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꾸만 딴짓 하고 싶다 - 중년의 물리학자가 고리타분한 일상을 스릴 넘치게 사는 비결
이기진 지음 / 웅진서가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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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진 - 나는 자꾸만 딴짓 하고 싶다







  좋아하는 2NE1 그룹 리더인 이채린씨의 아버지의 책이라기에 선뜻 손이 가는 책입니다. ^^ CL로 불리는 이채린씨는 독특한 화장법과 코디 뿐 아니라 창조적인 손작업을 리얼리티 프로그램 등에서 보여주었는데요. 천으로 인형을 만들고 기존 실내화에 그림을 그리고 장식을 달아 새로운 운동화로 만들기도 하며 직업외에도 창조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주어 어떤 사람일까 더 신기하고 다방면에 뛰어난 아티스트로 느껴졌습니다. 아버지의 직업에 따라 외국에서 살아 더 자유분방하고 창의적으로 보였는데요. 그런 아티스트의 아버지가 쓴 책에 후끈한 표지와 제목에 이끌려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책은 좀 작게 느껴지고 전 페이지가 컬러지로 되어져 있어 묵직한 편입니다. 반짝반짝 빨간 독특한 그림체의 표지가 눈에 튀고 본문도 사진, 그림으로 예뻐 읽기 좋았습니다. 맛있게 보이는 책~ ^^







  직관적인 제목에 걸맞게 읽기 쉽고 즐겁게 빈티지 소품과 물리학자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책입니다. CL을 통해 더 궁금해진 분, 물리학을 수십년 연구한 교수의 삶은 어떨까, 창의적인 딸을 낳을 수 있었던 건 이분의 어떤 면에서 나올까 궁금했고 책을 통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 독특한 사람, 특이한 물건을 좋아하는 제겐 보물같은 책입니다. 어느 한 사람을 그 사람이 오랫동안 보관해 온 물건으로 이해하는 작업은 소극적인 접근법이면서 그 사람의 특정 부분에 깊이 빠져볼 수 있는 깊이 있는 작업임을 알게 됩니다. 
  총 4장으로 이뤄져있고 각 장은 큰 주제를 가지고 그와 관련된 저자가 소장한 물건, 그와 관련된 추억과 가지고 있게 된 연유 등을 들을 수 있습니다. 즉 전혀 물리학적이지 않은 일상을 물리학자의 입을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접할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딸들에게 직접 동화책도 그려줄 만큼 무언가를 직접 만들고 남에게 보여주며 감명하는 소위 물리학이라는 딱딱한 학문과는 어울리지 않은 감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물리학은 보이지 않는 사물들의 근원, 원소를 파악하고 그를 근간으로 세계를 이해하는 학문인 거 같습니다. 물리학이 아닌 전혀 다른 분야의 물건들을 보여주며 저자 자신은 '딴짓'으로 규명하지만 이 또한 모두 물리학적인 설명이란 느낌. ^^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세계관으로 주변에 흔히 보았던 오래된 물건, 자질구레한 것들을 깊이 있게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저자의 가족과 관련된 이야기와 함께 저자가 일했거나 여행했던 다양한 곳과 그곳의 독특한 물건들을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25년된 아르메니아에서 가져온 설탕 펀치 같은 쓸데 없어 보이는 물건도 추억이 깃들여 있다면, 독특함으로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면 옆에 두고 일부러 활용할 곳을 찾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자가 소개해주는 물건들은 거의 다 골동품이거나 준 골동품으로 그와 관련된 추억들도 이 물건들을 아끼는 저자의 마음처럼 세심하고 부드럽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저자의 그림은 거친 그림체에 독특한 색감과 유머감각으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마냥 유치해 보이면서도 막 그린 듯한 그림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원근감을 은근히 많이 신경쓴 것도 같고 각 장의 주제에 맞게 섬세히 기획되어 있다는 걸 발견합니다. 
  






  저자는 20대부터 외국 여행을 다니고 공부하셔서 보통 그 나잇대분들보다 젊고 아직도 세상을 수용할 수 있는 분이란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물리학자가 몰입하는 딴짓에 애초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의외로 섬세하게 과거 추억을 그려내고 있어 놀라웠습니다. 뚝딱 잘 만드신다는 로봇과 관련된 예술품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오래된 물건과 추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과거를 되돌아보게 해주는 오래된 물건으로 과거를 보여줌으로 현재의 물리학자를 이해할 수 있는 책입니다. 물리학의 딱딱함은 아름다운 골동품과 함께 섬세하고 부드럽고 고급스러우면서도 다가가기 쉬운 분위기로 전환되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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