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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 집시 - 두근거리는 삶을 살아라
나호.마호 지음, 변은숙 옮김 / 연금술사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집시라는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된 책입니다. 7-80년대 진취적이고 개방적이던 히피 문화를 동경하는 편입니다. 스페인 거리의 무서운 걸인이 아니라 세상에 집착을 버린 듯한 이미지로 기억되는 집시는 어릴 때 부터 제게는 동경의 대상입니다. 책은 작고 도톰해 들고 읽기에 안성맞춤이에요. 작가의 이름, 책 제목 등에선 전혀 일본의 기운이 느껴지질 않았어요. 책을 읽으며 우리네처럼 답답한 조직에 몸을 맞추느라 숨이 턱턱 막힌 듯한 막막함이 느껴져 확실히 일본작가의 글이라는 게 느껴졌습니다.
정권이 바뀌고 촛불의 훈훈함이 세상을 바꿔 놓았다 합니다. 하지만 회사에 학교에 조직에 소속된 우리들의 일상은 크게 변함이 없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요즘 일을 하며 그전과 변함없는 환경과 조직에 답답함을 느끼기 시작한 듯 합니다. 그래서인지 책에 금방 녹아 들어 집중할 수 있었어요. 나호, 마오 자매는 쌍둥이로, 떨어져 살며 사회생활을 각기 시작합니다. 자신의 생활에서 느낀 부족함에서 떠나 여행에 이르기까지 시간별로 그들의 삶을 진솔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여행을 하며 조금 성숙함에 이르기까지 자연스러운 흐름을 느낄 수 있게 마치 소설처럼 가볍게 읽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책은 마치 중간에 이야기가 끊어진 듯 급하게 이야기를 끝내고 있습니다. 뭔가 더 이어져야 될 듯한 흐름인데 갑자기 끊어진 듯한 느낌. 책을 덮으며 아쉬움이 컸습니다. 그들이 떠날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생활이 절반, 쌍둥이 중 하나가 떠난 이야기가 또 절반, 마지막엔 나머지 한명도 떠나는 순서로 쓰여져 그들의 향후 여행 이야기를 기대하게 합니다. 그들이 어떻게 더 바뀐 생각을 보여줄 지도 흥미진진함에 남는 아쉬움이 강합니다.
그들의 여행 스타일이나 됨됨이는 제가 갖고 있던 집시라는 이미지에는 전혀 미치질 못합니다. 하지만 적은 예산으로 오랫동안의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고 다양한 문화에 오픈된 마인드가 집시를 지향하고 있으며, 그들이 가진 능력인 사람의 에너지를 보고 그림을 그린다는 것도 마치 집시예언사를 보듯 신비로운 느낌을 주며 집시를 연상시키고 있습니다. 이들보다 더 집시처럼 해외를 여행하고 있을 많은 젊은이들에게 책을 쓰고 기록을 남기게 유도하는 힘을 가진 책입니다.
이보다 더 나은 곳에서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거란 기대를 갖게 해줍니다. 내가 있는 이 곳, 이 상황에 불평 불만과 변덕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항상 자신의 주변이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조화로운지 생각하게 해줍니다. 오랫동안 의심스러운 환경에 놓여져 있었다면 용기를 내게도 해줍니다. 정체되지 않고 항상 변화하며 주변과 조화로운 사람이 되는 것이 목표인 제게는 여행과 창조적인 예술활동을 해야겠다는 영감을 준 좋은 책입니다. 가볍게 읽으며 마음에 바람을 씌워 줄 좋은 책으로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