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록
서자선 지음 / 지우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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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학교에 들어가서 처음으로 영어를 접한 세대다. 물론 그전에 캬츄사에서 근무하셨던 작고하신 부친의 영향으로 영어를 읽을 줄 알았고, 건방지게 영어 필기체로 휘갈리며 영어숙제를 해서 간간히 선생님들께 혼도나고 부러움도 산 적이 있다.

집사님은 페북으로 알게되어 쫓아다니게 되었는데 독서에 대한 광폭과 깊이가 있어 감히 선뜻 댓글로 알은체 하기가 좀 거시기한 범접할 수 없는 그런 분이다. 사진으로 뵈어도 그렇다.

책을 서명을 받아 소장하고 싶어 출판사와 기독백화점을 알음알음 연락을 드려 숙제를 하나 받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첫 느낌, 즉 시작이 영어공부할 때 내가 겪었던 시행착오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민중서림 엣센스 영한, 한영을 구입해 사용했지만 처음에는 너무 쉬워서 사전없이 건방을 떨며 수업에 참여했다. 그런데 간혹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영영사전을 찾아 읽었는데 대충 뉘앙스와 어림짐작 뜻을 이해하곤 했는데 그 때 느꼈던 감정 중에 하나가 사전을 찾다가 또다시 걸려드는 해석이 안되는 단어이다. 그러다보니 한 단어를 찾겠다고 전 사전의 단어를 찾는 일이 비일비재 해 진도가 나가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34)

책을 절반쯤 읽어내려갈 때 나는 솔직히 미주보다는 각주를 선호한다. 왜냐하면 도서 리스트업이 용이하고, 무엇보다 앞뒤를 한 번 쳐다보거나 페이지를 옮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도서를 기준으로 할 때 전체 문단이 이뤄지고, 인용문의 경우는 단락을 띄워 별도 각주 또는 미주를 달아 인용문임을 표시하는데 반해 이 책의 편집은 몇 번을 갸우뚱하게 만든다. 텍스트 사이즈가 작은 인용문 같은 것은 집사님의 독백, 또는 별도 의사표시로 편집되어 있고, 본문 중간 중간에 미주를 넣어 인용구 표시가 되어 있어 조금 혼란스럽다.

어느 분 서평을 접하니 지침서, 즉 방법을 알려주는 책으로 접근하면 독자가 바보라고 하셨는데 살짝 부인하고 싶으면서도 인정할 부분이라고 본다. 그렇다고 그 분의 서평에 딴지를 걸거나 반대의견을 내놓으려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솔직히 목적론을 논하는 책은 많은데 방법론을 논하는 책이 다소 적은 것이 나만의 현실일까? 처음부터 저자 서명본을 정가에 택배비까지 지불하며 받으려고 한 의도는 집사님을 지금의 모습으로 변화시킨 계기와 심정의 변화, 그리고 이를 위한 내게도 필요한 솔루션이 궁금했고, 단순 소장이 아닌 밑줄을 긋고 일명 씹어먹어 내게 적용하고자 하는 음흉한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유인즉슨, 이렇게 고민하는 부류의 성도가 나뿐만이 아니라 여럿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왕이면 같은 목적지를 향해 가는데 지금까지 수없는 알바 - 산행시 엉뚱한 길로 잘못 접어들어 상당한 시간을 소비한 뒤에서 잘못된 루트를 탄 것을 알고 원래 가고자 하는 산행로로 되돌아와 헛짓 한 것에 대한 일반명사 - 즉 시행착오를 조금이나마 줄이고자 하는 바램이 있어왔기 때문이다. 백세시대 반백이면 많이 돌았다 아이가?

출판자 지우의 대표님께도 부탁말씀 드린 것이 있다면 분명 몇 쇄를 인쇄할지 모르겠지만 각 장의 페이지 뒷편 인용구의 글자 크기를 조금만, 한 포인트가 안된다면, 반 포인트만이라도 좀 키웠으면 좋겠다고 엄살과 고객의 소리를 전달해 드렸다. 시력은 아직 2.0이라는 어마무시한 능력을 나타내지만 정작 독서를 위해서는 돋보기를 눈에다 끼워 인조인간이 되지 않으면 책을 읽는데 상당한 붎쾌감이 있다. 돋보기, 다초점이지만 아래로 깔아서 읽어도 고구마 반개를 통째로 삼킨듯 답답함을 한 번 더 토로해 본다. 대표님 부탁드려요.

이 책은 방법론보다는 메타인지, 즉 문제가 뭔지 자신을 되돌아보며 잘못을 깨닫고 이에서 되돌이켜야 한다는 보루꾸 정도의 책 부피나 분량은 아니나 나름 집사님 당신을 대상으로 하여 모든 성도들에게 공히 적용할 수 있는 생각꼭지, 철학을 피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 때 유행했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처럼, 감자나, 고구마, 땅콩 등을 캐내어 봤다면 알 수있을 법한 한 번에 끝이 아닌 연달아 무언가 연결되고 확장되며 이어지는 앎에 대한 여정과 신앙의 피하고 싶지만 피할 수 없는 숙명, 그래서 결국은 신앙을 위해서도 가야하고, 일상에서의 이 세상 살아가는 동안 해야하는 지적존재로서의 일련의 과정의 연속을 새삼 느끼게 해 준다. 즉 한 분야에서 다른 분야로의 크로스오버가 특별한 것이 아닌 당연한 것임을 알려준다. 책을 읽고 나면 학습자가 되기로 해요라는 저자 서명의 홀림이 기분 좋으면서도 웬지 모른척 하고 싶기도 하지만 결국 중간 타협점을 찾아 부모의 잔소리의 결말과 맞닿는다. 잘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과 그 마음을 알지만 당장은 다른 달콤한 것을 먼저 찾아 도망하고 싶은 현실에 결국 되돌아오는 탕아의 모습! ㅋㅋㅋ

출판사 대표님의 끈질긴 구애에 겸양으로 사양하시다가 설득당하시고 그 진심에 반응하셔서 세상에 나온 책이 내게도 읽혀지니 두 분의 목적은 달성하신 것 같고, 덕분에 집사님의 비밀한 부분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어 재미있었고, 그리고 아주(?) 특별한 것이 없지만 그래서 더욱 곱씹어 보게 되는 기본 중의 기본, 누구나 다 알지만 정작 실행해 옮기기 머뭇거려하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는 소중한 기회가 된 것 같아 독서의 묘미를 다시금 깨닫게 된 소중한 읽기 시간이었다. 감사합니다. 대표님. 그리고 서자선 집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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