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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메인터넌스 - 자전거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누카야 그룹 감수.협력, 유가영 옮김 / 함께북스 / 2014년 3월
평점 :
자전거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자전거 메인터넌스
운동을 하러 가는 날은 꼭 자전거를 타고 이동을 하고 있어요. 일주일에 두번, 10분 정도의 짧은 이동이지요. 2년 전만 해도 부지런히 30분 정도 출퇴근길을 1년 정도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도 했는데요. 그 주인공은 바로 14년이나 제 곁을 지켜준 삼천리 자전거. ^^ 앞뒤 바퀴를 한번씩 교체, 바퀴 내부도 한번씩 교체, 브레이크 라인과 브레이크 교체 한번씩을 해줬을 뿐이에요. 오랜시간 같이 하다 보니 애착이 생겨 쉽게 새 자전거를 못 사고 있지요. 자전거가 탈이라도 날까 불안하기도 하지만 장거리 여행을 갈 때면 자전거가 짐덩어리가 되진 않을까 걱정도 되더라구요. 차를 타고 다닐 때도 비슷한 걱정을 했지만 주차 공간도 적고 잃어버려도 경제적 부담이 적은 자전거가 더 편하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오래 타온 자전거를 위급할 때에는 내 손으로 손보고 버리지 않을 정도의 능력은 있어야 책임감 있는 태도가 아닐까 라는 생각에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책은 전면 컬러지로 두껍고 묵직한 편으로 책넘김이 좋고 모든 페이지는 사진으로 깔끔히 잘 정리되어져 있어 읽기 좋았습니다.
제가 아끼는 삼천리 자전거는 책에서 분류되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아 속상했습니다. ㅠㅠ 물론 굳이 분류를 하자면 산악자전거 즈음이지 않을까 추측해 보았습니다. 얼마전에 읽은 같은 일본에서 나온 <마라톤 교본>이란 책과 유사하게 자잘히 분류되고 분석된 설명이 체계적이라 한눈에 파악하기 쉬운 책이였습니다. 초반에에는 큼직하게 분류되고 한 페이지에 한가지 정보를 한번에 보여주려는 노력이 어우러져 좀 너무 듬성듬성 보이는 사진과 글자들이 보기가 안 좋았습니다. 점점 적응이 되면서 제게 필요했던 부분들이 하나하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한 두번 수리를 맡기다 보니 자잘한 고장은 금방 처리될 수 있어 현장에서 수리작업을 구경한 적이 몇번 있는데요. 그런 작업 중에서 사소한 작업에는 공임이 너무 비싼 거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 그래서 자잘하게 손 봐야 될 것이 보일때면, 예를 들어 나사를 조이거나 바퀴가 좀 휘어 있을 때면 제가 직접 수리를 해볼려고 시도해 봤는데요. 결과는 오히려 손해였습니다. 어떻게 고쳐야겠다는 방향도 없이 이리저리 하다보면 되겠지 싶어 손을 대었지만 결론적으론 내 시간도 버리고 자전거도 고생을 한 격이지요. 결국엔 수리점에 가서 2, 3분만에 끝나는 수리를 받고는 허탈해 했었답니다. 그것도 그냥 서비스로 해주시는... ^^ 그러니 자전거 수리를 배워봤으면 싶었는데 이 책에서 사진과 함께 여러가지 작업을 잘 설명해 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초반부터 거슬렸던 건 소제목으로 '자전거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이라 말해 놓고 자전거 메이커 위주의 설명이 되어있다는 것입니다. 자전거도 딱 4가지 분류만 해 놓고 유명한 혹은 대표 메이커와 자전거 이름이 명시됩니다. 요즘 자전거들은 워낙 고가로 나오기도 하지만 종류도 엄청난 걸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분류하면 그 분류에 못 들어가는 자전거도 꽤 많을 거 같습니다. 독자에게 자전거 메이커로 위화감을 주려는 것인지 비싼 걸 추천하는 것인지 14살 삼천리 자전거의 주인은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ㅋㅋ 그리고 일본의 분석적이고 체계적인 책들을 봐왔던 터라 기대하던 바가 있었는데 그 책들과 달리 부분 부분 설명하며 전체 자전거에서 어느 부분에 해당하는지 직관적인 설명이 없어 아쉬웠습니다. 다시 앞쪽으로 돌아가 지금 설명하는 부분이 어디인지 찾아볼 수 밖에 없었지요.
하지만 자전거의 거의 모든 것을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프레임에 대한 이해, 그리고 제가 궁금했던 부분 부분의 이름과 수리 방법이 사진으로 잘 나와 있었습니다. 간단한 자가 진단과 관리법, 수리법이 나와 있어 불안했던 긴급 상황에 대비할 수 있을 거 같아 좋았어요. 사소하게 수리점에서 받는 서비스로 해주는 수리에서 부터 부분 부분 관리하는 법까지 나와 있어 자전거를 잘 관리하며 오래 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입니다.
정말 급히 수리를 해야되는데 수리점이 많지 않았던 예전에 이 책을 봤다면 정말 좋았을 거 같습니다. 제가 사는 도시는 자전거를 타시는 분들이 많아 수리점도 판매점도 요즘 엄청 많이 생겨서 수리를 못 받아 곤란한 적은 거의 없는 거 같아요. 저처럼 오래 자전거를 타도 초심자처럼 자전거를 잘 모르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 책은 저보다는 조금 더 자전거 부분 부분에 대해 관심도 많고 잘 이해하시는 중급자분들이 마음 편히 보시기에 더 좋을 거 같습니다. 차를 타는 사람이 어느 정도 기본적인 운행 역학과 수리법을 알고 있으면 마음 편히 긴급시에 대처할 수 있는 것처럼 자전거 또한 그러하지요. 자전거를 아끼고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탐낼 만한 책입니다.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