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이번에는 제 ‘뼈 때리는‘ 지적에 정신이 번쩍 들어 열심히 기업 분석을 해서 투자를 했다고 가정해볼게요. 하지만 정확한 가치평가는 아직 무리인 상황이라고 하죠. 정말 좋은 기업 같고 너무 싼 것 같아서 주식을 산다면 그때 사는 이유를 적어보세요. 최대한 구체적으로요. ‘시장성이 좋다‘ 보다는 ‘현재는 우리나라사람 10명 중 1명만 이 서비스를 사용 중인데 10년 이내에 국민 중 절반은 쓸것 같다‘거나 ‘매우 저평가돼 있다‘ 보다는 ‘소비자들이 반복 구매할 제품이라 현•재 순이익 100억 원이 계속 유지될 것 같은데 시가총액이 500억 원밖에 안 되다니 기대수익률이 20%(순이익 100억원÷시가총액 500억 원)로 현재 예금 금리 3%보다 매우 높다‘는 식으로요. 그리고 최소 우리나라 상장기업이 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주기인 3개월에 1번은 그 내용을 다시 점검하고 업데이트합니다. 만일 처음 샀을 때나 지난 분기에 점검했을 때와 달리 회사 상황이 안 좋은 쪽으로 바뀌고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미련 갖지 말고 주식을 팔아버리세요. 처음 살 때 대략적으로나마 설정한 목표 주가를 넘어섰을 때도 이 작업을 다시 해봅니다. 회사가 의외로 내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할 수도 있거든요. 이럴 때는 목표 주가를 더 높여 더 보유해도 되겠죠.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어떤 종목이 주목받고 있다면 그때는 조심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주목하고 환호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느냐고요? 먼저 뉴스나 증권사 보고서 양이 부쩍 늘어날 겁니다. 회사 경영자가 인터뷰를 자청할 때도 있을거고요. 주변 사람들이 그 종목에 관해 먼저 말을 꺼내거나 네이버 종목토론실이 활발해지는 것도 증거입니다. 비슷한 종목군이 하나의 업종이나 테마로 묶여 다뤄지는 것도 위험합니다. 이런 현상이 생겼을 때는 이미 그 주식의 주가가 꽤 올라 당신의 계좌도 두둑해졌을 테니 팔아버리더라도 크게 아쉽지는 않을 거예요. 물론 그 이후로도 기업이 훌륭한 실적을 이어가면서 주가가 계속 오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실력을 더 높여 다음 종목에서 그런 행운을 잡자고요. 투자의 세계는 크게 실패한 자에게 재기할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자신만의 성공 공식을 찾아 반복적으로 수익을 내는 게 부자가 되는 길입니다. - P22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라는 격언의 어디가 틀렸다는 걸까요? 2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첫째, 과도한 분산투자는 피해야 합니다. 미국 경제학자 메이어 스탯먼 Meir Statman은 1987년 미국 시장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라면 비체계적 위험의 84%가, 종목이 20개라면 92%가 사라진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종목이 20개를 넘어서면 분산투자 효과가 급격히 감소해 종목 분석 Research 노력과 거래비용 등을 생각하면 실익이 크지 않다고 했죠. 비체계적 위험 축소가 목적이라면 10~20개 종목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뜻입니다. 둘째, 잘 모르는 기업이나 본질가치가 낮은 기업에 투자하는 건 삼가야 합니다. 앞에서 스탯먼이 분석이라고 한 부분인데요, 달걀을 여러 바구니에 나눠 담긴 했는데 그게 모두 썩은 달걀이라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일반투자자들이 과하게 많은 종목을 사는 이유는 사실 분산 효과를 노려서가 아닙니다. 어디서 들은 종목도 조금 사고 샀다가 물린(?) 종목은 팔기 아까우니 그냥 두고 유튜브에서 전문가가 추천한 것도 좀 사고 하다 보니 늘어난 것 뿐입니다. 그러나 투자에 서 가장 위험한 일은 ‘몰빵 투자‘가 아니라 가세가 기울어가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과 본질가치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투자 전에 기업의 본질가치를 잘 꿰뚫어야 하고 투자 후에도 기업이내 전망대로 잘 순항하고 있는지 관찰해야 합니다. 이런 작업은 매우 상식적이지만 쉽지만은 않습니다. 직장인이라면 잘 생각해보세요. 내가 맡은 업무 하나도 어려운데 동료나 상사, 부하와의 관계까지 신경 쓰려면 스트레스가 엄청나지 않나요? 나는 분명 내 몫을 충분히 다한 것 같은데 옆 팀에서 문제를 일으켜 큰 프로젝트가 좌초된 경험도 있을 겁니다. 어이가 없을 만큼 부당한 요구를 하는 손님이나 거래처도 있고요. 이를 모두 합친 것이 기업입니다. 기업 ‘하나요. 그런데 기업의 미래를 잘 예측하고 본질가치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을까요? 어렵겠죠? 