학축전 서곡 [3 for 2] 유카-페카 사라스테 & 쾰른 WDR 심포니 오케스트라 - 브람스 교향곡 (Profil) 3
브람스 (Johannes Brahms) 작곡, 사라스테 (Jukka-Pekka Sarast / Profil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용적 해석이다. 특정 악기가 강조되거나 연주 속도의 이완은 없다. 따라서 밋밋하게 들릴 수 있지만 작위적이지 않다. 마치 밍밍한 평양냉면에서 우러나오는 ‘담백한 맛‘같은 연주라고나 할까? Sound도 날카롭지 않고 궁글게 들린다. 지휘자 취향보다는 브람스 자체에 집중한 연주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창비시선 518
신경림 지음 / 창비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달관의 경지란 바로 이런 것일까? 나이가 들면 시력은 떨어지지만 통찰력은 깊어지는 것일까? 청력은 떨어지지만 내면의 소리를 듣는 귀는 더 밝아지는 것일까? 이 책에 실린 몇편의 시를 읽어보니 나이가 든다는 것은 쇠락이 아닌 찬란함이라는 생각조차 든다. 그 광휘에 눈이 부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