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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계절의 여행 - 인생의 여행길에서 만난 노시인과 청년화가의 하모니
나태주 지음, 유라 그림 / 북폴리오 / 2022년 1월
평점 :
시화집을 만난 게 참 오랜만인 듯 싶다.
그 동안은 가기계발을 해야한다는 핑계로 인하여 문학,산문 등과는 등을 지고 살아왔다.
오랜만에 정리한 책장엔, 내 어릴 때의 감성과 어른이 된 현실이 반영된 책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런 나의 어릴 ? 감성을 깨우는 책이 있었으니, 바로 나태주의 시화집이었다. 이 책은
서로 다른 인생의 여행을 하고 있는 노시인과 청년화가, 걸스데이의 유라의 그림을 같이 볼 수 있는 책인데, 언뜻보면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책을 보면 시와 그림이 너무 적절히 잘어울려서 나이의 차이도, 세대의 차이도 느낄 수 없었다. 누구의 시인지, 누구의 그림인지 경계가 없었던 책이다.
시화집의 구성은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로 이루어져 있다. 각 테마마다의 제목도 한 편의 시와 같다.
봄이 피고, 여름이 흐르고, 가을이 익고, 겨울이 내리다.
어찌보면 하나의 사계절을 이르는 문장이기도 하고, 또 우리의 인생을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한 문장이다.
나태주님의 시는 , 읽을수록 나이를 잊게 한다. 마음이 무척 젊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문장이나 시의 구성 또한 젊은 감각이 묻어난다.
촉감
발뒤꿈치가 꺼끌거리니
올해도 가을 지나
겨울이 왔나 보다.
성공
나는 지금도 가고 있는 중이야
나는 지금도 두리번거리고 있는 중이야.
내가 모르는 곳
내가 모르는 사람들 찾아서
지금도 가고 있는 중이야
다만 아는 건 누군가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만 알아
나는 지금도 서 있는 중이야
나는 지금도 다리가 아픈 중이야
그래도 좋아 왜냐면
나는 지금 내가 만나고 싶은 나를 만나러 가는 길이니까 말이야.
이 책을 읽고 나는 사람들이 자신의 여행길이 어느 쯤인가 가늠하고 또 어떤 계절을 걸어갈 것인가 생각하고,어떤 여행을 할 것인지 마음이 설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나는 어느 덧, 내 마음의 계절 여름에 와 있는 것 같다.
여름이 흐르는 것처럼 나의 인생의 여름이 흐르고 있고, 무르 익는 가을의 언저리를 보며 걸어가는 중이다.오랜만에 책을 보며 여행을 시작하고 또 마친 느낌이 든다. 또한 미세먼지 걱정,추위 걱정에서 벗어나
예쁜 사계절을 만끽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