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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명령 640 - 아버지와 군대 간 아들, 편지를 주고받다
김성태.김영준 지음 / 북랩 / 2015년 5월
평점 :
김성태, 김영준 - 작전명령 640
몇년 전부터 큰 이슈가 되어 온 군대내 왕따와 살인 사건들로 아들있는 집안은 군대보내기가 두렵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아버지와 군대 간 아들간 오간 편지를 묶은 책이 눈에 띄어 읽게 되었습니다. 작년의 세월호 참사와 그 피해 유족들과 사회의 불화 등을 보며 누구도 사회의 큰 사건의 영향을 피할 수 없음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누구도 책임져주지 못하는 전 국민적 아픔은 크고 작은 사건들로 파묻히겠지만 언젠가는 터지고 말 고름이 되리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개인적으로도 처리되지 못해 파묻힌 고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이슈로 생긴 무의식적으로 생겨버린 상처는 책, tv, 영화 등의 매체로 제때 치유하려 노력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고생하지 않을까 라는 우려에 이 책도 읽게 되었습니다. 20년이 다 되어가지만 ^^; 남동생이 입대할 때의 슬픔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군대가기 전엔 몰랐던 식구로서의 남동생에 대한 감정을 알고 부터는 군대에서 생기는 일들에 감정이입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작년까지 너무도 잔혹했던 군대내 사건 사고들을 접할 때면 동생도 혹시 저런 일을 겪진 않았을까, 겪었다면 잘 극복했을까 등등을 상상하곤 했습니다. 직접 묻기엔 우리의 거리가 너무 멀어져 버렸고 상상하며 받지 않아도 될 상처를 혼자 내고 있는 자신이 한심하곤 했습니다.
군대 간 아들과 아버지간의 편지 모음과 함께 아버지의 일기를 엮었습니다. 편지로 이뤄진 책들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었는데 꽤 재미있게 읽혀지는 책입니다. 경상도에선(!!) 보기 힘든 서로에 대한 관심이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군대가기 전에 벌써 아버지와 함께 과거 아버지의 군대 이야기와 환경에 대해 자세히 들었다는 사실을 편지에서 알 수 있어 신기했습니다. 과거 제가 혼자 멀리에서 살 때에도 비교적 친한 어머니와도 이런 다정한 편지를 주고 받은 적이 없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들게 합니다. 기대보다 더 차분한 아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에 마음이 차분해져 좋았습니다.
군대에서의 하루하루도 힘들었을텐데 전혀 내색하지 않고 아버지와 가족에게 자신의 일상을 들려주고 있어 멋있었습니다. 힘든 나를 밀어두고 멀리 떨어진 가족을 배려하는 마음에 책이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아버지는 군대에 메여 일상을 잃어버린 아들에게 야구, 대소사를 자잘히 이야기 해주며 일상에서의 감을 잃어버리지 않게 배려합니다. 그와 달리 편지에선 쓰지 않았던 아들을 걱정하는 일기들도 부정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항상 저녁 식사 후에 일기를 쓰시는 저희 아버지의 뒷모습이 문득 생각나며 그도 자식들을 걱정하며 일기를 쓰실까 궁금해졌습니다. 특별나게 생각하면 극하게 특별해지는 군대 생활을 평범한 일상으로 끌어내리는데 한몫 했을 부자의 편지 왕래를 책으로 내어 군대에 대한 생각을 달리하게 해주는 책이였습니다. 그리고 남몰래 쌓여 있었을 군대에 대한 트라우마?를 다시 생각해보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