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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캠프 - 지식세대를 위한 서재컨설팅
김승.김미란.이정원 지음 / 미디어숲 / 2014년 9월
평점 :
김승,김미란,이정원 - 베이스캠프 :지식세대를 위한 서재컨설팅
주구장창 소설만 읽던 어두운 시절이 있습니다. ^^; 어둡다 함은 감성에만 자신을 가둬놓은 채 지성은 팽겨쳐 두어 이제사 되돌아보니 정말 발전이 없던 시절이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뒤늦게 한쪽으로 치우친 뇌를 가다듬고자 재미있는 인문학 입문서를 읽게 되면서 관심분야도 늘어갔고 그만큼 읽은 책의 분야도 넓어져 갔고 또 그만큼 난잡하게 커진 독서 영역만큼 머리도 복잡해졌습니다. 머릿속이 제대로 정리가 되질 않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고 잡다한 영역의 독서보다 선택된 영역으로 독서 영역을 줄인다면 정리가 더 쉽고 효율적일 거란 생각이 들어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책은 세로 길이가 살짝 더 긴편이고 두껍한데다 종이의 질이 좋은지 꽤 묵직한 느낌입니다. 책으로 가득찬 환한 도서관 같은 공간, 게다가 천장이 높은 표지 이미지는 책을 좋아하는 독자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합니다.
읽기 쉬운 책입니다. 소설같은 형식에 '-습니다' 착한 문체로 쓰여져 있고 강의 다니는 P를 따라 다니며 그의 베이스 캠프를 알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책의 내용이 새롭거나 낯설지가 않지만 새롭고 창의적인 각도로 독서에 접근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습니다. 무작정 좋아서 많은 책을 읽고 있기는 하지만 더 효율적이고 똑똑한 독서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독자라면 하나씩 그리고 조금씩 해결책을 가질 수 있고 꽉 막혔던 속이 시원해지는 듯한 느낌을 얻을 수 있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독서라는 행위 자체로 행복감을 느낍니다. 가끔은 책과 함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행복과 함께 충만감을 느끼곤 하는데요. 그런 제 자신이 '돼지에 진주목걸이'는 아니였을까 부끄럼과 함께 책에서 느꼈던 감동을 모아모아 정리해야겠다는 다급함을 느끼게 합니다. 서평을 쓰는 것 자체도 독서를 정돈하기 위해 시작했지만 지금은 애초의 목적색이 탈색된 듯한 느낌입니다. 저자들은 컨설팅을 목적으로 자료를 만들고 강의를 위해 자신만의 베이스 캠프, 베이직 라이프를 조성해 배운 것들을 내공으로 쌓고 있었습니다. 내 독서도 내공으로 쌓여지고 있는 것일까 조급증도 들었고 의심도 들게 합니다. 과거 한심하던 내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가끔 과거의 내가 느껴질 때면 조바심이 들 때가 있습니다. 더 나은 나를 위해 하고 있는 독서가 오히려 정돈이 필요한 숙제로 쌓이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도 들게 됩니다. 책은 독서로 얼마나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지 길을 보여 주며 제가 느끼는 것들처럼 독자들을 자극하고 내공을 쌓을 수 있는 가이드 라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얼마 전 읽은 <당신의 뇌를 경영하라>의 저자 김병완씨는 많은 책을 읽을 것을 강조합니다. 그의 책도 많은 책을 읽은 사람의 것처럼 폭 넓은 글이지만 깊이감이 부족해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이 책은 넓이보다 깊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내공, 베이스 캠프는 넓이가 아닌 깊이로 조성된다는 것입니다. 독서로 저자들의 것을 배우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정보로 재가공할 수 있는 베이스 캠프를 재차 강조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내용보다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책입니다. 내가 미처 못했던 정리 정돈을 대신 해주는 듯한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번쯤은 느껴봤을 찜찜함과 답답함을 하나씩 정리해주며 독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만들 것을 종용합니다. 나만의 베이스 캠프, 나만의 내공을 위한 독서를 시작해야겠다 생각하며 책도 가리고 골라서 읽어야겠다 다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