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재료가 노출되지 않는 시세가 큰 시세다. 하지만 수급 주체를 파악해야 한다.

주가는 수급이 모든 재료에 우선하지만 재료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내용이다. 즉 주가 형성에 재료는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재료는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고 어쩌면 기계적이라고 볼 수있다. 즉 상승의 강도가 상대적으로 지속적이지 못하고 기술적인 분석의 범주 안에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 P13

하지만 유동성으로 일컬어지는 자금이 유입되는 시장의 주가 추이는 특별한 재료를 동반한 상승보다 상승이 탄력적이고 강한 모습을 보이면 큰 시세를 낸다. 따라서 유동성 장세의 징후가 나타나면 거래량을 충분히 수반하고 명확하게 수급주체가 나타나는 종목을 적극적으로 주목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 시장에 여러 차례 나타난 유동성 장세에서 강한 상승이 지속된 종목은 수급 주체가 적극적인 종목이었기 때문이다. 즉 재료를 앞세운 상황보다 훨씬 수익률을 크게 준다는 것이다. 본문에서도 여러 번 언급하겠지만 수급의 연속성보다는 수급 주체의 연속성을 주목하자. - P14

3.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 하지만 다시 매수할 기회를 노려라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 이 격언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흔히 주가는 재료를 선 반영한다고 한다. 개별 재료는 물론 전반적인 경기 흐름도 6개월 정도 먼저 반영된다고 한다. 따라서 시장에 유포되는 루머들이 중시에 상당히 적극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이러한 루머나 현실적으로 확인되거나 공시가 되어버리면 잘 가던 주가가 탄력이 약화되거나 심지어 폭락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확인된 호재는 더 이상 호재로서의 의미가 없다는 시각이 필요하다. 이러한 사례는 매번 확인되고 있고 이는 우리 시장뿐 아니라 뉴욕 증시에서도 같은 의미로 보고 있다.
결국 모두 알 수 있는 노출된 재료를 상승의 모멘텀으로 인식하는 마인드는 결코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는다. 하지만 재료가 존재한다는 것은 기술적인 반등의 폭이 클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하락을 보인다면 거래가 늘어나는 시점을 주목하여 단기 매매로 대응하는 것도 더불어 필요하다. - P14

4. 어떤 재료도 수급에 우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매매 주체의 연속성이 중요하다.

주가가 상승하든 하락하든 우리는 어떤 재료가 영향을 미쳤는가를 분석하게된다. 즉 호재와 악재를 구분하고 분석해서 주가변동이 이유를 설명하게 된다. 그러나 충분한 상승재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종목이 있다. 이러한 종목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거래량이 없다는 점이고 이는 시장 참여자의 관심이 없다는 의미이다.
결국 아무리 좋은 재료가 있다 해도 수급이 없이는 무용지물이라는 것이고 수급도 특정 매수세의 움직임이 중요하다. 단순히 외국인 매수보다는 CS 혹은 DSK처럼 특정 외국인, 기관 전체보다는 투신이든 기금이든 특정된 기관의 매수가 중요한 것이다. 특히 이들 매매 주체의 연속성은 적극적으로 주목할 당위성이 있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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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어느 시점이 무릎이고 어느 시점이 어깨인지를 확인하는 방법은 있을까? 이 책에서는 차트상 기술적인 바닥권을 주가가 횡보하는 기간이 2주 이상이고체결강도는 올라서는 모습을 보이면 바닥권에 근접한 것으로 보고 매수 시점은 체결강도가 100을 넘어서는 시점으로 보도록 하겠다. 이 경우 이미 바닥권을 확인한 만큼 상승의 폭이 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목표 수익률은 짧게는 3%에서 많게는 6% 정도로 본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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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th 겸손한 마음으로 꾸준히 노력하라

