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소녀와 좀비의 탐험
도마스 아키나리 지음, 박주영 옮김 / 한언출판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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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스 아키나리 - 철학소녀와 좀비의 탐험

인문학을 쉽게 설명해주는 책을 좋아합니다. 아직 어려운 인문학을 생으로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보니 소화잘되게 미리 잘근잘근 씹어 소화가 잘 되도록 도와주는 책을 좋아하는데요.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등 그리스 철학자들과 가까이 할 수 흔치 않은 기회일 거 같아 책을 읽게 되었어요. 인문을 읽으면서 점점 더 철학이 절실해짐을 느끼지만 쉽게 이해가 되질 않는 영역이라 저는 보통 강연으로 철학을 듣는 편인데요. 이해 수준이 미천하고 학문적인 글을 싫어하는 편이라 소설 형식으로 쓰여진 책에 호기심도 들더군요. 책은 만화책처럼 꽤 작은 편이며 두께는 보통이라 가벼워 휴대성이 좋았습니다. 본문은 책이 작은 편이고 책 가득 문자로 가득차 있지만 줄간이 넉넉해 읽기가 좋았습니다.

어정쩡한 도입부의 부자연스러움이 초반부터 책을 읽으려는 마음을 움찔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이는 기우일 뿐. 설정이 어정쩡할 뿐 자연스러운 사색으로 이끄는 대화체가 놀랍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나오지만 그들의 캐릭터는 그들의 대화로만 보여지면서 소설에서처럼 캐릭터를 몽글몽글 독자의 머리속에 각인시키기는 힘들지만 대화 내용으로 독자들을 생각할 수 있게 유도하고 있습니다. 어느 고귀한 철학자의 말보다 이해가 쉽고 명확하기 때문인 거 같습니다. ^^

대체 철학은 학문을 위한 것인가 대중의 깨달음을 위한 것인가 자신의 명예를 위한 것인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왜 니체는 그렇게 어려울 수 밖에 없는지 의구심이 듭니다. 많은 사람들이 철학을 고고한 상아탑같은 학문으로 느끼는 이유는 그들의 어려운 언어가 문제인데요. 자신만이 혹은 학계 사람들만이 알아보기 쉽도록 쓰여진 책이 진정한 철학인가 항상 의구심을 갖던 것이 이 책을 읽으므로서 확실해 지네요. 물록 그 내용이 정말 소크라테스의 것인지 플라톤의 것인지 문외한인 저는 잘 모르지만 ^^; 확실히 사색하게 해준다는 철학의 그 취지에는 딱 맞는 좋은 책입니다.

철학 학파와 함께 그 주체들과 그네들 철학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외우기 힘든 과목을 이런 판타지 소설 형식으로 만든다면 참 재미있을 거 같다는 상상도 하게 되네요. ^^ 물론 이야기 형식 이어야 하니 그만큼 진도는 엄청 느려지겠지만요. 철학을 어려운 말로 된 학문으로만 생각했던 제게 조금 다른 각도로 철학을 바라보며 이해하게 해주었습니다. 나도 나름의 철학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은 막연히 했지만 체계적인 철학을 만들기 위해선 생각이 정리되어야 된다는 걸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읽을 수록 점점 어려워져 읽기 속도가 떨어지지만 중간 중간에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있어 자꾸 손이 가는 귀엽지만 배울 것이 많은 소설이였습니다. 철학은 너무 영역이 넓고 학파도 많고 그 학파간 주장하는 것이 많아 구분이 쉽지 않아 소설 형식을 취했지만 아주 쉽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이렇게 정리해주는 착한 책이 있다는 건 학생들이나 철학에 관심을 가진 독자로서는 감사한 일인 거 같아요. 철학에 관심은 있지만 쉽게 책읽기에 부담을 가진 분들에게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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