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초콜릿
패멀라 무어 지음, 허진 옮김 / 청미래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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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멀라 무어 - 아침은 초콜릿






  50년만에 복간된 책으로 호기심에 읽게 된 책입니다. 과거의 책임에도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평이 호기심을 더 자극했습니다. 청소년기 만큼 소설의 소재가 되기에 좋은 게 있을까요. 청소년기의 방황을 소재로한 소설은 자기 계발에도 자극을 주고, 제 과거가 떠오르며 추억을 자극하기도 하며 감상을 자극하기도 하여 즐겨 읽는 편입니다. 표지 디자인은 직관적으로 녹아 흐르는 초콜렛으로 맛있어 보입니다. 본문은 글자가 살짝 큰 편이고 줄간이 넉넉해 읽기 좋았습니다.


  방황하는 청소년기를 생각할 때면 <데미안>이란 책이 떠오릅니다. 명확한 줄거리마저 생각나지도 않지만 그 느낌은 명확하게 기억하는 편입니다. 전체 분위기가 몽롱하며 명확하지 않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청소년기 주인공의 마음이 어떻게 바뀔까 조마조마해 하며 긴장감을 안겨 줍니다. 이 책 또한 모호하고 무기력한 느낌으로 적절한 긴장감을 독자들에게 던져줍니다. 그리고 독특한 환경을 가진 개성이 강하고 매력적인 주인공이 궁금하고 방탕하게 흐르는 그의 삶에 흥미를 느껴 쉽게 읽혔습니다.


  저자인 패멀라 무어는 18살에 이 소설을 쓰고 국제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합니다. 8여년 동안 소설 4편을 쓰다가 26살의 어린 나이에 작고했다고 합니다. 이런 저자의 드라마틱한 삶을 먼저 알고 읽게 되었습니다. <데미안>은 1인칭으로 쓰여진 것으로 기억되며 의식의 흐름이 더 중요시 되었습니다. 이 책은 3인칭 시점으로 쓰여졌고 대화 중심으로 흘러가 쉽게 읽혔습니다. 성장 소설이지만 <데미안>이 마음의 방황, 내적 성장을 다루었다면 이 책은 몸만 크고 마음은 계속 흔들리는 전형적인 우리네 사춘기와 비슷했습니다. 


  유명하고 유능하지만 이혼한 부모 사이에서 마음을 잡지 못하는 여주인공은 기숙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의지하지만 주위에 나도는 나쁜 소문으로 멀어지게 됩니다. 여성인 선생님과의 사소한 관계에서도 미묘한 긴장감이 느껴졌습니다. 의지하고 바른 길로 이끌어줄 어른이 절실한 그때 또래와 어울리지 못하는 그녀에게 어머니는 할리우드에서 같이 살자며 불러들입니다. 그러면서 방탕한 생활이 시작되고 단짝이던 자넷이 아버지와의 불화를 이기지 못하고 자결하며 이별하게 됩니다. 


  성장 소설을 읽을 때면 제 상황과 비교하면서 생각이 많아져서 즐겨 읽습니다. 저도 사춘기에는 주인공처럼 마음껏 방탕하게 살지는 않았지만 마음속에선 주인공보다 더한 것들도 저질렀던 듯 합니다. 실제 저지르지 않았지만 마음에 품고만 있던 것들을 주인공의 극적인 방황을 보며 제 안에 쌓아 두었던 그림자를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제 안의 근원을 알 수 없는 자존심은 청소년기에 어른들을 조소하면서 의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제 안에 담아 두었던 찌질함과 성숙하지 못한 점들을 깨닫고 그 존재를 인정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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