투자의 네 번째 철칙은 고수가 즐비한 시장을 인정하고 겸손하게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다.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말이 있는데, 어느 분야고 일정한 수준에 오르려면 거기에 집중하는 시간이 최소 1만 시간이 쌓여야 한다는 것이다.
외국어를 배울 때도 그렇고 한 분야의 공부를 할 때도 그러하며 골프나 수영 같은 운동에서도 마찬가지다. 1만 시간은 24시간 기준으로 대략 400일을 넘는 날짜이다. 사람이 하루에 먹고 자는 등, 기본적인 생활 유지를 위해 소모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한다고 했을 때, 10시간 정도가 남을 것이다. 이렇게 보면 1만 시간은 오직 이 일에만 집중해서 1,000일을 정진해야 하는 것이니, 결코 적은 시간이 아니다.
그렇다면 투자는 어떨까? 더하면 더했지 그 이하로는 어떤 경지에 오르는 것은 꿈도 꾸지 않는 것이 좋다. 투자 공부에 가장 좋은 것은 복기다. 시장이 움직인 궤적을 다시 살피고 자신의 판단과 행동이 올바른지 재검토하는 것은 어떤 주식 책을 읽는 것보다 큰 자양분이 된다.
주변 사람들을 보면 그날그날 자신의 매매에 대해 복기를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불과 몇 분의 일 정도인 것 같다. 더욱이 복기 내용을 노트나 컴퓨터 워드 프로그램으로 정성껏 기록하고 남겨두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내가 지금도 10년을 훌쩍 넘긴 지난 일을 생생히 기억할 수 있는 이유도 당시의 매매일지를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친한 선배 한 분은 만기 전 모든 시장 현황을 10년 넘게 기록해오고 있는데, 그 기록을 분석해 만기일 단 하루만 거래하면서도 꾸준히 수익을 쌓아가고 있다. 20일은 온갖 명산을 유람하다가, 만기주만 복기를 시작하고 거래는 단 하루만 하고 있으니 신선이 따로 없어 보인다.
매매일지도 복기도 없이 오늘도 매매를 하고 내일도 매매를 하는 투자자가 있다면, 나는 그가 천재거나 또는 막가파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복기를 한다는 사람들도 장이 종료하면 손익을 확인하고, 10분 정도 거래소와 선물 옵션 차트, 그리고 주체별 매매 동향을 잠깐 확인하는 수준이다. 그러다 시간이 남으면 나스닥 시세 정도만 확인하는 정도가 대부분인데, 이런 수준은 복기라고 할 수 없다. - P259

증권시장은 살벌하기로 말하자면 바둑에 비할 바가 아니지만 그나마 바둑보다 나은 점이 있다면, 고수가 됐든 메이저가 됐든, 일개 개미투자자와 매일같이 지도대국을 기꺼이 벌여준다는 점이다. 다만,
지도대국을 할 때마다 수업료를 좀 요구할 뿐이다. 이 수업료는 싸게치르기도 하고 비싸게 치르기도 한다.
주식 입문 초기부터 나는 수업료가 아까워서 수업이 한 판 끝나고나면 차트를 인쇄해 대학노트에 붙이고 진입과 청산 시점을 사인펜으로 체크를 한 뒤, 오른쪽 페이지에는 진입했던 이유, 그때 기준으로 삼은 지표, 청산 목표와 손절가 등등을 깨알 같이 적었다.
청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고 애초 마음먹은 대로 청산하지 못했을 때는 그 이유가 무엇인지, 어떤 점에 흔들렸는지를 상기하며 기록해갔다. 어떤 마음이 나를 흔들어대는지, 참회하는 불량배가 반성문 쓰듯이 속속들이 적었다.
시스템 트레이딩 툴을 활용할 줄 몰랐던 시기였으므로, 의문이 드는 것은 무식하게 몇 달치 차트를 직접 움직여가며 하나하나 손익을 기록해 점검했다. 장이 끝나고 담배 한 대 피운 뒤 다시 컴퓨터 화면에 몰입해 밤을 꼬박 새우며 복기를 하고, 기술적 분석을 한 날도 손으로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복기 노트는 풀로 붙이고 사인펜으로 적고, 적어놓은 것을 나중에 밑줄 치며 또 확인하고 그러는 사이에 너덜너덜해지고 손때가 묻어갔다. 이런 식으로 기록한 대학노트가 십여 권에 이르자 비로소 이 둔재도 매정한 스승의 가르침이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했다.
시스템 트레이딩 툴들이 발전하여 지금은 이런 작업들이 매우 간편하게 단시간에 끝난다. 이 시장에는 성공하는 매매 방식이 열 개쯤 있다면, 실패하는 매매 방식은 백 개쯤 존재한다. 나는 매매 복기를 통해 성공하는 방식은 채 몇 개 익히지 못했으나 적어도 실패하는 백개의 방식 가운데 오십 개쯤은 피하는 길을 배웠다.
최소한 나는, 이 시장 최고수의 글 백 개를 가져다놓고 주야로 읽느니보다 자신의 매매에 대한 진정 처절하고도 냉정한 복기(한탄과 하소연이 아니라)를 백 번 하는 사람이 훨씬 발전이 빠르리라고 믿는다. - P262

