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대 곁으로 가고 싶다
오종호 지음 / 도어즈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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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학, 성공학에만 집중하고 있는 제게 가끔 달콤한 소설을 선물로 주곤 하는데요, 이번엔 조금 색다른 걸 읽어봤습니다. 책은 얇고 가벼웠구요, 글자가 아주 작은 편이면서 줄간이 넉넉해 눈이 안 좋아진 요즘 조금 읽기 불편했어요. 문고판 도서로 가볍고 들고 다니며 읽기 좋았습니다.


  휴식이 필요할 때 읽기에 좋은 책입니다. 넓직한 줄간에 3-4장을 여유롭게 채우는 짧은 에세이들을 엮어, 바쁜 일상 여행을 가며 짧고 빠르게 읽기에 좋았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의 사랑을 공삼할 수 있었습니다. 역사적인 인물들, 여러 사람들, 영화, 책 등에서의 사랑에 저자의 삶과 사랑이 덧 입혀져 새로운 파장을 만들어냅니다. 글자가 작아서 불편할 뿐 내용이 짧고 누구의 삶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랑이라는 소재로, 잔잔하면서도 깊은 감흥을 불러일으킵니다.  

  책을 읽기 시작할 때엔 잘 알려지지 않은 저자의 에세이를 읽으면 세속적인 제겐 감흥이 일지 않을까 걱정했었어요. ^^; 저자의 삶도 그가 소개하는 사랑도 거부감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어떤 대단한 사람이든 사는 건 거기서 거기라고 하죠. 거기서 거기라도 그 감흥을 되새기고 의미를 어떻게 두느냐는 사람마다 다를텐데요. 인생에서 사랑이 차지하는 부분이 의외로 크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책을 보며 남녀간의 사랑, 자신, 가족, 세상 그리고 불특정 다수에 대한 사랑등 우리 생활 안에선 의미를 새기진 못하고 지나가 버린 사랑이 수도 없이 많다는 걸 새삼 깨닫습니다. 어느 순간에 후두둑 찾아오는 기억들, 그 기억들은 잘 빗어 갈무리하지 못해 자꾸 되내어 떠오르는 게 아닐까... 책으로 펴낸 저자의 갈무리가 부러웠습니다.

  크게 '사랑을 잃은 그대 곁으로', '의미를 찾는 그대 곁으로'라는 두개의 파트로 나눠집니다. 그중 저는 성공학에 익숙해서인지 사랑보다 삶의 의미에 중점을 둔 두번째 챕터인 '의미를 찾는...'이 더 편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김어준에 관한 일화는 저도 읽어 알고 있었지만 저자를 통해 다시 보니 새롭고 재미있었습니다. 이십대 초반 유럽여행에서 여행비를 모두 투자해 명품양복을 산 후 일어난 일로, 김어준이 세상을 바라보는 독특한 시선이 어떻게 생겨났으며 자신에 대해 객관화할 수 있었던 경험으로 젊은이들에게 여행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책에서 나오는 사랑들과 내가 했던 사랑들이 뭉쳐져 가슴을 두근거리게도, 후회에 휩싸이고 슬프기도 했어요. 이 책을 통해 짧게나마 사랑과 내 인생에 대해 다시 되돌아볼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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