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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풀 비즈니스 - 화이트 독 카페 창업자 주디윅스가 전하는 무한경쟁과 승자독식, 자연훼손으로부터 벗어나 모두가 잘 사는 방법!
주디 윅스 지음, 박여진 옮김 / 마일스톤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주디 윅스 - 뷰티풀 비즈니스
10여년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사업 생각이 절로 날때가 있습니다. 주변에 사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넘쳐나지만 성공하는 사람은 거의 보질 못했습니다. 그래도 사업의지는 사그라들지 않았고 사업 아이템들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요. 사업을 생각한 지 어언 7년, 그 사이 제 생각도 많이 변해 환경에 유해한 것들은 편의를 위한 소수의 것들을 제외하면 친환경쪽으로 쓰려 하고 사업 아이템도 그쪽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환경에 유해한 산업에 종사하는 것조차 거부감이 들게 되던 차에 이 책을 보고 읽게 되었습니다. 직장 생활을 해가면서도 어떻게 하면 환경에 덜 피해를 주게 될까 아이디어를 내게 되는데 그런 면에서도 왠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 같았습니다. 책은 뚜꺼운 편이지만 그에 비해 덜 무거운 편이라 휴대가 좋았고, 글자도 크고 중간 중간에 저자의 사진들이 실려 있어 읽기 좋았습니다.
10을 기대하고 읽었다면 50을 얻은 책입니다. 간단히 사업 아이템과 친환경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까 읽었던 책에서 미래에 우리 세대가 추구해야 할 비즈니스 방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제목 아래 작게 쓰인 광고 어구가 책을 읽으며 가슴에 점점 더 박혀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작은 식당이 전 세계인의 가슴을 뛰게 하는 위대한 기업이 되다.' 착한 기업, 사회적 기업 등 이전엔 들어보지 못한 아름다운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딱 히피 세대로서 히피 정신과 비슷한 자신만의 소신을 갖고 사업을 운영하며 생긴 노하우를 전하기 위해 책을 쓰게 됩니다. 자서전과는 달리 자신의 사업스타일이 어떻게 나올 수 있었는지 배경을 알리기 위해 어릴 때부터 시간순으로 자신이 영향을 받은 것들을 이야기 형식으로 쓰고 있습니다.
그 중 제일 흥미로웠던 부분이 알래스카 이누잇에서 10개월동안 생활하며 겪은 경험이였습니다. 원주민들의 문화 자체가 욕심이 없고 남이 바라는 것은 선뜻 건네주며 자연의 품에서 얻은 것은 공유의 것으로 생각하는 것 등이 신기했고 저자가 그 문화에서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현대의 서구 문화가 반드시 이로운가 저자의 글을 통해 새삼 생각하게 되더군요. 고대부터 내려온 공동 사회 문화를 무시하고 서구의 문화에 따라가는 이누잇 마을 사람들이 안타까웠습니다. 저자의 삶에서 사업을 끊을래야 끊을 수가 없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결혼과 이혼, 그리고 새로 얻은 직업에서 새로운 결혼과 사업. 실수와 좌절을 통해 무엇을 얻어내었는가, 아니면 좌절로 끝났는가로 그 사람의 인생이 달라진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됩니다. 그 과정을 소설처럼 재미있게 읽으며 제가 미래에 할 수도 있을 사업 아이템들을 구상하기도 했고 미래의 제 모습을 그려보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도 남녀차별이 심해서 동업자라는 개념이 확고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어 놀랐습니다. 힘들게 같이 사업을 일구었던 동업자이던 전남편이 사업에서는 자기 것은 자기가 챙겨야 된다며 냉정히 돌아섰던 것에 좌절하지 않고 저자는 실패를 발판삼아 교훈을 얻어 더 나은 사업가가 될 수 있었습니다. 10년 동안 20만 달러에서 200만 달러까지 매출을 올린 지배인으로 있던 식당에서 자기 몫을 챙기지 못하고 나올 수 밖에 없었던 그 실패에서도 저자는 좌절해 낙담했지만 더 나은 나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으로 삼았습니다. 이런 배워나가는 자세에 열정적으로 임하는 자세가 더해져 저자의 삶이 윤택하고 풍요로워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물질적인 것 뿐만 아니라 마음이 넉넉해지고 사업가 기질이 또렷해 지는 게 느껴졌는데요. 저자의 모습을 보며 지금의 제 모습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무슨 일을 하든 미리 준비하고 미리 걱정해보고 포기하기를 반복합니다. 진정으로 실패를 해보지 못한 세대여서 그런게 아닐까, 너무 걱정만 하고 저질러 보는 열정은 없는게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저자는 일단 하면 자신을 다 던져 추진력을 만들어 내었지만, 저 같은 경우만 봐도 사업만 막연히 7년정도 상상만 하고 내가 하면 어떨까, 그런 건 못할거야 라며 부정적인 생각만 하나하나 쌓아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는 천연스럽게 걱정없이 일에 몰두하는 열정을 보여주고 한없이 일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럼과 동시에 미래의 모범적인 사업 형태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도 어느새 부턴가 대기업보다는 지역 사회를 키우고자 하는 움직임이 조금씩 보이고 있습니다. 저희 동네는 중소 도시임에도 작고 큰 협동조합이 꽤 많이 생겼습니다. 물론 대형 쇼핑몰이 제일 점유율이 높지만 조금씩 생협이 생기고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대량 생산되는 농산물보다 유기농이나 수제품을 찾는 분들도 늘었구요. 그러면서 점점 저자가 사는 마을처럼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돈을 버는 게 아니라 같이 공존하기 위해 협동하게 되지 않을까 막연히 기대하게 됩니다. 그런 과정에 제가 어느 자리에 있을 수 있을까 상상하게 해 본 좋은 기회였습니다.
저자의 경우 전통적인 마을이 재개발로 없어질 위기에 처해 법적 투쟁을 통해 마을을 지켜낸 독특한 이력이 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더더욱 마을 사람들간의 유대가 강해진 특수한 경우가 아닐까 생각되었는데요. 여튼 지금 저희 동네처럼 작은 곳에서도 저자가 주위와 유지했던 연대감은 쉽게 만들어질 거 같지가 않습니다. 돈을 중시하는 사회는 불신도 깊다고 하죠. 그래도 저 같이 돈을 사랑하는 사람도 이런 좋은 책을 읽으며 돈보다 뭐가 더 중요한지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