이처럼 세상에는 고수가 참 많다. 그리고 그 고수들은 다 이런 :나는 노력을 딛고 선 사람들이다. 고수가 즐비한 이 시장을 인정하려면 무엇보다 투자자 스스로 겸손해져야 한다. 목숨처럼 소중히 여기는 돈을 걸고 투자에 나섰으면서도 의외로 꾸준히 공부하고 노력하려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태하기 때문이거나 겸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머리가 좋으니까, 투자의 원리를 아니까, 기술적 분석에 자신 있으니까... 등등의 자만으로 그릇된 매매를 수도 없이 되풀이하는 것이다. 시장은 이러한 나태나 오만을 바로 알고 응징을 가한다. 아무리 게임의 법칙을 잘 파악하고 자금 관리를 제대로 했어도, 겸손한 마음과 부단한 노력이 없으면 도태당한다. 이것이 네 번째 투자 철칙이다. "겸손하라, 끊임없이 노력하라."

알바트로스의 투자 철칙과 승부의 법칙 중 네 가지를 설명했다. 지금까지의 네 가지는 이야기가 비교적 간결했다. 먼저 자신이 어떤 투자자인지를 알고 자신만의 길을 정하라는 것이 첫째이고,
게임의 법칙을 파악하여 싸워서 이기는 게 아니라 이겨놓고 싸워야 한다는것이 둘째이며,
자금 관리를 생명선으로 여기라는 것이 그 셋이며, 겸손한 마음으로 꾸준히 노력하라는 것이 넷째, 마지막으로 투자 심리를 이해하라는 것인데, 사실 이 다섯 번째가 머리로는 알아도 도저히 사람 심장에 자리 잡기가 쉽지 않다. 나도 그 한계를 인정했기에 결국 시스템 트레이딩으로 갈대처럼 흔들릴 수 있는 내 심리를 제어하기로 한 것이 아닌가.
투자는 ‘심칠기삼‘이라고 할 수 있다. 기술이 삼할이고 심리가 칠할이다. 그만큼 심리가 중요할 뿐만 아니라, 심리는 이론적으로 알거나 배운다고 해서 쉽게 다져지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이 마지막 사항은 다음 장에서 별도로 훨씬 더 자세하게 다루도록 하겠다. - P264

내가 투자의 길을 걸으면서 결정적으로 타격을 입은 실패를 가만히 반추해보건대, 나 또한 다르지 않았다. 2004년 5월의 처참한 패배는 무엇보다 자금 관리와 손절매의 실패가 원인이었다. 5,000만 원, 1억 원 정도의 손실로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매매를 그르친 것은 무엇 때문인가. 자금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이미 평상심을 잃은 상태였고, 연전연승하던 내 실력에 대한 자만과 오기가 손절매의 기회를 놓치게 만들었다. 심리 싸움에서 이미 패배는 예상된 것이었다.
그 결과로 나는 결국 원시인들이 맹수에게 쫓길 때 경험한 무한한 공포를 똑같이 맞이했다. 마지막 삼십 분간의 최악의 투매 국면에서. 투자 심리를 이해하고 강건한 마음을 기르자는 것은 이런 공포를 이겨낼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인간의 심리에 이처럼 이성으로 제어할 수 없는 원천적 한계가 존재함을 깨닫고 제어 불가능한 영역은 사전에 방비를 하고 제어 가능한 영역에 대해서는 태산 같은 부동심을 갖자는 뜻이다. - P270

