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만난 건 축복입니다 - 맑은 영혼의 땅, 히말라야에서 온 청전 스님의 선물
청전 지음 / 휴(休)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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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전 - 당신을 만난 건 축복입니다.





  당신을 만난 건 감동이야, 축복이야 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비록 사실이 아니더라도 그 말을 뱉고 보면 정말 그런 것만 같은 생각에 휩싸이고 그런 생각을 한 나 자신에게 감동하고 상대방이 고맙게 느껴집니다. ^^ 제목에 혹해서 읽게 된 책입니다. 그런데 저자가 알고 보니 스님이셨고 이력이 독특해 더 끌리게 된 책입니다. 


  글은 그 사람의 영혼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요즘 자기개발서 위주로 읽어서인지 제대로 그 말을 느끼지 못했는데 이 책을 읽고 절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청전스님은 1970년대애 진보적인 활동으로 고역을 치루시고 신학을 공부하다 스님이 되신 특별한 분이셨습니다. 성숙하지 못한 사람은 극과 극으로 변한다곤 합니다. 저자에 대해 잘 알지 못한 채 읽기 시작하며 그런 생각을 잠깐 했지만 글을 읽으며 점점 그 생각은 옅어져 갔습니다. 치열한 자기 고뇌의 결과였겠지요. 깊고 고통스럽게 생각한 사람들만이 가질 수 있는 넓은 마음이 느껴지는 글들입니다.


  책은 단편의 글들을 모아둔 형식입니다. 그리고 달라이 라마와 라다크가 나와 제게는 특별한 책입니다. 대학때 교양 수업에서 필수적으로 <오래된 미래>를 읽게 했습니다. 그렇게 우연히 읽게 된 책이 제 인생의 책 중 하나가 되었고, 라다크는 우리 현대사회가 잃어버린 순수의 땅이였지만 점점 변하고 있는 곳으로 인식됩니다. 그보다 더 오래전인 중고등학생 때에는 친구의 권유로 <티벳 사자의 서>를 읽게 되고 티벳과 달라이 라마에 대한 환상을 갖게 되었는데요. 그 영향으로 대학 졸업 논문도 티벳 독립을 주제로 삼았지만 관련 자료가 적었던 시기인지라 제대로 된 논문을 내놓지 못해 아쉬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1980년대 후반부터 인도의 다람살라에서 수행해 오고 있습니다. 글을 읽을 수록 인도, 라다크, 티벳을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알면 알 수록 치열한 자연 환경에 혹독한 중국치하의 사건들이 마음을 아프게 하고 티벳이라는 이름에서 처연함을 느낍니다. 자기 마음대로 어찌할 수 없는 환경에서야 말로 영성의 깨이기 좋은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짧게 해봤습니다. 여름의 자연스런 더위도 견디기 힘들어 내는 짜증은 소소한 느낌이지만 크게 느껴져 하루 종일 그 느낌에 사로 잡혀 있을 때도 있습니다. 이런 자잘함을 이겨내는 것도 부처가 되는 방법이겠지만 몸과 마음의 자유가 없는, 자연환경의 거침과 자유가 없는 나라에 매인 환경이라면 자잘한 짜증을 이겨내는 것보다 더 큰 승리를 이룰 것만 같습니다. 이런 저런 환경에서 영성을 찾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겠지요. 영성은 내 안에 있는 것이라는 스님의 말이 머리를 울리게 합니다.


  티벳 정신적 지주인 달라이 라마를 만나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했던 사람들, 탈출에 성공해 인도의 다람살라에 모인 티벳 난민들의 사연들로 책은 마무리됩니다. 나이 많으신 스님이 정정하게 해내신 산행 기록도 많은 자극이 되고 아름다운 자연을 절로 상상하게 되어 좋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티벳의 어두운 이야기를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일제시대 독립투사들에게 했던 일제의 만행이 티벳에서 중국에 의해 저질러지하고 있었습니다. 


  책의 초반부엔 스님의 맑은 글에 감동해 읽기 시작했지만 티벳과 티벳 불교를 더 많이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십여년 전에 읽었던 <오래된 미래>에서 느꼈던 안타깝고 어떻게 할 수 없어 답답했던 감정을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때보다 더 나아지지 못한 제 자신이 한심했지만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그들에게 힘이 될 그날이 오리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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