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
존 그린 지음, 노진선 옮김 / 북폴리오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는 소설가 존그린이 
어린 시절부터 불안장애를 겪어 온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불안한 현대인들에게 전하는 위로의 글이다. 


이 소설은 불안과 강박증을 앏고 있는 16살의 고등학생 홈지(에이자)의 
이야기를 그렸는데 자신이 미쳐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사회에서도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에이자,

그리고 에이자와 다를바 없는 불안과 상처,강박증을 갖고 사는 
에이자의 엄마, 데이지,데이비드,노아


우리는 에이자와는 다른 정상인일까?
이런 물음을 계속 뱉어내게 하는 존그린의 소설은 
사실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은 모두 강박증과 불안에 시달리고 있음을 이야기 하고 있다. 


에이자의 경우 세균에 감염되는 것에 대한 불안을 극도로 느끼며 
살아가고, 살균을 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리지만 우리는 
에이자와는 다른 형태로 모두 강박증에 시달리며 
불안한 사회를 살고 있다는 것이다. 


데이비드는 아빠의 부재에 대해 , 불안을 느끼며 살아가고 
데이지는 가난에 대해, 그리고 스타워즈에 집착하는 삶을 살고 있다. 
에이자의 엄마역시, 남편을 잃은 이후로 "에이자, 너까지 잃을 수 없다"라며
누군가를 잃는 것에 대한 불안에 시달리며 살아간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에이자의 삶을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나선형에 갇혀서 자신만의 강박증에 , 그리고 불안에 시달리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평생을 나는 나 자신이 아니면 챙길사람이 없다 라는 강박증이 있다. 


어릴때부터 부모님이 너는 네가 알아서 살아야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서 그런가
독립한 후에도 나 자신을 내가 책임져야한다는 생각에 ,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해야한다거나 혹은 아무 할일이 없는 상태가 되면 불안한 기분을 많이 느꼈다.  

내가 어느 날 빈털터리가 되거나 , 혹은 사회로부터 내팽개쳐졌을때 
나를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는 듯했다.  그래서 일이 없는 날에도 눈코뜰새없이 바쁘게만 지냈다. 


나는 바쁨 혹은 한가함을 견디지 못하는 나선형에 갇힌 사람이었던 것이다. 
내가 결혼전에 우리 신랑이 나에게 이런 이야길 한적이 있다. 
이직을 준비하면서 쉴새없이 매일 면접을 보러 다니는 나를 보고 

"한 달을 쉴 돈이 없는거야? 까짓 한달 못쉬어?"라고


그때 내가 든 생각은 "아 나는 왜 한 달이란 시간을 쉴 수 있음에도 끊임없이 일하려고만 하고 
한달이란 시간을 쉬면 영원히 쉬게 되는 것처럼 살아갈까" 라는 것이었다. 

에이자가 세균감염을 걱정하고 ,  손의 굳은살을 뜯으며 살아있음을 상기시키고
살균제를 바르고 또 마시는 것처럼, 그 나선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것처럼
나도 온전히 , 나의 나선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나처럼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각자 서로 다른 강박과 불안에 시달리며 살아갈 것이다. 
그런 똑같은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은 흔치 않고 찾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그들도 나와 똑같은 불안과 강박이란 감정을 느낀다는 것에 우린 위로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소설 <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는 불안과 강박을 극복하는 법을 알려주진 않지만
작지만 동질성을 지닌 "우리"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어 하나의 위로가 되는 소설이란 생각이 든다. 

"마주보는 것은 누구하고든 할 수 있다. 하지만 나와 같은 세상을 보는 사람은 흔치 않다" 
<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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