그러니 투자하는 기업 수가 많이 늘어나면 어떨까요? 당연히 투자의 난도는 부쩍 높아집니다. 한편 종목 수가 늘어나면 수익률은 반비례로 낮아집니다. 이렇게 얘기해볼까요? 당신에게 기업가치를 정확히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습니다. 그럼 우리나라에 2,000개가 넘는 상장기업의 등수를 모두 매길 수 있을 겁니다. 자, 이제 몇 등 주식에 투자하시겠어요? 당연히 1등이겠죠? 어떤 위험이 닥칠지 모르니 분산투자를 한다고 하더라도 10등 정도까지만 하지 않겠어요? 종목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투자 꾸러미에 안 좋은 기업 비중이 늘어나니 수익률은 자연히 떨어질 겁니다. 분산투자가 너무 좋아서 2,000개 종목을 모두 담는다면? 그 꾸러미의 수익률은 시장 평균과 같아질 겁니다. 이걸 지수 index라고 하고요. 그럴 바에는인덱스 펀드나 ETF에 투자하는 게 속 편하겠죠? 그래서 워런 버핏은 "달걀을 여러 바구니에 나눠 담는 게 아니라 한 바구니에 담고 그 안을 잘 들여다보라"라고했나 봅니다. - P25
현재 더퍼블릭자산운용에서는 5명의 펀드매니저가 일하고 있습니다. 총 6개 국가, 18개 종목에 투자하고 있고요. 펀드매니저 1명당 3~4개 정도 종목을 관리하는 셈이에요. 종일 종목 분석만 하는 사람들인데도 말이죠. 학업이나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좋은 종목에 집중투자하려면 이보다는 적어야 하지 않을까요? 실제로 제 주변의 주식으로 수십, 수백억 원을 번 전업 투자자도 여러 종목에 투자하지 않아요. 오히려 근사한 1~2종목이 몇 배 뛰어오르면서 전체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하드캐리‘하죠. - P26
가장 중요한 투자 지표 딱 하나만 고른다면요? 이건 제가 첫 직장 브이아이피투자자문(현 브이아이피자산운용)에 면접을 보러 갔을 때 받은 질문 중 하나입니다. 2007년 당시 저는 "ROE"라고 대답했어요. ROE는 Return On Equity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자기자본이익률 이라고 합니다.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눠 계산하는데요, 예를 들어 자기자본 또는 자본총계가 1,000억 원인 기업이 순이익 200억 원을 창출한다면 200억원÷1,000억 원 해서 ROE는 20%가 됩니다. 부채를 뺀 순수한 자기자본, 즉 내 돈만으로 이익을 얼마나 벌어들이는지 계산하는 거죠. 제가 ROE라고 답한 이유는 버핏 때문입니다. 입사 전 읽은 버핏 관련 책만해도 <워렌 버펫> <워렌 버핏 실전 가치투자》 《워런 버핏의 완벽투자기법》 《워렌 버핏의 가치투자 전략》 《주식투자 이렇게 하라》 《워런 버핏의 실전주식투자》 《워렌 버핏 실전 투자》 《워런 버핏만 알고있는 주식투자의 비밀》 《워렌 버핏의 스노우볼 버크셔 해서웨이>.. 정말 많죠? 주식투자를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주식투자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었다는 사람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배우고 싶은 욕심이 어찌 안 날 수 있겠습니까? 버핏은 돈을 쉽게 버는 비즈니스 모델과 경쟁자를 물리칠 수 있는 강력한 경제적 해자 Economic Moat를 강조하는 사람입니다. 돈이 적게 들어가면서도 높은 이익률을 올릴 수 있는 기업을 좋아한다는 뜻이죠. 이를 재무적으로 표현하면 낮은 자기자본으로 높은 순이익을 기록하는, 높은 ROE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버핏이 우리가 알고 있는 ROE를 가장 중요시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시절 제가 읽은 책에는 그가 ROE 15% 이상 기업에 투자한다는 등의 지침이 적혀 있었습니다. 생각해봅시다. 버핏의 투자 철학이 ROE라는 지표 하나로 충분히 설명될 만큼 간단할까요? 우리도 장기적으로 높은 ROE를 기록하는 기업에 투자하면 버핏만큼 부자가 될 수 있을까요? 아닐 겁니다. 그럼 왜 많은 책에서 비슷한 지침을 다뤘을까요? 저도 책을 몇 권 내면서 출판업계 사정을 알게 되다 보니 이제는감이 좀 옵니다. 독자가 그런 구체적인 지침을 원하니까요! 그게 따라 하기 쉽다고 느끼니까요! 저 또한 면접장에서 당당히 ‘ROE‘를 외치고 잘난 체하며 후배들에게 면접 내용을 공유했던 과거를 생각하면 지금도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유튜브 섬네일에서 ‘꼭 봐야 할 투자지표 1가지‘ ‘이 2가지만 알면 투자가 쉬워집니다‘ 같은 제목을 사용하는 이유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투자를 쉽게 하고자 하는 욕망을 자극하기 위해서죠. 최근 자주 뵙는 월급쟁이 부자들의 김병철 팀장님(필명 너나위)은 일반투자자들과 상담할 때 ‘갈아 넣어야 한다‘는 표현을 자주 씁니다. 투자 세계에서 쉽게 되는 일은 하나도 없고 젊은 날의 시간과 노력을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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