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는 그곳에서 행복을 만납니다 - 추억.시간.의미.철학이 담긴 21개의 특별한 삶과 공간
홍상만.주우미.박산하 지음 / 꿈결 / 2015년 1월
평점 :
홍상만,주우미,박산하 - 나는 그곳에서 행복을 만납니다
주변의 모든 것이 압박으로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막연히 조용한 시골에서 귀촌 생활을 하며 큰 걱정없이 주변사람들과 어울리며 모든 사람들에게 이로운 사업이나 행동을 하며 사는 삶을 꿈꾸곤 합니다. 막연히 이런 꿈과 환상으로 삶의 찌든 때를 벗기곤 하지만 현실에선 불가능하다는 깨달음에 뒷맛은 씁쓸하기만 합니다. 이런 제 환상과 비슷한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 책이라 읽게 됩니다. 나만을 위한 삶보다 주변과 함께 승승하는 삶이 제대로 사는 거란 생각이 팽배해졌습니다. 세월호 사건 등 온 국민이 같이 슬퍼하고 분노하는 일들이 늘어나면서 우리 모두 같이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더 늘어난 듯 합니다. 책은 표지의 귀요미 고양이처럼 앙증맞고 적당한 무게에 휴대하며 읽기에 좋았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4장으로 나뉘어져 각 장마다 테마를 두고 다양한 사람과 회사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한민족에 반도라는 한계로 인해서인지 우리는 사회적 성공이라는 막연한 목표 하나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 길에서 조금 벗어나면 손가락질하고 고깝게 보질 않는다는 한계를 느끼면서 이 하나의 길에 대한 회의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인식의 한계를 뛰어 넘기 위해 개인적으로 독서로 다양한 세계를 접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책을 읽어야 하지만 이 책은 한 권에 다양한 삶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물건을 팔아 차익을 추구하는 장사를 하면서도 남을 착취하거나 속임수를 쓴다는 느낌없이 착한 느낌이 드는 장사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함께라는 느낌, 요즘은 생협 등 협동조합이 각광받고 있지요. 그 곳의 느낌이 비슷할까 싶어 여러 곳을 방문했지만 생뚱맞게 비싸고 품질을 확신할 수 없거나 너무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오히려 더 강하게 받았습니다. 그만큼 홍보와 광고, 프로모션 등으로 안에 깃들여져 있는 의미를 겉에 덧 입히는 작업이 중요하고, 그 상점에서 그 분위기를 내보일 수 있는 퍼포먼스 즉 점원의 애티튜드, 감성을 자극하는 외형과 정보를 전해줄 수 있어야 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안으로 겉으로 잘 정돈되어 안정적인 사람들, 그리고 공간들이 소개됩니다. 초기의 혼란과 곤란은 '그랬었지' 라는 이야기로 들려주어 처음부터 끝까지 평안하고 안정적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자신의 시간을 얼마나 멋지게, 의미있게 사는냐가 인생을 제대로 사는지 판도가 되기도 합니다. 책의 테마가 <추억·시간·의미·철학이 담긴 21개의 특별한 삶과 공간>이라는 데 주목합니다. 생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직업과 사회에서 자신의 위치를 잡는 작업들을 아름답게 하고 있는 사람들과 그들의 공간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읽을 땐 눈과 마음이 편안했고 읽고 나서도 나도 저들처럼 살 수 있을까, 저들처럼 내 인생이 아름답게 보일 수 있을까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습니다. 그들과 그곳이 아름답게 포장되었다고 질투심에 단정지을 수 없는 내공이 있었습니다. 평소 관심갖고 있던 가마솥을 만드는 '안성주물'에 관한 글을 읽으며 그들의 쇼핑몰을 찾아 상품도 둘러보고 적당한 상품을 찜하기도 했습니다. ^^
글이 짧고 이미지가 같이 있어서 여유롭게 읽기 좋았습니다. 상식이라는 갑갑한 틀 안에서 사는 제게 다양한 사람들과 그들의 삶과 공간을 둘러볼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내 삶을 살면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가야겠지만 다수의 사람들이 가는 길이 내게 맞지 않다면 언제든 뛰쳐나가 내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용기를 갖게 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