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석의 유럽 건축사 수업 - 한 권으로 읽는 유럽 도시의 시공간
양진석 지음 / 와이즈베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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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으로 이탈리아와 바르셀로나를 여행했을 때,
피렌체의 성당, 로마의 유적, 그리고 골목마다 펼쳐진 돌담길이 참 인상적이었다.
그 앞에 서면 묘하게 조용해지는 마음,
수백 년 전 사람들과 연결되는 듯한 낯선 떨림이 있었다.


그때는 그저 “멋있다”, “웅장하다” 정도였지만,
‘양진석의 유럽 건축사 수업’을 읽고 나니
그 공간들이 왜 그렇게 생겼는지, 왜 그렇게 지어졌는지를
조금은 이해하게 된 것 같다.


이 책은 건축 이야기를 하면서도, 사실은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고딕 건축이 하늘을 향해 솟구친 건 신에 대한 갈망 때문이었고,
르네상스 시대의 균형 잡힌 건축은 사람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나왔다.
그 이야기를 듣다 보면 건축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삶을 담는 그릇, 시대의 마음을 말하는 언어처럼 느껴진다.

“좋은 건축은 기능을 넘어 사람의 마음을 담는다.”
이 문장을 읽고, 한참을 멈춰 있었다.


문득, 내가 사는 집과 익숙한 공간들까지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이탈리아의 유적들이 왜 그렇게 오래도록 남아 있는지,
그것이 단지 튼튼하게 지어졌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걸
이 책은 조용하고 단단하게, 내게 알려주었다.


건축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라는 것.
그리고 그 태도는, 언제나 사람을 향해야 한다는 것.
책을 덮은 지금, 그 여운이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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