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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벗고 색을 입자
황정선 지음 / 황금부엉이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황정선 - 옷을 벗고 색을 입자
어릴 적부터 패션감각과 색을 이해하지 못해 매일 패션테러리스트처럼 입고 다니기 일쑤였던 나. 어느덧 어른이 되어 색상과 이미지로 컨텐츠를 만드는 일을 하다 보니 색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컨텐츠의 퀄리티가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확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입고 다니는 패션도 조금 나아지는 거 같았지만 언제나 매칭을 너무 터프하게 하는 편이라 섬세하게 색상을 배우면 일에도 패션스타일에도 도움이 될 거 같아 읽게 되었습니다. ^^ 전체가 컬러지로 묵직한 편이지만 색상을 또렷하게 볼 수 있는 재질이라 보기에 좋았습니다.
옷과 관련된 색상과 스타일을 한번에 쉽게 정리할 수 있는 책입니다. 줄간이 넉넉하고 페이지마다 글자를 많이 넣지 않았고 그림을 큼직큼직하게 넣고 여유 공간에 색을 배치해 색에 대한 이미지를 만드는 데 집중하게 해줍니다. 의류 관련 산업이 발전하고 소비가 늘어났습니다. 매일 엄청나게 의류가 제조되고 유통되고 있는 가운데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내게 어울리는 색상과 스타일의 옷을 찾을 수 있는지를 고민할 여유가 없는 우리에게 진정 나에게 어울리는 색의 옷은 어떤 것인지 그리고 나는 어떤 스타일이며 TPO에 따라 어떤 스타일을 연출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해줍니다.
총 7 스텝으로 이뤄진 책은 일견 순서없이 읽어도 될 책처럼 그림이 많고 글이 적습니다. 하지만 초반부터 색상에 대한 기본 개념을 잡고 자신이 어느 색상 계열에 어울리는지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사계절인 봄, 여름, 가을, 겨울로 크게 색상을 분류하고 독자가 어디에 속할런지 알 수 있게 테스트를 할 수 있게 합니다.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피부가 흰 편인 저는 평소 좋아하는 베이지나 연한 핑크를 입으면 초라하거나 흐릿해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었고 디자인에 상관없이 검정과 흰색을 잘 매치해 또렷하고 굵은 분위기를 연출하면 잘 어울렸는데요. 하지만 또렷한 디자인들은 과감하게 도전하기가 힘들어 디자인이 특이하고 색이 연한 핑크색 옷을 주로 입어 눈에 튀지 않으면서 안정된 분위기를 연출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이 책의 내용으로 유추하면 겨울 타입인 제가 가을 타입을 추구해 왔던 듯 합니다.
겨울은 명도가 낮고 선명한 색이 어울리며 차갑고 화려한 인상의 사람이며, 가을은 명도가 높고 부드러운 색이 어울리며 우아하고 부드러운 인상의 사람이라고 합니다. 평소 차갑고 인상이 강하다는 말을 자주 들어 이를 완화하기 위해 저 나름 노력한 듯 합니다. ^^ 제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가을 타입을 추구해 왔다는 것이 참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옷의 색상이 아무리 아름답다고 해도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색이 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 정말 좋아하는 색인 좀 진한 베이지색을 입으면 초라해 보였는데 그 이유도 알게 되었구요.
7 스텝으로 나누어 옷 색상과 스타일 뿐 아니라 메이크업, 헤어, 이미지, 남자들의 색을 차례대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색상과 관련된 공부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전체 이미지를 어떻게 추구할 것인지 총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의류 관련 산업이 발전하면서 때마다 유행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바탕으로 유행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나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을 수 있겠습니다. 환경을 지켜야 된다는 제 신념이 스타일에도 연결될 수 있게 도와 주었습니다.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스타일을 추구하면 이것 저것 유행에 휘둘리지 않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염색과 제조 과정을 줄일 수도 있을 거 같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