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천당 으로 잘 알려져 있는 일본 판타지 동화 작가 히로시마 레이코의 신작이다. 다작을 하는 작가여서 한국에도 시리즈별로 많은 책들이 번역되어 있다. 동시에 많은 책들을 써내고 그 책들이 아이들에게 쭉 사랑받는 걸 보면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생각이든다. 아이가 워낙 작가 팬이라 십년가게 는 현재 5권까지, 십년가게와마법사들 시리즈는 2권까지 모두 읽었다. 십년가게와마법사들 은 십년가게의 번외편 같은 이야기로 십년가게에서 잠깐 언급되는 이웃 마법사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그들의 이야기들 들려준다.십년 가게와 마법사들 1권은 십년가게 1에서부터 나오던 '다시 만드는 마법사 트루'의 이야기이고, 2권은 '색깔을 만드는 마법사 텐'의 이야기다. 이번에 출간된 3권은 '날씨 마법사 비비와 봉인 마법사 포'가 다과회에서 나눈 사연들로 구성되어 있다. 아이는 늘 그랬듯 재미있다는 소감을 남겼는데, 무엇이 재밌냐고 물으니 마법사들을 더욱 자세하게 알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한다. 얼굴만 알고 있던 사람의 내밀한 사연을 들으며 친한 친구가 된 듯한 느낌을 갖는 것 같다. 히로시마 레이코의 매력적인 글에 SF와 판타지 작품에 그림을 많이 그린 사다케 미호의 그림이 잘 어우러져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도 재미있게 읽으리라 확신한다. 초등학생 아이를 둔 부모라면 아이가 책을 많이 읽든 읽지 않든 히로시마 레이코의 책을 권해주길 추천한다. 아마 얼마지않아 작가의 모든 시리즈를 읽는 아이를 볼 수 있을 것이다 ^^
고양이 해결사 깜냥을 쓴 홍민정 작가의 신작이다. 깜냥이 고양이라면 봉봉은 강아지이다. 똥개 아니고 번개라는 부제에 걸맞게 왼쪽 눈에 번개 무늬가 있다. 봉봉을 위험에서 구하기 위해 길고양이 볼트와 너트, 시궁지 톱니가 힘을 합친다. 서로 원수처럼 으르렁대지만 위험을 모르는척 지나치지 않는 마음 따뜻한 친구들이다. 봉봉은 이제 세상을 향해 힘차게 나간다. 봉봉과 친구들의 앞으로의 모험이 기다려진다고학년 아이와 저학년 아이 모두 재미있게 읽었다 :)
'금강산 호랑이'를 모티브로 한 이 작품은 유복이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호랑이에게 복수하기 위해 이 땅의 호랑이들을 모두 죽였고 그 후로 호랑이는 더이상 호랑이의 모습으로 살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설상가상 숲마저 다 파헤쳐져 살아갈 곳을 잃게 되자 변신술을 익혀 사람의 모습으로 우리 곁에서 살게 되었다. 고드레 하숙집에서는 호랑이와 토끼와 까치가 서로 돕고 산다. 루호는 그 안에서 자신은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스스로 되묻는다. 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알아가며루호는 자신만의 자리를 당당히 찾아간다. 가슴속에 엄청난 포효를 품고, 한 걸음 한 걸음 단단하게 걸어 나간다. 작가의 말처럼 숨은 호랑이들이 더이상 쫓기질 않길, 모두가 어떤 모습으로도 안녕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공교롭게도 최근에 옛이야기의 화소가 현재나 미래의 판타지로 구현되는 이야기를 많이 읽었다. 그 중 가장 충격적이었던 작품이 바로 이 책이다. 제목부터 강렬했기에 어떤 이야기일지 읽기전부터 궁금했다. 옛이야기를 SF로 재해석한다는 기획으로 다섯 명의 작가들이 우리들에게도 너무도 잘 알려진 '심청전', ‘별주부전’, ‘해님 달님’, ‘장화홍련전’, ‘흥부와 놀부’를 맡아 전혀 새로운 작품으로 완성했다. 참여한 작가들의 면면을 보면 이 작품이 흥미로우면서도 완성도 있는 작품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심청전을 모티브로 한 '깊고 푸른'은 정부고위로부터 인공 눈을 빼앗겨 눈이 멀게 된 아빠와 아빠의 눈을 구하기 위해 어린 나이에 공장에 나가 일을하고 인당수 타워에 내려갈 기술자가 된 청이의 이야기다. 작가는 옛이야기에서 순종적이고 희생적이었던 여성을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인물로 재창조한다. 처녀를 제물로 삼았던 사람들에게 한 방 멋지게 날리고 청이는 세상을 구원한다. 별주부전을 모티브로하고 표제작이기도 한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코닐리오의 간' 또한 클론으로 태어났지만 주인의 삶을 사는 소녀의 이야기다. 해님 달님 모티브로 만들어진 '밤의 도시'나 장화 홍련전을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 한 '부활 행성-홍련의 모험', 흥부 놀부 이야기를 과학적으로 해석한 '흥부는 답을 알고 있다' 역시 그동안 평면적이고 전형적인 캐릭터들을 입체적이고 진취적인 인물로 재탄생시켰다. 막연하게 착한 일을 했으니 행복하게 잘 살았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부당한 현실에 반대하고 억압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인물들은 삶을 주체적으로 살았기 때문에 앞으로의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잘 헤쳐나가리란 믿음을 준다.고전과 SF 결합이라는 시도자체만으로도 신선하였고 이야기가 흥미진진해서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과거와 미래가 만나 현재 우리 삶에 대한 성찰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