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것이 불교의 핵심이다 - 당신의 삶을 변화시키는 15가지 불교적 성찰
곽철환 지음 / 불광출판사 / 2014년 5월
평점 :
곽철환 - 이것이 불교의 핵심이다
한창 방황하던 청소년 시기에 성경, 불교 관련 책들을 읽으며 마음의 안정을 찾곤 했습니다. 그러던 중 <티벳 사자의 서>를 읽고 어느 정도 마음을 다스릴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살아가며 종교를 믿는 것보다 <티벳 사자의 서>에서 느낀 점들이 살아가면서 가치관으로 형성되었고 소승불교의 교리가 제 생각과 많이 비슷해 불교에 많은 영향을 받아왔습니다. 짬짬이 절을 다니며 호기심에 경전을 한번씩 들춰 보았지만 추상적인 이야기들이 아주 매력적이진 못해 집중을 할 수 없었는데요. 항상 궁금하던 불교의 핵심을 알 수 있으리란 기대로 읽게 되었습니다. 책은 시집처럼 얇고 가벼워 휴대와 읽기가 편했습니다. 줄간도 넉넉하고 글자 크기도 작은 편이 아니여서 읽기가 좋았습니다.
책이 얇고 글이 적어 읽기 편하리라 가볍게 생각했는데 꽤 추상적이라 한줄 한줄 짚으며 읽어야 됐습니다. 애초 생각하고 걱정했던 것대로 불교의 근원인 싯다르타와 경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불교 자체를 불상에 절하고 싯다르타를 믿는 것이라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는 순간 불교라는 종교의 순수성이 훼손되는 거 같았거든요. 싯다르타는 자신을 갈고 닦아 수행하면 자신 안에서 부처를 발견할 수 있다고 했지요. 그 과정을 위해 우리는 수련을 해야되고 이 책은 그 수련법과 함께 경전의 이야기들을 풀어 해석하고 있어 불교에 관심을 갖는 분들께 그리고 마음 수양에 관심 가지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겠습니다.
글들은 짧은 편이지만 깊이감이 있어 진지하게 정독하게 됩니다. 읽으며 무릎을 치며 감탄하는 부분도 있었고 오랜 연구를 통해 분류되고 정리된 경전의 교리들이 너무 추상적이고 어려워 현실에서 멀어지는 듯한 느낌도 받았습니다. 현실의 걱정에 메달려 정신없는 순간에 쉴려고 책을 펼친 그 순간에는 현실과의 괴리감에 마음을 차분히 다스릴 수 없어 읽기 힘들었지만 한숨 쉬는 짬이나 잠자기 전에 읽을 때에는 한껏 궁금했던 불교적인 생각들에 대해 알 수 있어 현실과의 괴리감을 즐기기도 했습니다.
생각과 고뇌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많아 너무 좋았습니다. 전반적으로 어릴 때 배웠던 소승불교에 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중을 위하는 삶을 사는 스님들을 위한 책이 아니라, 자신의 부처를 갈고 닦는 개인에게 치중되고 있으며 마음 수양 위주의 경전 소개와 해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경전 원문(한글 해석문)이 짧게 소개되고 저자의 해설이 있습니다. 제가 자주 가는 갓바위에 비치된 경전들은 다들 추상적인 말투로 되어 있어 이리 말하면 이리 들리고 저리 말하면 또 저리 들리도록 되어 있더군요. 그래서 나름 내용을 이리저리 생각하게는 되지만 나 혼자만의 이해로 착각을 하면 어쩔까 걱정도 들었습니다. 저자가 소개해 주신 경전들은 분명 제가 본 경전들과 조금씩 겹칠텐데 한글 해석문 자체가 다른 것 같았습니다. 제가 읽은 것은 해석문의 단어들이 분명치 않고 큰 단어들로 뜻을 함축하고 있었는데 저자가 소개해준 번역문은 구체적인 대상을 가리키고 있어 착각할 두려움 없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티벳 사자의 서>와 스님들의 책들을 읽으며 불교에 대한 나름의 환상을 만들어 왔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환상들은 제 머릿속에 조각조각 반짝이며 빛을 내고 있지만 이 책을 읽고 하나씩 조각을 나눠 다시 조각 맞추기를 해야되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님들의 삶을 통해 쉽게 해석된 불교적인 책들만 보다가 붓다와 그의 언행이 담긴 경전으로 불교의 핵심 교리를 알 수 있었습니다. 성경이 어렵듯 불교 경전도 어려운 거 같습니다. ㅠㅠ
얇고 가볍게 보여 쉽게 본 책이였는데... 읽으면서 점점 가슴과 머리가 무거워지며 책을 든 손마저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묵직한 경전이 함축된 책으로 한번에 다 읽어야겠다는 생각보다 10여개로 나눠진 짧은 글들을 상황에 맞게 읽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라는 저자의 말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과거의 경험, 감정에 얽매여 지금을 살아가지 못하고 과거, 미래에 갇힌 건 아닌지 반복해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