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하여 공부하는가 - 새로운 시대를 위한 교육 프로젝트
에르빈 바겐호퍼 외 지음, 유영미 옮김 / 생각의날개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에르빈 바겐호퍼, 자비네 크리히바움, 안드레 슈테른 - 누구를 위하여 공부하는가






  나의 어릴 때의 모습과 많이 닮은 조카는 제 과거의 모습들을 보여 주며 사랑할 수 밖에 없는 큰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런 그들이 어떻게 미래를 만들어나갈지 궁금해집니다. 그들의 미래는 역시 지금 우리 어른들이 해줄 수 있는 기본적인 교육에서 비롯되지 않을까 싶어 육아서에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육아의 영역을 뛰어넘는 공부라는 큰 주제로 아이들의 인생 전반의 교육을 아우를 수 있을 책일 거 같아 읽게 되었습니다. 일러스트와 귀여운 색깔들로 꽉 채워진 표지가 독특해 눈에 확 들어옵니다. 크지 않지만 도톰해 들고 읽기에 좋았습니다. 회색에 노랑, 분홍으로 꾸며져 스타일리시합니다. 글자가 좀 작은 편이지만 줄간이 넉넉합니다. 


  제목은 누구든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읽고 싶어지도록 만드는 화두처럼 느껴집니다. 아이들 교육에 대해 쓴 책임에도 어른들의 인생 공부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양육법과 함께 평생 공부에 대한 자세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리란 기대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제 과거의 공교육 역사를 되돌아보건데 저는 이상적인 교육 환경에서 공부했던 건 아니란 생각을 합니다. 대학생이 되자 세상을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대학을 졸업하자 정말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존재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니깐요. 그럼에도 요즘 학생들은 더 심하게 좋지 않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란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연예인들의 말을 들으면 요즘 학생들은 너무 무기력하고 의지가 없다고 합니다. 그만큼 교육, 양육법, 학교, 가족 등 아이들 주변의 환경이 그들이 스스로 행복을 찾을 수 없는 환경을 조성하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20여년전 제가 중고등 학교일 때에도 행복보다는 하루하루 견뎌내는 것만으로도 버거웠던 거 같습니다.


  교육 자체를 비판하지는 않습니다. 독일의 다큐멘터리 영화인 <알파벳>을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영화를 책으로 감독이 직접 책으로 내놓는 것도 신기했고 그 책이 독일내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것도 놀라웠습니다. 

  정규 교육을 받지 않은 아버지가 아들도 그렇게 키우는 과정을 아버지의 기록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규 교육을 받지 않아 부족함을 느꼈다면 아들은 정규 교육을 시킬 거 같은데 이 아버지는 다릅니다. 이런 부모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어릴 적에 이상적인 부모이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했던 그런 가족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그치지 않고 잔소리하지 않고 가르치려 들지 않습니다. 자연스레 배울 수 있도록 기다리고 지켜봐 줍니다. 정말 이런 부모가 될 수 있을까 싶은데요. 지금 우리 시대 우리 나라에서 이런 교육을 한다면 어떨까 ... 좋은 시선을 보내진 않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아이에게도 자신과 다른 교육을 받는 아이들이 궁금할테고 비교될 테구요. 이상적인 만큼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크지 않았고 그 끝이 좋으리란 경험이 없으니 섣불리 아이들에게 실험할 수 없는 양육법을 책에서 직접 보여주고 있습니다.

  번역체에 가끔 너무 민감한 제게 아주 쉬운 책은 아니였습니다. 문단이 바뀔 때, 이야기의 흐림에 전환이 있을때면 연결이 잘 안 될 정도로 흐름이 끊기는 번역입니다. 잘 이해되지 않을 때면 번역 탓을 하기도 하지만, 이 책은 그닥 어렵지 않은 책임에도 중간 중간에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정규 교육이 아니라 아이가 뭔가 모자라지지 않을까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오히려 제 걱정이 아직도 정규 교육을 신뢰를 하고 있다는 자신의 모순을 깨닫게 했습니다. 역사 교육마저 수능에 나오지 않는다며 교과마저 없애버리는 교육을 비난해 왔었는데 가정에서 하는 교육보다는 나을 거란 막연한 기대가 남아 있었나 봅니다. 우리 교육 환경은 어른들의 변덕과 욕심에 의해 매년 계속해서 바뀌고 있습니다. 그 폭풍같은 변화속에서 아이들은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틀에 자신을 구겨넣고 순종하고 있습니다. 지난 세월호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른들의 말을 따라 자리에 남았던 학생들의 아름답고 짧은 생이 희생되었음에 아연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선행학습에 초점을 줄 것이 아니라 어른에게서 배우는 아이들의 특성상 선배인 어른들의 자세를 다시 되돌아봐야 될 듯 합니다.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의 교육을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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