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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라이크 어 걸 - 달리기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알렉산드라 헤민슬리 지음, 노지양 옮김 / 책세상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알렉산드라 헤민슬리 - 러닝 라이크 어 걸
몇 년 전부터 시작한 요가와 걷기, 자전거 타기로 4-5kg 다이어트에 성공한 경험이 있습니다. 물론 식사 조절도 같이 해서 성공을 했지만 걷기 운동만큼 만만하면서 부담없는 운동이 없더라구요. 그러면서 걷기 루트를 여러 군데로 늘리면서 사람들 많고 걷기 좋은 강변으로 나가게 되었는데요. 의외로 뛰는 분들이 많으시더군요. 뛰면 살이 쳐지는 줄 알고 있어 피하고 있었는데 많은 분들이 뛰는 걸 보고 자극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대구시에서 진행하는 마라톤이 많았고 그와 관련된 교통차단이 잦아지면서 점점 마라톤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귀여운 그림으로 캐쥬얼하게 읽을 수 있을 거 같아 부담없이 읽게 된 책입니다. 책은 작고 귀엽지만 묵직한 편입니다. 글씨는 적당히 작아 읽기에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세상에는 달리는 사람과 달리지 않는 사람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 저자는 30여년 달리지 않던 사람으로 이런저런 일들을 계기로 달리는 사람으로 변모합니다. 사실 우리는 달라기라는 것에 많은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민족?입니다. 철저히 교육의 탓인 거 같아요. 100m, 400m, 오래 달리기 등등 우리는 성적을 내리위해 달렸을 뿐 딱히 달릴 일이 없습니다. 게다가 달리는 사람을 보면 외려 왜 뛸까? 무슨 일이 벌어졌나 의아하게 쳐다봅니다. 외국도 우리와 별 차이가 없나 봅니다. ^^ 어떤 나라에선 뛰는 것을 정말 희안하게 보거나 안 좋게 보기도 한다더군요. 저자도 익숙치 않은 달리기를 처음 시작하면서 남들이 어떻게 볼까 신경쓰느라 달리기에 실패하고 패닉에 잠깁니다. 10여년 전 자전거를 처음 타고 다니며 느꼈던 공포감과 비슷해 공감 백배였습니다.
양반이 지배하던 조선조의 문화적 잔때일까요. 달린다 그러면 왠지 천박하고 몸을 함부로 대하는 거 같고 자신의 시간을 컨트롤하지 못해 성급히 서두르며 허둥대는 이미지가 그려지곤 합니다. 운동으로서의 달리기는 여성으로서는 작가가 자주 언급했듯 가슴과 살들 때문에 거부감이 들고는 합니다. 저같은 경우 정적인 운동인 요가로 근력 운동의 효과까지는 보고 있지만 사실 유산소 운동이 부족하다는 걸 종종 느끼곤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무의식적으로 등산을 가끔 하고 있지만 번거로운 것보다 동네 강변을 뛰고 오는 달리기에 점점 관심을 갖게 되었나 봅니다.
달리기와 관련된 기술과 노하우가 담겨 있었다면 차갑게 느껴졌을 책이, 귀엽고 따뜻하게 느껴지는 표지 디자인처럼 달리기와 전혀 연이 없던 저자가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부터의 자세한 느낌이 그대로 적혀져 있어 따뜻하고 포근하게 느껴지는 책입니다. 달리기를 직접 하며 느낀 좋은 점들만을 나열했다면 지겹고 고리타분하고 정형적으로 느껴졌겠지만 소설, 에세이처럼 1인칭 작가 시점으로 자신의 느낌과 주변의 변화를 생생히 전달해 독자의 집중도를 높입니다. 기실 마치 저자의 경험을 소설읽듯 재미있게 읽다 보니 무의식적으로 가졌던 달리기에 대한 선입견이 조금씩 가라앉는 듯 느껴졌습니다. 저자는 전문 글쟁이 이시다 보니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저자의 경험에 같이 걱정하고 울고 웃으며 읽었고 번뜩이는 재치에 자주 웃을 수 있었습니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달리기로 저자는 초보자와 숙련자 모두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을 만들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뿐 아니라 매일 정진하는 마음을 일으키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경험들과 함께 달리기와 관련된 선입견들을 자신의 경험등을 바탕으로 차분히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달리기에 관심이 없는 분들께도 몸을 움직여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는지 알 수 있게 해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