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덕후 1호 - 나를 몰입하게 한 것들에 대하여
문화라 외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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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회 미래엔 단편 에세이 공모전 수상작품집 1호가 출간되었다. 이제는 사회의 현상이 된 '덕질' . 덕질에 진심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 듣기 위해 북폴리오에서 매년 이웃덕후를 개최한다고 한다.


이번 이웃덕후 1호에서는 생각지 못한 덕질의 주인공들을 만나 볼 수 있었는데, 모임덕후,영국 록 덕후, 기계식 키보드 덕후, 튤립키우기 덕후, 다이어리 덕후 등 개성넘치는 덕질의 주인공들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나는 그 중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덕질'이 바로 영국 록 덕후의 이야기였는데 음악에 관심이 많은 나이기도 하지만. 요즘 들을 괜찮은 노래가 없나 라고 찾던 차에 , 나도 영국 록의 매력에 흠뻑 빠져봐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의 영국 록에 대한 소개는 너무 매력적이었다.


좋아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글이라서 그랬을까. 글에서 얼마나 그가 록에 진짜 진심이구나 라는 것을 느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내가 좋아하는 퀸의 노래와 더불어 내가 모르던 록에 대한 이야기도 같이 알게 되고 또 추천하는 노래들을 들으면서 같이 흠뻑 빠져들게 되었다.

바로 같이 '덕질'을 할 수 있는 아주 쉬운 일이라서 그런 건지도 모른다. 모임덕질은 우선 모임에 참가하거나 모임을 만들어봐야했을 것이고, 다이어리는 써봐야하고, 튤립을 키우는 일은 시행착오를 많이 겪어야 하는 일이고, 또 시간을 투자해야하는 일이었기에 바로 공감하기는 어려웠지만.

영국 록의 경우, 내가 이용하고 있는 음악앱을 켜고 바로 글과 함께 음악을 감상할 수 있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덕질하는 그의 마음을 바로 느낄 수 있었서 더 공감되고 같이 나도 덕질을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 덕질 분야였다.

다른 사람들은 또 어떤 덕질을 하고 얼마나 더 개성있는 덕질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한 편으론 들면서, 나는 덕질을 한 번이라도 해본적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생각나는거라곤 책을 모았던 일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고등학생때 정비석 작가의 역사소설에 빠져 정비석의 소설은 모조리 사들였떤 때가 생각났는데, 그때는 정말 역사소설에 진심이었던 때가 아니었나 싶다. 수업시간에도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교과서와 포개어 등교시부터 하교때까지 역사소설을 읽어내었으니 말이다.

그 후에도 역사소설은 아니지만 어릴 때부터 한 번 산 책은 정리를 한 적이 없어서 책은 집에 계속 쌓여만 갔다. 정말 애지중지했던 것 같은데, 결혼 후 이사를 하면서 책의 양이 너무 많아 이사때 애를 먹게 되면서 이젠 정말 좋아하는 책만을 남기고 정리하고 있는데, 사실 없어지는 속도보다 다시 사들이는 책의 속도가 빠르지 않나 싶다.

책을 정리하고 있는데 새로운 책이 늘어나서 내 책의 총량은 결국 같아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진짜 울며불며 어른 노릇을 하고 있다.하루도 빠지지 않고 출근을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어서 알람을 다섯 개쯤 맞춰놓아야하고, .....중략... 나도 누가 밥 좀 해줬으면 좋겠다. 거실 구석에 굴러다니는 먼지 덩어리도 내가 치우지 않으면 치울 사람이 없으니까 울면서 치우는 거다. 꾸역꾸역 어른의 역할을 해내고 있기는 하지만 마음은 예전과 똑같다. 누가 허락만 해준다면 해질 무렵 어디가서 떡뽁이나 한 접시 사먹고 집에 와서 TV나 보다가 잠드는 한량의 삶을 살고싶다.' -오늘도 다이어리테라피 중에서-

어른이라서 꾸역꾸역 무언가를 정리하려고 하지만 나는 예전 그대로다. 나도 어느 한 면에서는 덕후라 할 수 있는데 예전만큼 진심은 아닐 수도 있겠다. 어른이 되면서 퇴색되어 버린 것 같기 때문이다.

이웃덕후 에세이집을 보면서 나도 한 때는 어떤 것에 진심이었던 사람이었는데 라는 생각을 하고 또 앞으로 나는 어떤 것에 진심인 덕후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또한 들었다. 그만큼 열정을 불어넣을 것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

어느 것에 진심이기에 난 너무 현실적인 사람이 되어버려서 하나에 집중하기 어려워진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보고 나니, 왠지 기계식 키보드도 하나 마련해보고 싶고, 어릴 때 재미있게 만들었던 셀프제작 다이어리도 만들어보고 싶고, 음향빵빵하게 집안을 꾸며, 영룩 록에도 빠져들어보고 싶다. 나도 어떠한 것에 대해 '덕질'에 진심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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