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보통 조직/암흑가 키워드를 달고 나와도 칼질 좀 하고 약은 취급 안 하던데 일단 여기 남주는 총은 기본에 안 파는 거 없이 다 팔아서 거기부터 멈칫하게 됐다. 우리 대한민국, 언제부터 총 들고 조폭 했지;;;;
여주는 보육원에 살다 엄마랑 똑 닮은 예쁜 이모를 따라 간 낡은 아파트에서, 이모의 기둥서방인 조직 간부의 보호 아래 의대생이 된다. 이모는 아저씨랑 살면서도 딴 남자를 짝사랑하다 음독으로 생을 마치고, 이제 이쪽 사람들은 제가 이모 뒤를 이어 아저씨와 살림을 차릴 거라 생각한다. 이모와 남자를 공유하다니 미친, 아저씨가 얼마나 이모를 사랑했는지 아는 여주는 그럴 리 없다 생각하면서도 확신은 하지 못 하고, 결국 다른 남자와 소문을 내기로 한다.
그런데, 일은 다 쳤는데, 이런 창고 안 종이박스 위에서 젠장, 소문이 안 난다. 제 집을 몰래 드나들고 주말 내내 엉겨붙기를 여러 번, 아무도 모르게 남주가 처신했다는 걸 알았을 땐 이미 그를 따라 도망길에 오를 정도로 맘이 그에게 기울어 있었다.
같이 도망다니면서도 믿지 못했던 마음이, 같이 다니면서 점점 더 열렸다. 이모가 얽힌 치정에 그를 죽이고나서 한참이 지난 후에야 오해가 풀렸고 그를 짝사랑했던 이모가 떠오르지 않았다. 온전히 사랑하기까지 참 험하고 피튀기는 더티 펑키 러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