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지에서 지구의 안부를 묻다 - 기후위기 시대 펜, 보그, 스웜프에서 찾는 조용한 희망
애니 프루 지음, 김승욱 옮김 / 문학수첩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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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크백마운틴은 내가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데, 이걸 쓴 작가의 책이라서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하지만 금세 심각해졌다.
어려워서 읽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

습지를 막연히 큰 연못과 같은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
펜fen, 보그bog, 스웜프swamp라고 세분화 되어 있는 줄은 몰랐다.
우리나라 말의 엉덩이/궁뎅이처럼 그냥 이음동의어인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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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나와있는 각각의 설명

펜fen
토탄이 생성되는 습지 중에서,
고지대에서 흘러 내려오는 개울이나 강처럼 광물이 함유된 토양과 접촉한 물이 적어도 일부나마 흘러드는 곳을 말한다.
이처럼 광물이 함유된 물은 강대를 초함한 습지의 풀에 영양을 공급할 수 있다. 펜은 수심이 깊은 편이다.

보그bog
토탄이 생성되는 습지 중에서,
광물이 함유된 토양과 접촉하지 않은 물인 강우가 수원인 곳을 말한다.
이처럼 강수에 의존하는 물은 물이끼에 영양을 공급힌다. 보그의 수심은 펜보다 앝은 편이다.

스웜프swamp
토탄이 생성되는 습지 중에서,
광물을 함유하고 있으며 나무와 덤불이 무성한 곳을 말한다. 스웜프의 수심은 펜이나 보그보다 얕은 편이다.

펜, 보그, 스윔프가 섞여있는 토탄지대를 마이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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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럼 토탄은 뭐지?
찾아보니 지표면에서 캐는 석탄, 탄소함유량 60%이하의 석탄이라고 한다.
식물이 완전히 썩지 못하고 퇴적 및 발효되면서 탄화하는데, 이것이 토탄이다.
이것을 말려서 장작대신 쓰기도 했다고 한다. 이탄이라고도 한다.

(어! 나 이탄 들어봤는데?? 식량난이 심한 북한에서 이탄을 곡물과 섞어 국수나 떡을 만들어 먹었다고 들었다.
황해도가 한반도 최대의 이탄생산지였다고 한다. )

이 방면에 기초지식이 있는 사람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도 같지만, 평범한 나는 조금 힘들었다.
모르는 용어도 그렇거니와 처음 들어보는 식물의 이름과 지명도 그렇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살았던 제주의 여기저기가 생각났다.
비자림을 베어내어 도로를 만들고, 곶자왈을 개발하려 하는 등의 일이 있다. 일부 비자림은 이미 베어졌다.
환경단체들의 힘으로 저지되는 듯 했으나 몇 개월 후 새벽에 나무들을 다 베어냈다고 들었다.
그 길을 다니며 정말 행복했었다. 길이 막히는 일도 없던 곳이었는데 왜 길을 넓혔는지 모르겠어서 마음만 아파했다.

동식물들에게 비옥한 땅은 인간들에게는 쓸모없는 땅으로 여겨진다.
습지개발의 고통은 고스란히 동물들과 식물들이 감당해야 한다.
습지를 지키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개발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심이 한 발 더 빠르다.
적극적인 환경운동가가 널리 알리고, 소극적인 개인이 실천하는 것이 개발의 욕심을 앞지르는 길이다.

지금도 근처에서는 하천을 정비한답시고 보기좋게(?) 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참 예뻤던 울툴불퉁 꼬불꼬불 개울이었는데, 점점 일자가 되어 가고 있다.
사람들이 개울 옆으로 편하게 걸을 수 있게 한다는데….그럼 원래 거기에 살던 동물들은?
아메리카 원주민처럼 지정구역에서만 살아야하나?

(아…나 지금 조금 화났다.)

도시에 살 때는 와닿지 않았던 환경문제를 시골생활을 하면서 체감하게 되었다.
나름대로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을 하고 있다. 큰 힘이 되지는 않겠지만.

ㅡㅡ

우리가 습지를 보전하고 복원해야 하는 이유
-습지는 탄소를 흡수하기 때문에 공기 중으로의 탄소 유입을 차단하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양을 조절해 준다.
-습지식물은 수질정화에 도움을 준다.
-습지에는 전 세계 생물의 40%에 육박하는 다양한 종이 살고 있다.
-습지지역은 역사적, 고고학적, 문화적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ㅡㅡ

습지에 대한 것을 찾아보는 용도로 책장에서 가끔 꺼내어 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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