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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향적인 그리스도인을 위한 교회 사용 설명서 - 외향적 교회 문화에서 나다운 모습으로 존재하기
애덤 S. 맥휴 지음, 강신덕 옮김 / IVP / 2022년 7월
평점 :
본의 아니게 내향적인 사람인 줄 알았던 내가 언제부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매우 외향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I"로 시작하는 MBTI가 내게는 예외를 두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언급된 모든 경우에 제가 해당이 안되고 오히려 그들을 답답해 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내향적 성격을 가지신 분들은 몹시 불편해하시겠지만 말이죠. 그래서 입장을 급선회하여 이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내가 수용할 부분에 대해 어떤 마음가짐으로 받아들여 문제를 야기시키지 않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이들과 협력할 것인지로 생각을 고쳐먹었습니다.
이들의 성향을 무시하거나 이용하려는 나쁜 의도가 전혀 없고 단지 나와 다른 성향의 사람과 함께 일을 해 나가야 할 때, 오징어 게임에서 팀플레이고 같이 살 수 있는 그 시점까지 같이 살아갈 방도를 구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이정재 배우 혼자만 살아남았고, 그 후속편에서는 어떤 식으로 게임이 진행되고 그가 다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아니면 다른 인물이 설정될지 모르겠지만 우리의 삶에서도 결국 그 분 앞에서 서는 그 순간까지는 이 세상에 속해 나와 다른 이들과 뒤섞여 살아가야 할 숙명이라면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내 마음이 덜 불편하며, 또한 상대가 나로 인해 불편하지 않게끔 최소한의 배려의 마음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이것이 어찌보면 이 책의 결론이 아닐까 싶군요.
그러나 이것도 잠시 저자의 이 집필 배경을 읽을 때 배신감이 불현듯 드는 것은 왜일까요? 내향적인 사람이 내향적인 굴로 깊숙히 들어갈 수 있었으나 이 보다는 내향적인 사람을 만나 인터뷰 하는 것에서 더 큰 통찰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결국 이 문제는 내향성은 충분히 선택할 수 있으며, 외향적인 상대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적절한 조율이 가능하다는 것인데 굳이 내향적이라고 하는 것은 그곳이 좋으니 빠져나오거나 빠져나올 것을 종용하지 말라는 거부의 뜻으로 여겨졌습니다.
이 불쾌함이라고 말하긴 뭐하지만 매우 허탈하게 만드는 것 같아 기분이 좀 상했습니다. 글쎄요 과연 얼마나 많은 부류의 내향적 성향의 사람들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은 내향적이라는 성향은 언제나 필요에 따라 그 굴에서 충분히 빠져 나올 수 있으며, 굳이 그 굴속으로 들어가려고 발버둥 쳐 외향적인 상대의 마음과 정신상태를 혼돈의 상태로 몰아넣지 않을 수 있다는 것으로 읽혀집니다.
내가 왜 이 책을 읽고 있으며 억지로 마무리 해야 하는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단지 챌린지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아니면 소수의 진정한 내향적 사람들을 이해하는 준비를 하기 위해서, 그럼 또 왜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이웃을 사랑하라고 했으니 그도 내 이웃이고, 세상에 헛투루 할 사람이 일도 없으니 그를 품어야 함으로?
자크 엘륄의 자유윤리를 읽으면서 왜 이렇게 어렵게 글을 써 놓아 사람을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 이후 처음 인것 같습니다. 사랑에 대해 지혜에 대해 그렇게 장황하게 써 놓은 글을 접해 보지 못했습니다.
사회학에 관한 책도 읽으면서 당최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많았지만 그래도 이해하면서 뭔가 하나를 더 배워야겠다는 일념이 생기지만 이 책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자가 자신의 힘듦을 극복해 내어서라도 내향적인 사람들의 성향을 이해시키기 위해 이 책을 저술했다손 치더라도 이것은 자기 기만이며, 타인에 대한 폭력이라고까지 생각하게 만듭니다. 물론 힘들었을 것이고 아직도 그들은 힘든 상황에 놓여 있겠지만 언제까지 타인의 인내를 시험하며 그 인내의 끝을 보려고 하는지, 그리곤 그들의 인내가 부족하다고 할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편협한 그리고 일방적인 생각이라 치부하실 수도 있지만 저는 여기서 책을 접고자 합니다. 이런 책은 제 정서를 갉아먹는 책인 것 같습니다. 적어도 지금은 말이죠! 혹여 나중에 내가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었으며 이제 경우 100여페이지 읽었을 뿐인데 벌써 포기하냐고 하시겠지만 이러다 제 자신이 그런 동굴 속으로 찾아 들어갈 것 같고 참고 읽어내기가 매우 힘듭니다. 다른 분들은 참으로 대단한 인내력의, 이해력의, 포용역의 소유자 분들이신 것 같습니다.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