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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작가를 위한 실전 소설 쓰기
한만수 지음 / 여성신문사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한만수 - 예비 작가를 위한 실전 소설 쓰기
중고등학교 때부터 소설가를 꿈꿔왔습니다. 매년 다른 소설을 10여장씩 써보고 지쳐버렸고 역시 재능이 없다고 나태하게 결론을 내리곤 깨작거리던 글쓰기도 포기하곤 했습니다. 그때는 글을 어떻게 써야될까, 논술이 막 나온 시기라 조금씩 책들이 나오긴 했지만 명확한 논설이라는 목표에만 촛점이 맞춰져 있어 재미있는 소설을 쓰고 싶은 제겐 힘든 책이였습니다. 운 좋게 접한 <캐릭터 공작소>, <버리는 글쓰기>, <작가처럼 써라>, <글쓰기는 주제다> 등의 좋은 책들을 읽고 소설과 작가에 대한 꿈을 조금씩 키워왔습니다. 하지만 역시 실제 쓰는 실전에 뛰어들 마음을 먹는 게 참 힘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정말 직관적인 제목이 눈에 띄었고 너무도 이과적인 표지가 왠지 더 궁금해지게 하는 책이였습니다. 종이질이 가벼워서인지 보통 보통 두께이지만 가벼워 휴대가 좋았고 읽기에도 좋았습니다.
글쓰기 책을 볼 때면 저자의 약력부터 살피게 됩니다. 기대가 있는 만큼 믿을 만한 분일까 미리 알고 읽게 되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꿈에도 그리던 약력을 만들어 오신 분이셨습니다. 직장 생활 열심히 하다가 책을 써내고 직업 작가가 된다는 꿈을 꾸었더랬죠. 현실적으로 그러기엔 자신이 너무 나태하고 감성적으로 나약하다는 걸 절절히 깨닫고 포기하기 전까지는요. ^^; 일단 원하던 글쓰기 선생님임을 확인하고 책을 읽기 시작합니다.
글자가 살짝 작고 위아래 여백이 좁아 꽉 찼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건 책을 읽지 않을 때의 관찰력이고, 책을 읽기 시작하면 더 깊이 들어갔으면 좋겠는데 살짝 글쓰기의 정수에 들어갔다 나오는 것만 보여주는 것 같아 아쉬움을 느끼게 됩니다. 그만큼 흡입력과 설득력을 갖추었고 실전에 많이 임해본 사람만이 가지는 치열함으로 무장하고 작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을 꼼꼼히 이끌고 있습니다.
<글쓰기는 주제다> 라는 책을 읽고 글을 쓰기전 매번 느꼈던 공포감을 조금은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누구도 처음부터 글을 잘 쓰지는 못하며 초고를 수정하고 탈고하는 끈끈함을 강조했는데 이 책도 같이 이야기하고 있어 초반부터 머리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읽게 됩니다. 너무 정색을 하는 듯한 표지에 대한 반감때문인지 이 책 너무 딱딱할 거 같아 라는 선입견이 책을 읽으면서 스르르 무너집니다.
이 책은 소설이라는 확실한 목적지가 정해진 향해서입니다. 처음 배를 타는 사람에게 노를 젓고 돛을 올리고 방향키 조작법과 함께 내가 실제 가야될 곳이 어떤 곳인지 입체적으로 알려줍니다. '실전 소설 쓰기'라는 딱딱한 제목에 한단계 한단계 코칭이 이뤄지지 않을까 기대어린 선입견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지요. 소설을 구성해가는 단계를 차근히 밟으면서도 최종 목적지를 항상 상기시켜 주어 전체 숲과 함께 나무도 같이 보게 해주고 있어 매순간 내가 왜 이 책을 읽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나무의 세밀한 곳만 보여주면 잔소리 같이 느껴져 답답한 느낌을 받기 쉽상입니다. 나무도 한눈에 보여주되 더 큰 숲을 잊지 않도록 해줍니다.
총 3 부로 되어져 있습니다. 소설 쓰기의 쉬움을 강조한 1부, 무작정 따라 소설쓰기가 2부, 퇴고 과정을 3부로 잡았습니다. 그 중 단연 3부인 퇴고 부분이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자체가 작자의 위대함과 어려움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시작은 가볍게 주변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에서 부터 시작해 글을 완결짓는다는 데 의의를 두고 쓰기 시작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소설이 완성되었다면 거기에서 끝이 아니라 그때부터 본격적인 퇴고 작업에 들어갑니다. 소설은 살아 있는 이야기가 있어야 하고 맛있어야 하기에 영혼을 불어넣어야 합니다.
얼마전 이강룡님의 글쓰기 강연을 들었습니다. 책에서 보았던 시점의 통일이 나와 깜짝 놀랐습니다. 시점 뿐 아니라 저자의 말투와 캐릭터의 성향에 일관성이 있어야 되며 그 간단한 점을 간과해 아주 좋은 주제와 흐름을 가졌음에도 완성도가 낮게 느껴지는 책이 많다고 합니다. 이렇게 소설의 퇴고 부분에서 소설은 이래야 되니 어떻게 점검하는 지에 대해 소상히 나와 있었습니다. 좋은 글들과 함께 예문을 들어 원칙에 그치지 않고 활용 방법을 실감시켜주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이론만으로 그치지 않고 실전 소설을 쓸 때에 참고할 수 있는 책입니다. 실제 백여권의 소설을 썼다는 것이 얼마나 큰 내공인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소설을 써나가는 과정 중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었습니다. ^^; 강신주 철학 박사는 쉽고 하고 싶고 어렵고 하기 싫은 것의 갈림길에선 하기 싫은 것을 선택하라고 합니다. 그래야 인생에서 더 배우고 감동이 있고 나 자신을 알 수 있고 어른이 되어 가는 내공을 쌓을 수 있다고 말입니다. 소설은 제겐 언젠간 쓰고야 말리라 숙제 중 하나입니다. 소설 쓰기를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도록 해주는 책입니다. 자잘한 글쓰기 테크닉에 집중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소설에 혼을 불어넣을 수 있는지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주는 좋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