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지문의 소설 속 인생 - 치열하게 살고, 장렬하게 죽은 명작 속의 인생들
서지문 지음 / 이다미디어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서지문 - 서지문의 소설 속 인생
제 짧은 인생에서 지대한 영향을 미친 책들은 거의 모두 소설입니다. 어릴 때부터 동화책, 판타지 소설, 로맨스 소설에
많이 이끌렸고 남들의 이야기에 항상 호기심이 많은 것처럼 소설의 스토리를 열망했습니다. 그 소설의 주인공이 매력적이면 그 주인공에
빠져 내가 마치 그 사람인양 생각해보고 이런 상황에 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까 상상해보기도 하며 공상에 잠기곤 했습니다.
주인공의 캐릭터가 내 취향이 아니고 스토리가 늘어지면 소설은 제게 부담이 되고 마음을 무겁게 만들기도 했는데요. 아직 제가
읽어보지 못한 소설들을 다른 사람이 본 이야기를 읽는 것도 쉽지 않은 소설들을 읽을 수 있는 방법일 거 같아 읽게 되었습니다.
표지는 다루고 있는 소설의 저자들을 책 테두리에 나열했으며 진한 비둘기색으로 왠지 미묘하게 보입니다. 마치 우리의 인생처럼. ^^
보통 크기에 두께가 있지만 가벼운 편으로 휴대성이 좋았습니다.
다양한 언어권의 20권의 소설책을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소개해 주시는 분이 영문학 교수님이셨고 은퇴를 앞두고 동아일보에
글들을 수록하고 책을 내놓으신 듯 합니다. 그래서인지 단점부터 들춰보자면 일관된 문체가 아닌 듯 느껴진다는 점이 의아했습니다.
어떤 책에 대한 글은 문장 자체가 복잡하고 관념어가 있어 이해가 잘 안된다 싶으면 그 다음 글은 쉽고 가벼워 어렵고 긴 소설을
간략히 정리해 신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한 사람이 쓴 글일까 의아하게 읽은 챕터도 있을 정도로 통일성을 깊이 느끼지는
못했는데요. 이는 그만큼 다루고 있는 소설의 내용과 캐릭터들이 완연히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나름 생각해볼 뿐입니다. 하지만 너무도
복잡한 내용과 지루한 내용들을 모두 간추려 그 소설의 묘수를 독자들에게 전해주려는 저자의 정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20권의 책을 소개하는 형식은 매 챕터마다 똑같습니다. 이런 틀이 다양한 작품들에 휘둘릴 저처럼 소심한 독자들에겐 어느
정도 위안으로 다가와 편안하게 해줍니다. 초판본인지 어떨지 모를 원작의 표지를 보여줍니다. 저자의 책에 대한 서평과 줄거리,
그리고 그 책의 저자에 대한 소개를 색을 입힌 블록으로 나누어 줍니다. 정성스런 서평에 줄거리를 읽을 필요가 없는 책들도
있습니다. 전혀 모르던 책이나 실제 책은 너무 길어 읽기 힘들겠다 싶은 책은 줄거리를 읽으면 좋겠습니다.
18세기때부터의 소설을 쓰여진 시대순으로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그 시대를 배경으로 쓰여진 소설은 시대성을 읽을 수 있어
좋은데요. 아득하게 먼 이야기라 안전하게 느껴지며 판타지 소설에서 느껴지는 비현실성에서 오는 편안함으로 가득 쌓인 채 다양한
책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멀리서 어떤 사람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는 누구도 마다할 수 없지요. 오랜 옛날이긴 하지만
사람은 크게 변하지 않는지라 마음놓고 다양한 캐릭터들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안철수 의원이 책읽기를 좋아했고 거기에서 사람들이
어떨 때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생각하는 걸 즐긴다는 걸 알았을 때 깜짝 놀랐어요. 저도 그런 편인지라 왠지 그의 말들에 더 공감이
되었는데요. 그런 소소한 디테일을 엿볼 수는 없었지만 어떤 시대엔 어떤 고정 관념이 있었고 그것이 주인공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으며 그들의 생각을 전지적 작가시점(저자시점)에서 엿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내가 그들의 입장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상상을
해보면 나라는 사람은 너무나도 미래지향적인 진보적인 사람이라 그 시대에 태어났다면 마녀로 사냥당하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보고,
답답한 내 안의 고정틀을 깨치고 더 유연해져야되지 않을까 반성도 해보았습니다.
그 책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다면 나올 수 없는 정성스런 서평임에 틀림없습니다. 책에 감동하고 그 마음의 떨림을 다른 이에게도 전하려는 따뜻한 마음이 가슴으로 전해지는 책입니다.
20개 작품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읽기 좋은 책입니다. 어렵고 두꺼운 실제 소설에서 느꼈을 반감을 상쇄할 수 있었고 깊이
있는 정수를 읽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시대의 소설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인생들을 보며 푹 빠질 수 있었고 내 인생을 되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