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런 - 뉴욕 파슨스대 최고 명강의
에린 조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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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린 조 - 아웃런

 

 

 

 

 

   파슨스라는 이름만 보고 손에 든 책입니다. 몇년 전부터 케이블 티비에서 방영하는 <프로젝트 런웨이> 미국판과 한국판을 보면 파슨스 출신들이 많고 미국판의 사감 선생님같지만 여러가지로 도움을 주는 도우미 팀 건도 파슨스 디자인 스쿨의 학장을 역임했고 말입니다. 프로젝트 런웨이를 보면서 파슨스를 주목하게 되었고 그 학교에서 나온 많은 분들이 광고, 디자인 계통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에린 조라는 한국인 교수님이 계실 줄은 몰랐어요. 반갑고도 신기합니다. 디자인 경영학과라는 특이한 존재도 처음 알게 됩니다. 디자인 계통에서 유명한 학교에 디자인 경영학과라는 생소한 학과. 요즘 트렌드에도 부합하는 거 같습니다. MIT 미디어랩에서도 기술과 함께 인문학, 경영 등 을 접목해 기술과 함께 실행력을 높였는데 디자인 경영도 그런 분야일 거 같아 기대감을 갖고 책을 읽게 됩니다. 책은 적당한 크기에 글자도 적당해 좋았지만 내용이 어렵게 느껴지며 글자도 작아진 거 같은 심적 압박을 받습니다. ^^;;

 

 

 

 

 

 

  초반에 익숙해지기 힘든 학문적인 언어들로 3일동안 서문과 1장 초반에서 며칠을 고뇌하며 읽다가 조금씩 적응이 됩니다. 꽤 힘든 과정이였습니다. ^^; 쉬운 책에 너무 길들여진걸까요. 하지만 한국의 교육열과 성실함과 창조성에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의 브랜드와 기업들이 세계 무대에서 혁신에 성공하지 못하고 뒤쳐지는 것을 걱정하며 쓴 저자의 의도가 너무 좋아 성실하게 읽다보니 저절로 눈에 익고 용어들에 익숙해지며 몰입도를 점점 올릴 수 있었습니다.

  이론과 사례가 조화를 이루어 일견 학구적으로 보이는 책이지만 재미있습니다. ^^ 세계적인 기업의 성공적인 그리고 실패한 혁신들 자체가 재미있었던 데다가 이론의 타당성과 상황에 따른 오류들을 확인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전체 6장으로 되어 있고 각 장에서 3-5개의 이론을 설명하며 다양한 사례들로 어려워 이해가 쉽지 않은 이론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 과정에서 파슨스 디자인 학교의 교과정을 살짝 이해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영국 일러스트 수업>이라는 책을 통해 영국에서 일러스트를 배우는 교과정을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영국의 일러스트 학교도 파슨스처럼 기존 틀에 맞추려는 것보다 새로운 학생만의 생각과 방향을 만들도록 선생들이 도와준다는 게 너무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혁신을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제품, 유통과정, 매장, 경영마인드 등 혁신이 필요한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어 상상력을 돋우는 책입니다. 한국 기업에서는 3장에서 다루고 있는 '뭔가 다른 의미의 통찰력을 끌어내라'라는 부분이 부족한 거 같습니다. 소비자를 위해 혁신하고 공감하는 기업이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생산 과정에서 이윤을 많이 남기기 위해 회사에 이로운 쪽으로 더 생각하려는 마인드, 틀을 좀 깨면 너도 좋고 나도 좋을 수 있지 않을까, 3장을 읽으며 감동도 하고 눈을 좀 트인 듯한 느낌입니다. 안 그래도 오늘 네이버 메인에 올려진 글에서 이런 기업을 발견하고 흐뭇하게 글을 읽었습니다. '딜라이트'라는 회사로 젊은 3명의 청년이 창업한 기업으로 국가가 장애인들에게 지원하는 34만원에 맞는 보청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회사더군요. 이제까지의 틀을 깨고 신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사이즈를 확보하고 유통 구조를 개선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가격을 조절한 혁신적인 회사. 기존 보청기로는 만들어 낼 수 없는 가격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장애인들을 위하는 작은 생각에서 시작된 혁신이 꾸준히 성장하도록 같이 빌어 봅니다. ^^

  'H형 인간이 되라'는 주문은 어느 분야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좋은 조언인 듯 합니다. 기술과 경험을 연결해 시너지를 내는 것으로 한가지 문제를 한쪽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3D처럼 다방향에서 보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다양한 분야에서 요구하고 있지요. 

 

 

 

 

 

 

  이 책의 좋은 점은 혁신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마치 마인드맵핑한 것처럼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느 분야에서 혁신을 시행했을 때 놓칠 수 있는 하나라도 빠뜨리지 않기 위해 촘촘하게 짜여져 혹시 놓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막도록 도와줍니다. 우리는 혁신을 경험하며 하나하나 배워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속도는 느리고 이 현대 글로벌 사회에서 생존 확률은 점점 낮아지겠지요. 선행 성공, 실패 사례와 함께 과거 경험에서 만들어진 이론과 설명으로 우리는 실패를 줄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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