투자는 돈을 벌기 위한 것이지, 똑똑하다고 인정받거나 투자를 잘한다고 칭찬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니다. 합리적인 투자 행위라면 예상과 다른 안 좋은 흐름이 펼쳐질 때 적절한 선에서 손실을 제어해낼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투자자의 대부분은 이러한 상황이 되었을 때 과감한 결단을 주저하게 된다.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는 것이 자신의 가치를 떨어뜨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성향은 내적인 기준에서도 마찬가지다. 본능적으로 자기 자신에게 1점이라도 더 줄 수 있는 이유나 근거를 찾는다. 반대로 감점요인은 의도적이던 의도적이지 않던 잊어버리기 마련이다. 이것은 자신의 심리 상태를 지키기 위한 일종의 정신적 방어 행위이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이런 심리와 행동이 투자에서는 치명적인 해가 된다.
결과적으로 이런 마음이 그대로인 한 투자자들은 어쩌다 한 번씩 거둔 작은 승리에 대한 정보만을 남겨두고 그보다 훨씬 잦고 규모가 컸던 실패와 손실의 기억은 자꾸 잊어버리게 된다. 따라서 현실에서는 늘 실패하는 투자자도 자신은 충분히 능력과 실력을 갖추었는데다만 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이라며 자신을 합리화하고 투자를 지속하는 것이다.
게다가 손실은 키우면서도 이익은 작게 실현한다. 투자 종목이 50퍼센트 손실이면, 버리는 셈치고 끝까지 손절하지 않고 버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익이 50퍼센트일 경우에는 추세가 살아 있을지라도 ‘어차피 버릴 각오했던 건데‘ 하며 그대로 보유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과학이 밝혀낸 바로는 인간은 수익 기대 성향보다 위험 회피성향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 P273

생존하기 위해서는 위기 상황에서 손실을 적정선에서 자를 수 있어야 하고, 동시에 수익을 낼 수 있을 때에는 제대로 낼 수 있어야 한다. 잃을 때 적절한 선 안에서 지키지 못하거나 벌 기회가 왔을 때 제대로 못 챙긴다면 자금을 지켜나가기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손실 관리와 수익 확보를 얼마나 잘할 수 있느냐는 매우 중요한 생존의 문제다 이 중 한 가지라도 부족하면 장기간 생존할수 없다. - P277

