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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이상만 고용합니다 - 노인 고용 기업 가토제작소의 착한 노동 프로젝트
가토 게이지 지음, 이수경 옮김 / 북카라반 / 2014년 10월
평점 :
가토 게이지 - 60세 이상만 고용합니다
은퇴 후의 삶을 종종 걱정하곤 합니다. 부모님의 은퇴하신 후의 삶을 옆에서 봐왔기 때문에 더 그런 듯 합니다. 점점 더 미래예측이 힘들어지는 시대가 되면서 우리는 나이를 점점 더 먹어가니 시대에 뒤쳐져 도태되진 않을까 전전긍긍하기도 합니다. 이런 시대에 얼마나 상식을 뛰어넘는 책 제목인지. 발랄한 유며감이 느껴지는 제목입니다. 장난처럼도 느껴져서 정말 이런 회사가 있을까 궁금증을 불러 일으킵니다. 책은 작고 가벼운 편이라 읽기 좋았습니다.
아슬아슬하게 느껴질 만큼 노인에 대한 공경과 존중, 그리고 오너가 그들을 보는 시선이 조마조마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어디에도 고용되지 못하는 약자인 그들을 너무 부려먹는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정규직이 아니라 아르바이트이다 보니 아무리 노련하고 숙련되어도 시급이 오르지 않는다는 말에는 고개가 갸웃거려 졌습니다. 노동의 신성함과 건강함에 집중하되 돈에는 집중하지 말라니 이야 말로 노약자 착취가 아닐까 걱정이 되더군요.
그렇게 회사의 고자세가 선뜻 공감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점점 노인들이 가진 약점과 그로 인한 다양한 문제들을 접하며 그럴 수도 있겠다는 이해로 생각이 전환됩니다. 눈이 어둡고 한번 들어 기억하질 못하거나 젊은 이라면 이해되지 않는 사소하지만 생산 현장에선 심각하게 생각되어질 자잘한 실수들. 그들을 고용하면서 회사가 짏어진 짐도 가볍지 않았습니다. 노인과 함께 일하며 겪는 불편함으로 날카로워진 기존 고용인들을 이해시켜야했고 노인들이 실수하지 않도록 생산 현장을 고쳐주어야했습니다.
도시가 아닌 외진 농촌의 공장, 고용난과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회사는 아이디어를 냅니다. 60세 이상만 고용한다는 깜찍한 광고를 통해 많은 노인들이 몰려들지만 그중 일부만을 고용하게 됩니다. 60세 이상이라면 보통은 정년을 넘어 은퇴의 나이입니다. 그런 나이에 생전 해보지도 않은 공장일을 배우려니 고된 것을 떠나 일을 익히기 자체가 힘이 듭니다. 일하는 사람도 힘들지만 기존 직원들과 경영자도 힘들고 직원간 화합도 힘들더군요. 그 과정 하나하나를 이겨내는 것을 경영자는 자신의 입장에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중간 중간 직원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들이 이야기하는 직접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경영자를 거쳐 듣는 것이여서 좀 아쉬웠습니다.
회사는 원활한 경영을 위해 회사 나름의 틀을 기획합니다. 잘 돌아가는 회사에 새로운 틀을 더하고 조정해가는 과정과 그로 인해 얻고 잃는 것들을 간접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남이 한 일을 보고 쉽게 말할 수는 있지만 우리가 직접 그들을 고용하거나 고용된다면 어떨까 생각해보니 마냥 그 과정이 좋다고, 나쁘다고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많은 것을 희생하면서까지 그 과정을 거치고 책까지 써낸 경영자의 실행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기존의 틀을 유지하기 보다 더 나은 것을 얻기 위한 도전은 계속되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