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폭스 갬빗 3 - 나인폭스 갬빗 3부작, 완결
이윤하 지음, 조호근 옮김 / 허블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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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나인폭스 갬빗 시리즈의 마지막 3권에 도달하였다. 처음에 1권을 읽을 때는 무슨 이야기인지 몰라서 어리둥절한 상태에서 읽어내었고, 2권에 돌입했을 때는 어느 정도 안내서를 보고 읽었던 터라 헷갈려하면서도 재미를 점점 더해가는 중이었다. 이 재미가 3권에서 터졌다. 뭔가 흩어져있던 조각들이 하나씩 맞춰지는 느낌이랄까. 어려웠던 1권을 지나고 2권에서 조금 재미를 붙여보다가 3권에서는 재미가 폭발한 느낌이었다. 


니라이 쿠젠, 또 다른 제다오. 그리고 체리스 , 브레잔 등등 다양한 인물들의 등장에서도 핵심 인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의 뇌는 이어져나갈 수 있었고, 육두정부의 큰 그림이 그려지면서 그들간의 역법전쟁(?)이 어떻게 이루어져있는지에 대해서 파악하고 나서는 감탄의 감탄이 계속 쏙앋져나왔다. 이윤하 작가는 어떻게 이렇게 소설을 잘 썼을까 라는 생각까지 들면서 말이다.


사실 켈 체리스가 나는 이 소설의 핵심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 중심으로 이야기를 집중해서 보고 흐름을 파악하고 있었는데 지금 보면 니라이 쿠젠이 만들어낸 , 그리고 지켜내려고 하는 육두정부의 체제를 붕괴시킨 것은 제다오, 켈 체리스, 헤미올라 그리고 다른 많은 켈들과 안단의 협력 작품이었다.


육두정부의 체계가 붕괴되기 시작했던 것은 사실 칠두정부에서 하나의 나라를 사라지게 만든 것부터가 아니었나 싶고, 육두정부 체제에서 이 체제를 지키려는 육두관이 이 체제를 지키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체제를 유지해줘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강압적인 정치를 해왔던 것이, 특히 표준법을 지키기 위해 수 많은 사람들을 고문하고 죽이는 의식을 매번 치뤄야했던 일들이 오히려 이 체제를 흔드는 기반이 되지 않았나 싶다. 사람들은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을 반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표현하지도 저항하지도 않았지만 체제를 반대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었을 것이다. 켈 체리스의 '선택'이 가능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그녀의 희망에 붙들려 자신들의 정부를 , 가족을 등진 사람들을 보면 알 수 있다. 공포는 단기적으로 사람들을 두려움에 휩싸이게 할 수 있고 세상을 유지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너무 큰 두려움은 반대의 마음을 키우고, 더 나은 세상을 갈망하게 만들고 목숨을 걸면서까지 이루고 싶은 희망을 만들어내는지도 모른다.


"체리스는 브레잔에게 더 나은 세상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표준법을 유지하려고 수많은 사람을 고문해 죽이는 의식을 치르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그는 그녀를 믿었다. 그 믿음이 강렬했기 때문에 그는 켈 사령부를,가족을 ,연인인 트세야를 배신했다."


니라이 쿠젠 , 그의 욕망은 어디까지였을까(스포주의)


이 책에서의 핵심인물이라 꼽을 수 있는 니라이쿠젠.그는 가족이 없다. 있더라도 만난 적이 없었고 그에게는 스승만이 인생에서 지대한 영향을 끼진 사람으로 남는다. 그는 살아내야만 했던 어린 시절을 거쳐, 얻을 수 있는 것은 뭐든지 얻을 수 있는 육두관의 자리에 올랐다. 아마 그는 다시 나락으로 빠지고 싶지 않았을 것이고, 지금 현재 언제든지 사랑을 할 수 있고,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고, 사람들을 부릴 수 있는 이 세상에 영원히 살아남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그의 목적은 육두정부의 체제를 지켜내는 것이 아닌 사실 자신을 불멸의 존재로 만들어 지속시키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던 것 같다.


그가 육두정부의 체제를 지키려고 했던 것은 자신이 소멸될까봐, 누군가가 자신을 해칠까봐 두려워서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불멸이라 여겼던 니라이쿠젠도 이 세상에 사라지게 되었고 자신을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만드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것은 나방도 인간도 아닌 자신과 똑같은 불멸의 존재들 , 제다오, 켈 체리스였다.


역법과 진형을 이용하여 켈 체리스와 제다오, 그리고 또 다른 기억을 지닌 제다오는 니라이쿠젠을 암살하는데 성공하고, 다른 소설들처럼 아주 희망찬 세계가 시작됨을, 그리고 새로운 세상이 탄생했음을 알려야 소설의 끝을 본 느낌인데, 사실 나인폭스 갬빗의 육두정부의 체제는 바뀌었지만, 원래 있었던 세상이 흘러가는 것처럼 흘러간다.


또 누군가는 정부를 지휘해야하고, 켈 체리스가 말한 것처럼 선택의 세상이 왔을 것이다. 이능력을 선택할 수 있는 세상을. 그럼 제다오는 어떻게 해야할까. 불멸의 존재, 그리고 인간도 나방이 아닌 존재는 살려둬야할까

자유를 갈망하던 서비터들은 , 자신들의 자유를 위해 독가스를 살포했던 서비터들의 반란은 잠재워졌던걸까? 아니면 옳은걸까?


아마 추도식은 사라졌을 수 있겠다. 무고한 사람들을 전쟁이 아닌 의식으로 처단하는 일은 사라졌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사는 이 세상처럼 이 소설 속의 세상도 누군가는 끊임없이 자유를 갈망하며 살아가고 그 자유를 위해 투쟁을 계속 할 것이다. 그것이 인간이든, 기계이든 말이다.


나인폭스 갬빗의 세상은 사실 우리가 사는 세상과 많이 닮았다. 누구는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싸우고 누구는 자유를 차지하기 위해 싸우며 살아가고 있다. 악법도 법인게 아닌 악법은 점점 사라져가는 세상이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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