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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의 생각법
하노 벡 지음, 배명자 옮김 / 갤리온 / 2013년 10월
평점 :
하노 벡 - 부자들의 생각법
독일인을 생각할 때면 깐깐하고 완벽주의자들 그리고 절약이 몸에 벤 짠돌이들이란 생각이 듭니다. 실제 알고 있는 독일인도 그런 편인데 자신의 깐깐한 기준에 들어맞는 것이 있다면 아무리 비싸도 곁에 두는 스타일이라 많은 걸 생각하게 하더군요. 국민성 자체가 그런 독일에서 경제경영부문 최우수 도서상을 받은 책이라 궁금해 읽게 되었습니다. 평범한 생각을 한다면 특출한 부자가 될 수가 없었겠지요. 제목과 표지의 달러 표시에서 부자들의 생각법에 대해 호기심이 들게 만듭니다. 책은 보통 크기이지만 묵직해 휴대성은 그리 좋지 못합니다.
프롤로그에서부터 저자 자신의 체험을 나누며 독자들의 책에 대한 집중도와 성실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5-6년전, 주식에 관심을 가지며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말을 듣고 도움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들어도 걱정 안들어도 걱정인 결론적으로 안 들으면 더 좋을 말들로 투자자들을 혼돈에 갇히게 하더군요. 처음엔 곧이 곧대로 믿었다가 나만 타이밍이 안 맞았나 별의 별 생각을 다 해보고 손해도 보며 1-2년이 지나고 보니 다 부질없는 말이였다는 걸 나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경제쪽 기사도 구체적인 수치만 믿을 뿐 그에 덧붙히는 말들은 제가 믿는 사람들 외에는 굳이 쳐다보지도 않는 편인데요. ^^; 이런 제 마음을 표현한 듯한 체험을 공개한 저자의 용기가 대단했고 제 판단이 크게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저자가 힘겹게 배운 경제 이론이 시장의 실제 상황과 들어 맞지 않을 때 느끼는 당혹스러움이 느껴지며 공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행동경제학은 심리학과 경제학이 결합된 현대의 새로운 학문이라 합니다. 이론과 현실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경제계에서도 연구의 방법을 달리한 것이지요. 그 이론들을 다양한 사례와 설명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입니다. 주식 투자를 계속 하고 있는 제게 충격적이면서 천천히 수긍하게 된 말은 '주가 변동은 우연한 사건이라' 라는 말입니다. ㅠㅠ 투자에서 안정을 찾고 싶은 제게는 충격적이고 믿기 힘든 말이였습니다. 지금도 나름 상하 움직임의 패턴을 파악했다고 생각하는 주식에 투자하고 있어 읽는 내내 불안감으로 며칠 힘들 정도였습니다. 상황에 따라 수익, 손실의 크기는 다르게 느껴지며, 작은 손실들을 모두 합쳐 하나의 손실로 만들면 극복이 쉽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주식과 관련된 예시와 상황 설명이 많아 주식을 해야 부자가 되는걸까 의구심도 듭니다. 경제 문제에 심리학이 이렇게 중요할지 미처 몰랐습니다. <1일 30분 회사공부법>은 심리학 경제학 사전으로 하루 30분씩 공부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책으로 이 책의 형식과 비슷해 놀랐습니다. 그 책에서는 용어를 제목으로 내세워 본격적인 이론상의 이야기를 좀 쉽게 풀어낸 반면, 이 책은 쉽게 와 닿는 제목을 내세워 호기심을 자극하고 재미있고 역사적인 사건들을 사례로 먼저 보여주어 재미있게 이야기에 독자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 점이 다를 뿐 짧고 쉽게 이론을 설명하는 형식이 비슷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이 더 기분 좋게 느껴졌던 점은 이런 이론들을 연결하여 설명해 깊이 연관있는 용어들을 같이 설명해 돈과 관련된 시장의 심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쉽게 설명해도 경제, 심리학 용어들은 이해가 어렵고 읽기가 힘든 편인데 역사적이고 커다란, 중요한 사건들을 사례로 들어주니 더 쉽게 기억되고 이해되더군요.
시장이 이론적으로 돌아가지 않고 다양하고 복잡한 심리적인 이유들로 예측할 수 없으며 그와 관련되어 새로 생기거나 기존에 있었던 이론들을 사례와 함께 설명하고 있습니다. 부자가 되기 위해 시장과 시장 심리를 이해하고 하지 말아야 할 것, 피해야 될 것들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말괄량이 삐삐처럼 긍정적으로 세상을 보고 판단하는 것, 심적 회계를 잘 이용해 절약하면 부자의 길을 닦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 형식의 글이였다면 아주 어렵게 느껴질 책입니다. 경제와 함께 심리학을 합친 행동경제학 이론을 줄줄이 연결해 설명합니다. 글을 짧게 끊어 호흡이 짧아 좋았고, 크고 역사적인 사례가 들어져 꼭 기억하고 어딘가에 써먹어 보고 싶을 만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생활 습관은 절약, 노후를 위해서는 고위험 투자 라는 좀 모순되는 것들을 권해주고 있지만 적절히 생활에 적용해보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