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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식물 이야기 100
크리스 베어드쇼 지음, 박원순 옮김 / 아주좋은날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크리스 베어드쇼 - 세상을 바꾼 식물 이야기,100
등산을 즐기는 편이고 부모님을 따라 텃밭도 일구면서 채소, 산나물 같은 식물들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읽게 된 책입니다. 집에서 기르는 애완동물은 일거수 일투족 관리가 필요하고 돌봐주어야 되는데 집에서 가꾸는 식물은 스스로 잘도 크고 우리에게 먹을 것도 주는 우리와 평등한 관계에 놓인 독립적인 존재로 생각됩니다. 산에서 나는 산나물을 캐 올때면 더더욱 신기해요. 우리가 물을 준 것도 아니고 잡초를 베어준 것도 아닌데 잘 자라서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까지 주니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지. ^^ 이런 식물들을 더 자세히 알 수 있으리라 기대가 컸습니다. 책은 정사각형에 진한 색감과 또렷한 그림체가 돋보이는 일러스트로 표지가 되어져 있어 매력적입니다. 책이 모두 컬러로 되어 있지만 얇은 편이고 가볍습니다. 일러스트와 사진이 조화로운 그림이 본문을 크게 차지하고 그 위에 살짝 본문을 이루고 있어 보기 좋고 읽기 편한 책입니다. ^^
식물과 관련된 100개의 이야기로 엮여져 있습니다. 독특한 색조와 그림체로 감성이 풍부해지는 책입니다. 그림과 글로 이뤄진 두 페이지로 한가지 식물의 설명이 간단하게 끝나지만 두, 세 개의 이야기로 이뤄진 식물도 몇 개 있습니다. 이야기 자체가 간단해 부담없이 읽을 수 있고 생소한 분야이지만 아주 쉽게 느껴집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어떻게 쓰였는지 알 수도 있고 학계에서 어떤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지 알려줍니다. 이름만 아는 풀이 많았는데 사진과 그림으로 식물의 부분 부분을 잘 보여주고 있어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그 중에서 코코넛 이야기에서 코코넛 껍질이 존 F. 케네디 집무실에 있었던 이야기가 흥미로웠습니다. 짧은 한 페이지의 본문에 코코넛이 자라는 환경과 함께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한 코코넛의 모습까지 그려주고 있어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상추에 대한 속설과 함께 진짜 사실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짧게 짧게 소개하지만 어색하지 않고 너무 짧아 아쉬운 건 있지만 이야기의 흐름이 자연스럽고 위트가 있어 재미있습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짧은 이야기들에 익숙해 지기 전에는 너무 짧고 지나치듯 이야기하는 듯한 스타일에 적응이 되질 않아 어색했습니다. 한 페이지에는 그 식물의 사진과 일러스트로 가득 채워져 있고 본문도 아주 짧아 동화책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떤 전문적인 분야의 자료도 이야기와 흐름이 있다면 소설처럼 느껴질 수 있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건 천천히 20여 페이지를 읽고 난 후였던 거 같습니다. 점점 일러스트의 색감과 그림체가 눈에 익고 짧은 본문이지만 그 흐름이 각각 다르고 이야기의 초점도 모두 달라 지겹지 않게 읽을 수 있습니다.
깊이감 있게 식물을 이해하는 책이라기 보다 즐겁게 식물에 대해 관심을 깊게 만들어 주는 책입니다. 식물학의 입장에서 구체적이고 학문적인 이야기보다 그 식물과 관련된 어떤 이야기도 주제가 되어 독자에게 흥미를 선사하고 호기심을 불러 일으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문학적인 식물학 도감으로도 불리울 수 있는 놀라운 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