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하다 - 이기적이어서 행복한 프랑스 소확행 인문학 관찰 에세이
조승연 지음 / 와이즈베리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끔 영화를 보면 엔틱가구들을 많이 보게 된다. 
대대로 물려준 때묻은 가구들과 엄마가 사용하던 반지, 부모세대에서 입던 드레스 
그런 것을 볼때면 그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곤 했다.  

지금 우리의 젊은 한국청년들에게 엄마의 촌스러운 반지를 선물하는게, 엄마의 유행이 지난 드레스를 받는게
행복함을 느끼게 해주는 일일까?
영화에서는 로맨틱한 일이지만 나에게 일어난다면 기쁘게 받아들일까?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하면서도 비용의 문제로 골치를 앓고, 결국에는 포기에 이르게 되는 사람들도 많다. 
비용의 문제로, 누가 덜하느냐 더하느냐의 문제로 파혼도 비일비재하다. 

우리에게는 무엇이 중요했던걸까, 물질일까?  사랑일까?

프랑스 사람들은 물론 집이 비싼 문제도 있겠지만 
불편한 것을 참고 살아가는 것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보일러가 고장나도 , 몇 달을 사용할 수있다면 고쳐서 사용하라고 한다. 
사용하다 갑자기 온수가 안나와도 그 '불편'함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조금만 손보면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아예 못쓰게 되지 않는 이상 아느래도 지구에 쓰레기가 넘쳐나는데 
산더미같은 쓰레기에 자신의 보일러를 보태게 되는 일을 '불편'하게 여긴다. 

우리는 편리함을 '편안함'과 혼동하고 살아가고 있으며 프랑스인들은 '편리함'이 아닌 
진정한 '편안함'을 추구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새것이 아니더라도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편안함을 추구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불편을 즉시 해결하지 못하여 불안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닌 
할머니가 물려준 테이블보를 정성스레 손빨래 하는 것에 익숙한 것이다. 

나는 '시크하다'를 읽으면서 프랑스인들은 과거와 현재를 같이 살아가고 세대를 아우르며 살아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윗세대와 아래세대가 단절된 느낌이라면 
프랑스인들은 부모의 행동에 의해 배우고 또 그게 옳다 여기며 살아가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들의 이기적인 모습과 우리의 이기적인 모습은 다르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우리는 어릴때부터 어른이되는 학습을 하지도 않았고 어른이 되는 것이 상향된 인생이 아닌 
하락된 인생의 길을 걷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부모의 인생이 아닌, 아이의 인생에 집중하여 살아가는 우리의 삶은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고, 아이의 눈높이에만 맞추며 살아간다. 
어릴때 아이는 요구하면 들어주는 환경에서 자라다 막상 어른이 되면 
사회에 나가 자신의 주장을 펼쳐도 , 들어주지 않는 것에 괴리감을 느끼는 것이다.


우리의 아이들은 배우지 못한채 '불편'함이 싫어서 이기적임을 택한다. 
책에서 나오는 15~20인의 프랑스인들은 '불편'함을 주지 않기 위해 이기적임을 택한다. 

그들은 자신의 삶에 집중하고 남의 눈치를 보지 않으며 
정확한 거리를 둠으로써 더 가까운 관계를 만드는 것이다.


사람을 초대할때도 청소부터 풀코스 요리까지하느라 진이 빠지는 일이 없다. 
평소의 나의 집에 친구를 초대해 이불과 배게만을 주고, 자신들은 자신의 일정을 소화해낸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손님이 왔는데 이렇게 매정할수가 있는가 라고 하겠지만. 내가 처음부터 있었던 것처럼 나를 대해주는 것이 더 정답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없다 다시 채워진 것이 아닌 ,언제든지 그들의 집에 와도 이른 시간에 집을 나서도 미안하지 않은 것이다. 


우린 자기계발에 눈코뜰새 없고, 성공을 위해서만 달린다. 
나의 인생목표와는 달리, 남들의 인생목표에 맞춰서 살아가기도 한다. 
아이들은 부모의 목표에 맞춰서 교육을 받기도 한다.  
이 책을 보면서 나는 나 자신에게 물어본다. 

나는 행복한가? 우리의 아이들은 행복한가?

우린 왜 공부하는지, 왜 돈을 버는지, 왜 자꾸 편리함으로 삶을 채우려 하는지 물음을 던질 필요가 있다.


이 도서에서는 연애와 가족,생활,음식 등에 대해 프랑스인들의 생각과 생활방식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그것들의 공통점은 그들은 확실히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그것에 따라 행동한다는 사실이다.

 

그들이 행복한 이유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어서 그런것이 아닐까?


"맹자는 아무리 급해도 벼를 잡아당겨서 빨리 키울 수 없다고 했다. 아이는 생명체고 생명체는 자기가 알아서 크고 
배워가는 리듬이 있다. 그 리듬을 부모가 통제할 수 있다는 오만은 미국을 비롯한 수많은 나라의 육아를 실패로 이끌었고 
세상에서 가장 큰 물질적 부를 이루면서도 가장 불행한 세대를 만들었다" -본문 중에서- 

우리의 젊은 세대는 자신들이 불행한 세대라 이야기하고, 어른들도 우리 아이들이 불쌍하다는 이야기를 자주한다. 
그들에게 우리는 행복을 가르치는 것이 아닌 물질적인 부를 가르쳤고, 성공의 길(물질)만을 걸으라고 이야기 했기 때문일 것이다. 

정작 우리가 사는 것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신이 행복한 길을 찾는 것이 아닐까 
그럼 아이 스스로, 어른들인 우리 스스로도 우리가 왜 이런 일을 하고 있고, 이런 행동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당장 급진적으로 우리의 생각과 우리의 라이프스타일, 가치관을 바꿀 수는 없다. 
'벼를 잡아당겨서 키울 수 없는 것'처럼 우리도 느리게 시크해서 행복한 길을 걸어가면 어떨까.


그리고 '편리'함보다는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불안해하지 않고 '편안'한 삶을 추구하길 바란다. 

너무 가까워서 '불편'한 거리라면, 조금은 거리를 두고 시크하게 정확한 '거리'를 두는 지헤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