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맺음 그리고 거대한 시작을 이어가며

레드 퀸 : 적혈의 여왕 2 ㅣ 레드 퀸
빅토리아 애비야드 지음, 김은숙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4월

2권은 처음부터 몰아친다.

1권의 마지막이 선전포고로 끝났고, 원래 한 권의 책을 나눠둔 것이기 때문에 숨 돌릴 여력없이 거침없이 몰아붙인다.

진홍의 군대-가 앞으로의 전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것 같은데, 아직까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해서 앞으로의 이야기에서의 활약이 궁금하기도 하다.

1권에서의 메어는 왜 내가 이렇게 되었지? 라며 자신을 둘러싼 현실에 대해 원망이 있는데, 2권 들어서는 서서히 주어진 현실을 받아들이고, 나아가 이용하려고 하는 긍정적이고 능동적으로 변화해 간다.

전개는 여전히 빠르고, 혹시나 하며 예상했던 것들이 맞아떨어지는 것에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앞으로의 새로운 이야기를 기대하기엔 부족함이 없지 싶다.

2권의 마무리는 마무리처럼 끝나지 않는다.

단지 긴 이야기의 한 챕터가 살짝 마무리 되었을 뿐, 앞으로 얼마나 더 이어질지 모르는 거대한 이야기의 시작에 불과할 뿐이다.

책 앞머리에 보면 메어가 사는 노르타 외에 수많은 왕국들이 있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할땐 단순히 지도구나 싶었는데, 읽다보니 왠지 앞으로 이 언급된 수많은 왕국과도 얘기가 이어지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며 과연 이 작품은 어디까지 전개되어 어떻게 마무리가 될 것인지.. 무언가 거대한 존재를 겁도 없이 손댄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살짝 들었다.

아울러 양념같은 로맨스. 과연 메어는 앞으로도 몇 명의 왕자? 혹은 남자들을 만나게 되며 친구를 만들게 될지-마치 헝거게임에서 적이었던 다른 구역 경쟁자들이 동료가 되었던 것처럼-그 부분도 궁금해 진다.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날 수 있는건 작품에서의 빠질 수 없는 즐거움이니까.

후속편인 유리의 칼도 준비중이라니 기대되고, 아마존 찾아보니 다른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담은 잔인한 왕관도 있던데 이 작품도 모두 국내본으로 만나볼 수 있길 기다려 본다.

시작중의 시작에 불과한 첫번째 이야기

레드 퀸 : 적혈의 여왕 1 ㅣ 레드 퀸
빅토리아 애비야드 지음, 김은숙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4월

헝거게임, 다이버전트, 메이즈 러너, 스타터스, 리부트..

요 몇년새 외국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핫 한 소설들이다.

영 어덜트 소설이라 불리는 이 장르의 작품들은 영화화도 함께 이루어질 정도로 뜨거운 시장이다.

레드퀸 시리즈도 이 열풍에 휩싸여 나온 동일 장르의 작품이고 사실 어찌 보면 이 이야기도 영 어덜트 소설의 정형화된 틀에 맞춰져 있다.

평범한 서민(하층민) 소녀(소년)가 우연한 사건으로 인해 세상을 개혁할 주인공으로 등극한다는 거.

소위 점프의 만화들이 자기보다 더 강한 상대와 싸워가며 주인공들이 성장하는 것처럼, 이 장르의 소설 역시도 정해진 틀은 있는 것 같다. 요는 그 틀 속에서 얼마나 독특한 스토리와 캐릭터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느냐에 따라 이야기의 흥망이 결정되는 듯 하다.

이런 독특함-에 있어서 레드퀸은 다른 작품과의 차별성에 성공한듯 하다.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사회. 그 중에서 홀로 이질적인 주인공.

적혈이지만 은혈의-그렇지만 은혈의 능력과는 그 차원이 다른, 어찌 보면 현재까지 전개된 이야기 중에서는 오로지 단 하나만 존재하는 능력을 지닌 주인공.

그렇지만 본인도 몰랐던 능력이었기에, 주인공 소녀 메어는 자신이 원치도 않았던 일들이 일어나게 되고, 메어는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다.

