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칸딕 베케이션 - 북유럽 디자인과 만나는
김진진 + 이홍안 지음 / 시드페이퍼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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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 스톡홀롬, 헬싱키를 따라 만나는 북유럽의 아름다운 디자인. 북유럽의 디자인은 저자가 말했듯 모던하지만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여실히 느껴진다. 그래서일까.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구와 조명의 디자이너 중에는 북유럽 출신들이 많다고 한다. 북유럽 사람들은 늘 디자인과 인테리어의 황홀한 배경 속에서 함께 어우러지며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마치 하나의 일상인 것처럼 말이다. 그것이 참으로 부럽고 좋았다. 예전부터 디자인과 인테리어에는 일가견은 없어도 무한한 애정은 듬뿍 갖고 있었는데, 이 책을 만나고 나니 그것에 더 없는 애정이 깃들었다. 그리고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빈티지숍이나 카페, 인테리어숍을 꼭 한 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탄성이 절로 나올 만큼 아름다운 곳들을 직접 눈으로 담아낸다면, 몇 시간이고 그곳에 머무르며 황홀함을 맛보지 않을까.
 
이 책은 북유럽 여행안내서의 조건을 충족하게 갖추고 있다. 그곳의 호텔, 카페, 레스토랑, 빈티지숍, 인테리어숍의 위치와 오픈 및 운영시간과 상세한 설명까지 곁들이고 있으니 말이다. 이 책과 함께 그곳을 여행한다면 어디든 부담 없이 찾아가고 싶어질 것이다. 패브릭 회사에서 디자이너와 기획자로 함께 일하고 있는 저자 두 사람이 함께 떠나는 유럽 곳곳의 여행들에서는 그들의 시선을 따라 느껴지는 애정과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이 책에서 묻어난다. 저자의 에필로그에 적혀 있듯이, 여행에는 때가 있는 법. 늘 그 자리에서 꿈꾸고 바라기만 하기 보다는 한 번쯤 마음먹고 여행을 떠나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오는 것이 이 책 한 권을 여러 번 보는 것 보다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르고 있던 많은 북유럽 디자인들을 함께 즐기고 누릴 수 있었던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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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고 있습니까 - 영화감독 김종관의 60가지 순간들
김종관 지음 / 우듬지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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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 마주친 풍경, 계절, 사람, 아름다움…

눈과 마음으로 기억한 그 모든 사라지는 순간들.

 

 

“누군가를 쫓은 경험이 또 있다. 시부야에서의 일이다. 패스트푸드점에서 커피를 사려고 기다리던 나는 창밖으로 익숙한 얼굴이 지나가는 것을 얼핏 보았다. …결국 그에게 달려갔을 때 내가 아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애초에 시부야에는 절대 있을 리 없는 사람이었다. 나는 아직도 가능성 없는 어느 곳에서 문득 아는 사람을 보았다 착각한다. 그리고 아직도 누군가를 쫓는다. -30쪽”

 

“모든 것은 사라질 것이다. 사라지는 것을 잡을 수 있는 것은 기억밖에 없다. 영화는 잊혀질 모든 것들에 대한 기억이다. -113쪽”

 

“…흑백의 사각 프레임 안에 그 시절의 골목이 보이고 영화는 사라질 샤미센과 미싱소리를 기억하고자 한다. 기억이나 자취를 중요하게 여기는 영화를 보다가 이제 이런 영화가 더는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문득 생각하니, ‘영화의 중요한 시간은 이미 지나가버린 것은 아닐까’ 또 한 번 아쉬움이 스친다. -133쪽”

 

 

지금 이 순간에도 내 곁에서 사라져가는 찰나의 순간들. 하루에도 몇 백 번, 몇 천 번이고 지나치고 기억하는 순간순간들. 그 모든 조각들이 모여 하나를 이루어내는 작가의 글에 괜히 고개를 끄덕이며 웃기도 하고, 괜히 심각하게 인상을 쓰며 마음 아파하기도 한다. 책 속에 담아낸 지극히 일상적이면서도 빛바랜 듯한 사진은 사람의 감정을 더욱 끌어당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렇다 할 멋스러운 사진은 아니다(개인적인 생각으로).

하지만 빛바랜 느낌이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흔한 일상의 느낌이 잊고 있는 찰나의 순간을 일깨운다. 거대한 산을 바라보느라 고개를 들고 뻣뻣하게 목을 세우고 살아온 건 아닐까. 그 아래 풍경은 보지도 못한 채 말이다. 모르는 사람과 하루에도 수십 번씩 스쳐 지나가기를 반복한다. 그것 역시 사라지는 순간들이다. 때론 그 순간에 기분이 좋기도 하고, 때로는 그 순간에 화가 나기도 한다. 인생은 이처럼 시시때때로 갑작스러움을 동반하니 말이다. 감성이 메말라 허전하고 텅 빈 것 같은 스산함에 모호한 경계선에 서 있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던 요즘, 이 책으로 사라진 감성을 일깨우게 된다. 아름다움, 사람, 지금 이 순간, 그리고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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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이의 부탁
송정림 지음 / 예담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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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릇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아련한 책 표지와, 아담하고 가벼운 책의 느낌이 손에 착 감겼다. 받고 나서 휘리릭 책의 결을 만지며 넘겨보는데, 제목만큼이나 본문의 색감과 느낌이 좋았다. 사랑하는 이의 부탁. 딱 한 권의 책을 쓸 수 있다면 어떤 책을 쓸 수 있을까 라는 고뇌에서 시작되었다는 바로 이 책. 그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하다.

