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습니까? 믿습니다! - 별자리부터 가짜 뉴스까지 인류와 함께해온 미신의 역사
오후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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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때부터 줄기차게 미신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았다. 원래 남의 말을 신뢰하지 않고, 의심을 먼저 하는 성격이라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곧이 곧대로 믿지는 않았는데 , 20대이전에는 종교에 발을 담궈 9년이라는 시간을 종교에 헌신(?)하는 시간을 보냈고(중3때 이후로 종교도 미신의 한 종류이며 같이 믿는 사람들의 가식적인 모습에 발을 뺐다) 그 이후는 유명하다던 철학관,점쟁이,타로카드 등 다양하게 나의 운을 점치는 곳을 다녔었다.


친구들이 가자고 해서 억지로 끌려간 곳만 해도 한 두군데가 아니고 유명하다는 점쟁이는 왜이렇게 많던지.. 그렇게 친구가 보러가는 곳에 따라가면 대부분 친구의 부추김을 못이겨 나의 사주도 펼쳐보곤 했다. 자동적으로 나의 생년월일,시를 읊고 있다고 해야하나. 안볼려고 현금도 준비해가지 못했는데 어느새 친구에게 빌려서 복채를 내고 나온다.


​희한했던 것은 사주는 다 똑같을 것 같은데 , 보는 사람마다 내 친구의 사주는 다르게 이야기해주었다. (날짜와 시가 똑같은데..) 그런데도 내 친구는 자신에게 유리한 이야기를 해주는 점쟁이를 더 신뢰하는 것 같았다. 나는 거의 대부분의 점쟁이들 혹은 철학관 선생님들 모두 일관성있게 이야기를 해줘서 다시는 볼 필요가 없었다.


​나는 사실 사주를 100% 믿지 않는다. 그리고 종교도 믿지 않는다. 하지만 여전히 믿고 싶은 것들은 많다. 미신이라해도 답답함을 타파해줄 수 있다면 말이다. 가끔 아는 언니가 오늘은 귀인이 온다라고 한다고 하면 믿지 않는다면서도 오길 바라긴 한다. (집에만 있는데 누가 귀인이지..그 날은 집에 올 사람도 없었다... )


이런 [내가 믿습니까?믿습니다] 책을 우연히 보게 된 것은 아니다. 그런 책을 보면 보고 싶어진다. 오후 작가의 4번째 이 책은 우리가 운이 나쁘다 생각하는 그 숫자 4, 그렇다 4번째 책이다. 작가도 잘될까?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왠지 나도 궁금해진다. 이 책 잘될까?라고 사실 내 마음은 미신을 타파하고 판매량이 쭉쭉 상승가도를 달렸으면 좋겠다. 왜냐고? 이 책이 너~~~~~~무 재미있으니까. 지적인 만족감도 채워주고, 그동안 미신에 대한 모든 내용을 총 망라한 내용이니까.

처음에 이 책을 보기 전 , 나의 운명을 점쳐주려나 하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시기 바란다. 나 또한 혹시 사주 보는 법이나. 별자리 운세라던가. 타로 점이라도 보는게 있으려나 생각을 해봤지만. 383페이지 끝까지 다 읽을 때까지 나의 점을 쳐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 내용이라면 사주팔자를 보러 다른데 떠나는게 낫겠다. 하지만 이 책은 내가 생각하는 , 그리고 기대하는 것 이상을 내게 선사해주었다.


​미신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다들 어떤 신을 믿는 행위라고 , 그리고 징크스를 믿는 행위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오후작가가 정의하는 미신은 다양한 형태였다. 샤머니즘,토테미즘, 애니미즘 , 아니면 종교, 사주팔자 이런 것만 미신이 아니라, 우리가 요즘 자주 접하는 가짜뉴스도 미신일 수 있다는 것. 맹목적으로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사실을 우리는 믿고 있기 때문이다.

