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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속 대통령 - 노무현, 서거와 추모의 기록 1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엮음 / 한걸음더 / 2009년 10월
평점 :
2009년 5월을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
천년 뒤쯤에 내가 살던 시대가 어떻게 기록되어 어떻게 평가될 것인지 자못 궁금하다. 역사는 기록으로 남아 기록으로 평가받는다.
<내 마음속 대통령-노무현, 서거와 추모의 기록1>은 불과 4개월을 갓 지난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의 서거, 아주 충격적이며 비극적이었던 그의 죽음을 둘러싼 배경과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추모의 현상을 그렇게 짧은 기간에 객관화시켜 글로 남길 수 있다는 것은 비장한 각오와 결의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역사 속에 드문 일이다. 그래서 이 책은 아주 희유한 책이다.
"21세기 초에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노무현이라는 대통령이 있었다. 그는 임기를 마치고 아주 깡촌이었던 자신의 고향 봉하마을로 돌아갔다......"
시간이 흐른 뒤에 남는 것들은 어떤 시점과 이름들, 그리고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것도 아주 드라마틱한 이야기들이 남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에 깔린 울림의 맥락이 무엇인지에 따라 역사의 평가가 이루어질 것이다.
이 책의 미덕은 이야기에 있다. 내가 직접 겪으며 지나왔던 사건의 한복판을 '사실대로' 인식하고 기록하기는 의외로 쉽지 않다. 한 사람의 기억은 의외로 쉽게 왜곡되고 각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당대의 언론이 사실을 사실대로 기록하지 않고, '추측을 사실처럼, 사실을 추측처럼' 기록하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는 시대에는 더더욱 그렇다.
<내 마음속 대통령>은 사실 기록에 충실하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
그 실마리는 이 책의 지은이라고 할 수 있는 '노무현재단 기록위원회' 명단에 들어가 있는 '역사를 기록하는 사람들'에게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의 부록 말미인 329쪽에 그들의 닉네임 명단이 기록되어 있는데, 그것은 새로운 역사기록의 에너지 원천이 무엇인지 알게 해준다. 바로 참여와 공유의 정신이다. 노무현이 퇴임 후 그토록 이루고 싶었던 시민이 참여하는 새 세상의 가능성을 이 책은 그의 서거를 기록하는 것으로 보여준다. 눈물이 흐르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그렇다. 노무현은 죽음으로 새 세상을 열었다.
천년 뒤에 노무현이 연 새 세상은 대한민국의, 21세기의 위대한 역사로서 남을 것이다.
반드시 그러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희유한 책이다. 길이 보존하고 전수해야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