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
홍창욱 지음 / 북하우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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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욱 - 제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

 

 

 

 

 

 

  제주도를 딱 한번 가보고 반해 한창 그쪽으로 이주하는 건 어떨까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있습니다. 이두나가 쓴 <제주도 살고 싶다>는 책과 메가쑈킹이 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쫄깃>이라는 책을 보며 제주로의 이주를 꿈꿨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막히더군요. 그 곳에서 돈을 벌 수단이 마땅치 않았고 그 만큼 그 곳에서의 생활이 쉽게 힘겨워지고 지겨워질 거 같아 포기했었는데요. 작년 여름 휴가를 제주도에서 열심히 걸으며 느낀 것은 제가 추구하는 삶이 어쩌면 제주라는 한적하지만 때마다 여행객이 넘치는 섬에서 이룰 수도 있겠다는 상상을 하게 되었고 아이를 키운다는 제목에 이끌려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책은 작고 도톰하고 눈이 편한 연한 초록색의 표지와 아기 사진이 귀엽게 느껴지는 디자인입니다. 본문의 글은 좀 작지만 사진이 많고 글이 짤막 짤막해 잘 읽히는 편이였습니다.

 

 

 

 

 

 

  저자의 생활 이야기를 통해 제주 생활과 육아, 결혼생활, 낯선 곳에서의 적응 방법 등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과거엔 그러지 않았던 사람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결혼과 육아, 그리고 제주로의 이주를 통해 저자가 얼마나 많이 변화되었는지 저자 나름 객관적인 입장에서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리고 저자의 제주에서 직장을 찾고 육아를 하고 지역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을 보며 나라면 어떨까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간접 경험이였습니다.

  초반에는 저자의 자기 생활 중심적인 이야기가 크게 매력적으로 느껴지질 않았습니다. 점점 제주에 동화되려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경상도 남자가 뽀뇨라는 귀여운 아가씨와 같이 커나가는 모습을 보며 재미를 붙이며 읽게 되었습니다. 남성분들이 육아를 경험하는 경우가 요즘은 늘어났지만 저자의 경우처럼 온전히 육아를 경험하신 분들이 얼마나 되실까요. 그 경험이 아직 결혼을 하지 못한 제 입장에선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제 주위의 남성분들은 육아를 여성의 일이라고만 막연히 생각하고 자신은 완전히 몸과 영혼을 육아에서 빠져나와 있는 경우가 많았고, 아이가 울면 신경질부터 내는 나쁜 아빠들이 많아서인 거 같은데요. ^^; 짧게나마 회사를 다니지 않고 뽀뇨를 돌보며 집에 있으면서 아내의 관찰력과 노고를 알게 되었고 아이를 더 깊이 이해하는 아빠의 모습이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진정 서로의 입장에 서본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깊은 이해력과 포용력을 갖춘 부부라서 참 부러웠습니다.

  글은 객관적으로 육아, 결혼생활, 제주생활, 직장생활 등 저자의 삶을 다 포용하고 있어 분류하기 힘들 거 같습니다. 에세이 정도일까요. 분류하길 좋아하는 저는 이 점이 초반에 책에 매력을 느낄 수 없게 했는데요. 결론적으로 제주, 육아를 통한 저자의 깨달음과 성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글을 제주의 한 신문에 칼럼형식으로 소개한 경력이 있으므로 이 글들은 아마도 그 들을을 옮겨 쓴 것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지역 사회에선 젊은 사람이 서울에서 이주해 와서 열심히 사는 모습을 읽을 수 있으니 신선하고 재미있었을 거 같습니다. 제주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 육아에 관심을 가질 것이냐는 참... 희박한 확률일 거 같은데요. 얼마전에 읽은 허수경씨의 <왜 사느냐면, 제주도에>를 읽으면서도 육아 이야기가 많아 조금 힘들었습니다. 이 책은 본격적인 육아 관련 깨달음과 정보들이 넘쳐납니다. 참고 하셔서 읽으시는게 좋겠습니다. 

 

 

 

 

 

 

  제주의 자연을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요즘은 아이에게 주말 시간을 빌어 외곽으로 나가 자연을 보여줄 수 있는데 반해 제주는 쉽게 바다와 산을 접할 수 있었고 아이가 항상 열린 자연과 함께 커간다는 것이 얼마나 아이에게 좋은지 알게 해줍니다. 제주 뿐 아니라 자연과 가까운 시골 생활에 판타지를 요즘 많이 꿈꾸게 됩니다. 그런 시골에서 어떻게 실패하지 않고 정착할 수 있는지, 그리고 가족과 더 가까워지는 시간을 어떻게 현명하게 이끌어 갈 수 있는지 지혜를 얻을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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