서두는 헝거게임과 많은 비교가 되었다. 여동생의 존재유무와 보잘것 없는 주인공의 존재. 그리고 소꿉동무. 솔직히 1권의 중반-메어가 메리어나가 되기 전까지의 이야기는 좀 지루했다. 두권이라는 첫 시리즈의 전체에 비하면 얼마 안되는 분량이라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저 부분에 다다르기까지 몇 번이나 책을 손에 놓았고, 읽으면서도 반신반의했다. 저 독특한 설정을 빼면 그닥 재미있는 것 같지 않은데 과연 이 책이 그만큼 인기가 있단 말인가 하며.

그러나 메어도 몰랐던 잠재능력이 폭발하며 이야기는 급가속을 시작한다.

다채로운 인물들과 다양한 사건들이 한데 맞물려 돌아가며 그야말로 스피디하게 전개되며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들었다.

그래서? 그래서? 하며 달리고 보니 1권이 끝났다.

그것도 메어를 적대하는 에반젤린의 선전포고를 끝으로!

원서는 한권짜리던데 우리나라에서는 참 기가막힌 곳에서 분철을 했다 싶다.

1권을 다 읽고 잠시 숨을 몰아쉬었다. 주인공과 함께 달린듯한 몰입감, 책을 읽으면서 참 오랜만에 느낀 몰입감이라 손에서 놓으면서도 왠지 뿌듯한 기분이었다.

이 기분을 2권에서 계속 이어갈 수 있으리라 믿으며 서둘러 2권을 읽어야 겠다.

[100자평] 읽다

읽다 (2015년판) - 김영하와 함께하는 여섯 날의 문학 탐사 ㅣ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1월

김영하 작가님의 책은 믿고 봅니다!

[100자평] 검은 사제들 O.S.T. [20p 포토 부클릿]

검은 사제들 O.S.T. [20p 포토 부클릿]
김태성 작곡 / 유니버설(Universal) / 2015년 11월

음악이야 영화에 쓰였던거니 좋지만 부클릿 20p에 속진 마시길.. ㅠㅠ 별거 없습니다..

이것이 끝이 아닐거라 생각하는 바! 입니다.

엔더스 ㅣ 블랙 로맨스 클럽
리사 프라이스 지음, 박효정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8월

솔직히 전작 스타터스를 읽으면서 후속작이 나올거라 생각하질 못했다.

그때는 그냥 가볍게 읽고 넘긴 책으로 끝냈던 작품이었고 두 번 읽을 생각 조차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후속편이, 완결편이 나왔다는 소리에

나는 이 전작을 너무 가벼이 봤었구나 싶어 약간의 반성을 하고 스타터스-엔더스를 함께 읽었다.

다시 읽어도 스타터스는 작가의 처녀작답게 어설픈 감이 있었다.

하지만 후속작인 엔더스는 전작의 어설픔과 아쉬움, 그리고 간과하고 말았던 부분들을 보충하며 작품 자체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켰다.

신체대여-라는 이 이야기의 핵심 소재가 한발 더 나아갔으며

새로운 캐릭터 하이든의 등장은 읽는 내내 과연 적일까, 아군일까 읽는 이를 궁금하게 만드는데 정체가 밝혀지는 부분 또한 그야말로 반전이라고도 할 수 있는 놀라움을 던져준다.

작가의 묘사력이 생생해서 책을 읽는 내내 그 장면장면 하나가 머릿속에 그려져  정신없이 몰입해서 읽게 만들었다. 정말 영상화되어 극장에서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하다.

책표지나 각 종 매체에서는 이 책을 완결편- 이라고 소개하고 있던데 개인적으로 보기엔 이것이 절대 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캘리의 머릿속에는 칩이 남아있고, 아직까지 풀리지않고 남아있는 문제들이 있다.

주인공이 틴에이저 소녀인데 평생을 머릿속에 칩을 박고 살기엔 그렇지 않은가?

모든 악(?)이 제거되고 그 칩도 제거를 한 후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오래 살았습니다- 라는 다소 상투적인 엔딩이 되더라도 그렇게 만들어주어야 맞지 않을까 싶다.

작가라면 좀 더 멋진 엔딩을 만들어 줄 수 있겠지.

부디 스타터스-엔더스 텀보단 좀 더 짧은 기간으로 마지막 완결편을 만날 수 있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