미신은 인간의 역사와 함께 해왔으며 아마 인간이전에도 미신이 있었을 수도 있다. (동물들도 미신을 믿을 수도..) 오랫동안 살아오면서 사상이 종교가 되기도 하고, 미신이 되기도 했으며, A형은 소심하다. AB형은 바보 혹은 천재다 등 일본에서 유행했던 혈액형점을 진짜라 믿으며 아직도 혈액형에 따라 우리는 사람의 성격을 가르고 있다. (혈액형점은 과학적이지도 않고, 맞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우린 아직도 믿고 있다)


​이 책은 이렇듯 다양하게 우리가 믿어온 미신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고, 그런 이야기들에 대해 작가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서술하고 있다. 그래서 읽는 나도 왠지 빠르게 그 흐름에 빠져 읽어나가게 되고, 나도 모르게 오후작가를 믿고 따르고 있게 된다...읽고나니 모든 내용들이 다 사실같다. 이것도 미신의 하나인가?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었던 또 하나의 사실은 사회적으로 상류층의 사람들이 오히려 미신을 신봉한다는 사실이다. 이 사실은 나도 경험을 해봐서 알고 있는데 , 많은 CEO들은 사업을 이끌면서 불확실함을 가지고 살아가기 때문에 오히려 사주에 대한 강한 믿음을 갖고 있다고 한다. 작가의 말에 내가 하나를 보탠다면, 우선 나의 첫 직장에서 사장님은 나의 이력서와 더불어 명망있는(?) 타로카드를 잘 보는 작가에게 나를 보여준 뒤 내가 가고나서 타로점을 보게하고, 퀸이 3장이 나와서 나를 바로 고용했다.


​또 하나는 내가 아는 분이 나와 함께 일을 시작하고 싶었는데 그 분이 나의 의향과 더불어 물어본 것은 나의 사주였다. 후에 같이 일하자고 한 걸 보면 아마 나의 사주가 그 사장님에게 좋았던 것이 아닐까 추측한다. 많은 성공을 거뒀고, 현재 재산도 많고 높은 지위에 있으면서도, 그들도 미신과는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존재들 같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미신이란, 사람의 불안한 마음에서 나오는 듯 하다. 뭔가 확실성을 얻고 싶은데서 말이다.


​미신을 믿는다는 것은 긍정적인 효과도 물론 있다. 사주를 보거나 점쟁이를 만나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다보면 상담을 받는 느낌이 되고 사주를 보는 사람들은 특히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므로, 마음의 안정을 준다. 그리고 대부분 너무 나쁜 말들은 하지 않고 좋은 말을 해주는 경우들도 많기 때문에 사람들은 희망을 안고 그 방을 나가게 된다. (물론 나쁜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분들이 아니라면 말이다. 보통...)


그리고 운동선수들 중에 징크스가 있는 사람들은 그 징크스가 가끔 해가 되기도 하겠지만. 대부분은 아주 철지히 징크스를 지켜서 마음의 평안을 가지고 시합에 임해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경우들도 많다. 뭐든지 홀수가 아닌 짝수여야 한다거나, 이전에 입던 반바지를 꼭 시합때 입어야한다거나 등등 다양한 징크스가 선수들 사이에서 있고, 대부분은 그걸 꼭 지키려고 노력한다고 들었다. 무튼 이런 징크스도 사실 근거가 없는 것들인데 개인적으로 무조건 믿어 의심치 않는 사람들이 많다.


​어떤 사실이든 꼭 이유가 있어 일어나는 것은 없다. 이유없이 일어나는 일들도 많다고 한다. 미신도 그런 것이 아닐까. 다양한 미신의 역사에 대해 그리고 현대에 이르른 역사에 이르기까지 미신에 대한 지식의 풍족함을 전해준 오후작가의 책. 굉장히 흥미롭고 재미있다 그리고 평소 내가 깨닫지 못하는 내가 믿는 미신들을 깨닫게 되면서 흠칫 놀라기도 했다. 내가 믿고 있는 미신을 깨닫고 싶다면 ? 혹 너무 미신을 신봉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길 ! 그리고 오후작가의 4번째 책이 숫자4를 깨고 꼭 왕창~~~~ 판매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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