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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밥
최용훈 지음 / 페르소나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최용훈 - 생각의 밥
소심한 편이라 생각이 너무 쓸데없이 많은 편입니다. 인생 전반을 아울러 좋은 방향을 찾는 생각이라면 쓸데없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텐데 감정과 관련된 사소한 생각들이 제 삶에 브레이크를 건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 생각을 정리해야겠다고 절실히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생각, 뇌와 감정과 관련된 책을 많이 읽으려 노력해왔고 이 책도 이렇게 읽게 됩니다. 제목이 워낙 직관적이라 조금 거부감이 들었지만 목차를 보고 도움이 될 책이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책은 가볍고 줄간이 넉넉해 읽기 좋았습니다.
삶은 부조리의 연속이라고 합니다. 이를 이해하고 정리하며 자신의 철학을 만들어가는 게 인생 아닐까요. 의식과 감정의 조화를 이루는 일은 제게는 너무도 무겁고 해결하기 힘든 문제입니다. 의식적인 삶을 살고 싶지만 무의식에 조절당해 감정에 휩쓸려 항상 감정이 이기는 부조리는 자신에게 실망스러울 뿐더러 의욕도 상실하게 합니다. 이 책은 우리 주위에 흩뿌려져 있는 삶의 화두들을 하나하나 깊이 있게 이야기함으로 우리의 의식에 잊혀졌던 것들을 새록새록 돋아 오르게 하고 그 철학의 씨를 뿌려주고 있습니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 무의식적으로 흘려버리고 가라앉혔던 문제들을 의식으로 하나하나 끌어 올려주는 책입니다.
어떤 화두가 중요한 것일까요. 그 가치를 측정할 수 없는 사소한 것에서 부터 무겁게 느껴지는 주제까지, 자주 생각하던 것에서 부터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것들까지 생각꺼리들을 이야기합니다. 읽을 수록 유치하게 느껴졌던 제목이 점점 이해가 되기 시작합니다. 뭔가를 배우는데 최선의 방법은 모방이라 생각합니다. 생각을 잘 하기 위해 남의 생각하는 흐름을 보며 '이 나이에' 공부해야 되는 제 자신이 조금 서글프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언제나 남보다 모자르자 생각해왔던 생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모방보다 생각의 흐름을 바르고 효율적으로 이끌어준다는 느낌이였습니다. 주제 여하에 따라 동의할 수 없는 것들도 있었지만 그 생각의 흐름에는 반박의 여지가 크지 않아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설득력과 논리를 갖추었고 그만큼 생각의 정리가 잘 되어 있습니다.
잔잔한 생각의 정리를 읽으며 제 삶의 흐름에서 좋은 친구를 만난 느낌에 기분좋아지는 책입니다. 작년에 빠져있던 강신주 님의 <감정 수업>은 내가 빠져 있는 감정의 늪에서 한발 한발 빼낼 수 있는 힘을 주었습니다. 이 책은 얼마전 같이 읽은 <대가의 조언>과 함께 내가 휩싸인 감정의 원인을 분석하고 그 주제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할 수 있는 힘을 줍니다. <감정 수업>을 읽었기에 이 책을 읽고 더 나은 생각법을 익힐 수 있었다 생각합니다. 우리는 생각에 의해 괴로워하진 않습니다. 그 생각으로 인한 감정으로 생각도 제대로 하지 못하며 삶이 꼬이고 감정이 덧입혀져 괴로워집니다. 이런 감정이 어떤 경우에서 왜 일어나는지, 36개의 생각거리들을 읽으며 정리해볼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