 

사랑을 고민하는 당신에게, 일상에 지친 당신에게, 건강한 삶을 원하는 당신에게, 외로운 당신에게, 이 순간 행복하길 바라는 당신에게…. 총 다섯 가지의 이야기를 나누어 담고 있다. 모두가 다 하나 하나 지극히 공감이 되고 느낄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절로 가슴이 찡하게 울리고, 행복에 미소를 짓기도 하고. 모두가 우리네 모습을 담고 있었다. 어쩌면 세상살이의 기쁨과 슬픔은 모두가 다 비슷한지도 모르겠다. 사소하고도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부터 말이다.

 

“그러니 내가 살아 있는 지금, 뜨겁게 일하고, 내가 살아있는 지금, 가고 싶은 그곳에 가고, 내가 살아있는 지금, 사랑한다고 고백할 일입니다.” 책 속의 이 문장만큼 지금 내게 깊게 와 닿는 말이 더 있을까. 살아 있는 만큼 더 뜨거워져야 할 테고, 가고 싶은 곳에 가야 할 테고, 사랑한다고 고백해야 할 것이다.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말이다. 그만큼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이곳에 서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축복이자 행복이다. 늘 알고 있다.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축복이고,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것임을. 그런 소소한 것에서부터 행복이 시작되고 있다는 것 역시 말이다. 하지만 실상 나이가 먹어 가고 현실에 찌들어 살아가다 보면 늘, 보이는 것에 연연하고 오르지 못할 나무를 쳐다보느라 온 몸이 고생을 하게 된다. 한 치 앞을 볼 줄 모르는 거다. 이 책과 함께하며, 지치고 고된 일상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웃음이 번졌다. 지금껏 내가 잊은 채 지나온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여실히 깨닫게 해 준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뒤표지에 적힌 문구에 가슴이 따뜻해진다.

 

“당신에게도, 그리고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이 글들이 살아가는 힘이 되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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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2-11-21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사랑을 고민하는 당신에게 진짜 힘이 되는 책인가요? ^^ 내가 살아있는 지금 사랑한다고 고백할 일입니다.란 문장이 가슴을 때리네요.흠...

안녕하세요? 살아있는 이 순간이 축복이라면..음 좋네요. ㅋ
 
패션 뮤즈 - 스타일 하나로 세계를 사로잡은 패션 피플 30인
조엘 킴벡 지음 / 미래의창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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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즈(Muse). 누구나 뮤즈라는 말을 들어보았고, 자신의 뮤즈가 존재할 것이다. 뮤즈는 예술 분야에서 어떤 개인에게 특별한 영감을 주거나 지대한 영향을 미쳐 동경과 maah의 대싱이 된 사람을 일컫는 말로 주로 쓰인다. 즉, 어떤 대상에 대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담아 부르는 것에 가깝다. 즉 개인에게 특별한 감정과 영감을 주는 대상이므로 누구나 자신만의 뮤즈가 존재하고 제각기 다른 형태로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내게 뮤즈는 ‘알랭 드 보통’ ‘알렉사 청’ ‘에드워드 호퍼’ 등이 있다. 이들은 각기 다른 분야에서 내게 특별한 감명과 감정의 성장을 느끼게 한다.

이 책에서는 다섯 가지의 파트로 나눠 총 30명의 뮤즈들을 담고 있다. 아만다 사이프리드, 줄리아 로버츠, 기네스 펠트로, 지젤 번천, 케이트 모스와 같은 유명한 사람들과 오드리 헵번, 비비언 리와 같이 전설 속의 유명한 인물들도 함께 담고 있다.

전체적으로 작가 조엘 킴벡이 일을 하며 만난 것들을 주된 내용으로 담고 있는데, 사실 그들의 전체적인 이미지가 많은 양을 차지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에 비해서는 이미지가 많이 없어서 아쉬웠다. 더욱이 작가의 개인적인 생각들이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아무쪼록 패션뮤즈로 통하는 30인들의 뮤즈가 될 수밖에 없는 매력들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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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향기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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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향기> <후키코 씨> <물의 고리> <바닷가 마을> <남동생> <호랑나비> <소각로> <재미빵> <장미 아치> <하루카> <그림자> 총 11편의 단편들을 담고 있는 에쿠니 가오리의 단편집이다. 전체적으로 어느 여름날 겪은 어린 시절의 단편적인 기억을 소재로 삼고 있다. 대개가 어린 시절의 기억이라는 점이 독특하고, 전체적인 글 자체가 미스터리하고 신비스럽다. 모두가 비밀로 포장되어 있는 듯 읽는 내내 묘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정말이지, 에쿠니 가오리 그녀의 비밀을 조심스레 들추어 보는 듯한 착각이 들게 만들었다. 전체적인 글을 보고 나면, 나 역시 어린 시절의 기억을 쥐어 짜내 들려주어야 할 것만 같다. 그녀의 글들 중 인상 깊었던 작품은 <물의 고리>와 <소각로>다. 달팽이를 발로 밟아 아그작 나는 소리에 묘한 쾌감을 느끼는 어린 소녀. 마치 천진난만함으로 살생을 방패 삼는 듯한 치밀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그런 그를 바라보는 한 소년. 전체적인 글 자체가 읽고 나면 여러 번 곱씹게 만들어 때로는 어리둥절하기도 했고, 때로는 놀랍기도 했다. 하지만 어린 시절의 기억이라는 점에서 이해가 되기도 했다. 나 역시 어린 시절에는, 엉뚱한 생각도 많이 했었고 그것은 어린 시절의 일기장을 들춰 보고서야 깨달았다. 그녀의 비밀스런 여름날의 기억들은, 때론 나른하게 때론 후텁지근한 여름의 짜증처럼 느껴졌다. 불가사의한 여름의 기억, 하지만 유달리 사소한 일은 선명하게 기억된다. 그녀의 미스터리한 여름날의 기억의 한 조각을 들춰보며, 그녀의 비밀이 친밀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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