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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라의 외출 - 나를 찾는 내면아이
김현정 글.그림 / 위즈앤비즈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내 안의 또 다른 내게 랄라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저자가 궁금해 읽게 된 책입니다. 배우셨지만 심리치료를 받다가 미술심리에 관심을 가지면서 랄라를 만들어냈다는 특이한 이력도 돋보입니다. 왜 랄라일까도 궁금했구요. 내 안의 나와 어떤 화해와 발전을 이루었을까 궁금해집니다. 책은 아름다운 저자의 그림체와 색감으로 고급스럽고 귀엽게 보입니다. 양장본으로 되어 있고 글은 짤막 짤막하게 이뤄져 있고 글자도 크고 줄간도 넉넉해 읽기 좋았습니다. 중간 중간에 저자의 그림이 있어 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 무겁지 않아 들고 읽기에도 좋았습니다.
글은 짧고 그림도 있어 읽기 좋은 책입니다. 그림, 심리치료와 심리학, 철학, 그리고 연기 인생까지 다방면의 주제로 짤막한 에세이를 모았습니다. 그림이 너무 아름답고 오묘해 눈이 즐거웠습니다. ^^ 다른 유명 그림을 모사하기도 하고 유명인과 그림의 주제와 함께 랄라를 주인공으로 하는 그림들은 글의 테마를 보여줌과 함께 치유의 힘도 가진 거 같습니다. 저자가 걸어간 힐링의 길을 우리 독자들도 같이 걸을 수 있었고 같이 힐링될 수 있었습니다.
내면을 잊은 채 살아가는 우리에게 내면의 나와 화해하는 길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내면에 갇혔던 또 다른 나, 발랄한 랄라는 내면에 갇혔있지만 않고 외출을 합니다. 내면을 내보이지 못하고 꽁꽁 싸맨채 울화가 생기거나 생병을 만드는 우리, 근대로 들어선 100여년을 되돌아보면 이게 능사가 아님을 사회 다양한 곳에서 긍정하고 있습니다. 탤런트라는 직업이 감성이 풍부한 직업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림을 통한 심리치료는 들끓는 저자의 내면을 가라앉히고 어리고 귀엽고 발랄한 랄라를 발견하게 도와줍니다. 저도 심리치료에 솔깃해지더군요. 내면의 어린 나를 알게 되었지만 진정 그와 함께 외출을 해 본 적은 있는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제가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철학자 강신주 박사님. 그 분의 말씀대로라면 내면과 마주침 그 순간에 머무는 것은 그 자리에서의 안주, 나를 사랑하는 나로의 퇴행이라 합니다. 저자가 랄라로 화해 나온 외출을 박사님의 말씀 문맥 그대로 대입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곧바로 저자의 말에 솔깃 휩쓸리기 전에 한번 의심을 해보았습니다. 크게 본다면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밖으로 내보이고 내몰지만 내가 집중하는 것은 내면의 나라는 데에는 변함없어 이런 나를 인정하고 정진하지 않는 퇴행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그가 처한 상황에 따라 이런 방법도 필요하겠다 싶습니다. 그리고 퇴행도 정진을 위한 계단의 하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책을 읽을 수록 강하게 듭니다. 부제목 처럼 나를 찾아야 제대로 된 정진도 가능합니다. 나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마구잡이로 이리저리 좌충우돌하는 정진은 오히려 더 빠른 퇴행이 될테니깐요.
그림과 함께 나를 찾아나가는 섬세한 과정들을 함께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내면의 남성성, 여성성과도 조화로워야 하겠지만 하늘처럼 광활한 무의식과 연결된 내 안의 또 다른 나라는 매개체와도 조화로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내가 그린 그림, 글, 그리고 마음 그대로를 내보인다는 것은 참 힘들었을 듯 합니다. 저자의 솔직담백한 토로가 저를 깨어나게 합니다. 내 에너지를 남탓을 하고 환경을 탓하느라 허비하고 있지는 않는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나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무의식안에 존재할 또 다른 나. 그를 캐릭터화해 밖으로 표출해 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