투자 방법마다 수익을 가져오는 근본 원리가 있을 것이고 어떠한 투자든 자금을 합리적으로 지켜갈 수 있는 베팅의 룰이 있기 마련이다. 투자 이전에 이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고 진행 과정에서 계획과 실천이 꾸준하게 뒷받침 되어야 한다. 수익, 손실, 계획, 실천,
관리 그 어느 하나라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냉혹한 정글에서의 결과는 뻔하다.
투자자 대부분은 자신의 실력에 관대하다. 게다가 자신만이 갈고 닦은 비법이 있다든가 특출한 능력자를 조언자로 두고 있다고 과신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냉혹한 검증은 결국 계좌 수익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 일단 투자 결과를 솔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이 현재 본인의 냉정한 실력이고 이변이 없는 한 앞으로의 투자 성과를 예상할 수 있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어느 투자자가 자신의 급수가 궁금하다면, 답은 멀리 있지 않다.
바로 지금 그 투자자의 계좌가 말해준다. 눈에 보이는 그것만 믿으면 된다. 강한 자가 고수가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고수인 법이다.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손실을 보고 있는 이가 향후 드라마틱하게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 또한 설령 수익을 냈다 하더라도 운에 기댄 수익은 투자 실력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우선 손실을 보는 패턴을 찬찬히 살펴보길 권한다. 급수가 낮은 사람일수록 작게 여러 번 벌고 크게 한방에 잃는다. 잃기 싫은 마음가짐에 벌고 있던 것마저 다시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까지 앞서기 때문이다. 그런 심리적 상태는 수익을 낼 때는 해당 투자방식이 거둘 수 있는 만큼을 다 못 거두어들이게 만든다.
투자 급수가 정해지는 건 그뿐만이 아니다. 투자 전략과 투자 습관까지 모두 치밀하고 탄탄해야 한다. 실력은 결코 의지와 바람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이기는 방법을 알아야 하고, 왜 이길 수 있는지 원리를 꿰고 있어야 한다. 투자에서 성공하는 과정에는 숱한 패배를 견뎌내야 한다. 확고한 원칙과 굳건한 심지가 없다면 어려운 일이고, 이 모든 것에 자신이 없다면 섣불리 투자나 거래를 해선 안 된다. 한두가지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을 강화하기 위한 준비를 끝마치고 나서 시작해도 늦지 않다. 그만큼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이 투자다. 운이라는 것은 한참 이후의 일이다.
시장에서 자신의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한 이유는 자신이 냉혹한 정글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는지 가늠하고 싶기 때문이다. 어떤 분들은 수많은 주식 책과 강연을 통해 이제 이론만큼은 스스로 고수가 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 P279

그렇다면 나는 어떤 수준에 있을까? 나는 적어도 내가 정글 최강자인 사자가 아닌 것은 알고 있다. 그렇기에 세렝게티 초원보다 더치열한 이 약육강식의 정글에서 절멸당하지 않고 살아남은 것이다. - P281

•초연한 마음을 갖기 위한 두 번째 방법은 잘 져주는 것이다. 내가지금껏 무수히 읽은 투자 관련 서적 중에서 내가 손에 꼽는 한 문장이 있다. "The best loser is the long-term winner." 직역을 하면
‘잘 지는 자가 장기적으로 승자가 된다.‘는 말이고 이것을 이렇게 번역해놓은 책도 있다.
‘올바른 방법으로 잃을 줄 아는 사람이 장기적으로 승자가 된다.‘
투자에서 성공하는 유일하고도 확실한 비밀이라고까지 설명을 달아놓았는데, 나는 이 말에 100퍼센트 동의한다. 투자란 열 번 도전하면 예닐곱 번은 즐거운 마음으로 가볍게 잃어주는 게임이다. 맞지 않으려면 링에 오를 수 없다. 유도선수가 상대방을 메치기 전에 낙법을 먼저 배우고 권투선수가 가드 올리는 방법을 확실히 익혀야만 잽을던질 수 있듯이, 투자자라면 잃을 때 아프지 않게 잃을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열에 두세 번 올까 말까 한 승리를 거머쥘 시점에는 동요없이 뼛속까지 발라먹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작은 수익을 여러 번 취하면서 높은 승률에 도취되기보다 작은 손실을 지속적으로 쌓아가면서 찾아올 큰 시세를 남김없이 취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다만, 여기서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사실은 시장을 결코 원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사실이건 그렇지 않건 ‘시장은 늘 옳다‘는 생각을 마음속에 품고 있어야 한다. 시장이 틀리고 내가 옳다고 우길수는 없다. 시시각각 새침데기처럼 변하는 시장 흐름에 나를 맞춰야 한다. 그렇기에 나의 판단이 자주 시장의 흐름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흔쾌히 인정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투자는 최종적으로 돈을 벌기 위한 것이지 똑똑하다고 인정받기 위한 것이 아니다.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 인색할 이유는 없다. 이런 자세는 돈을 지키고 보다 나은 기회를 엿볼 수 있는 여유를 유지하기 위한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태도이다. 늘 이기려 하면 필패한다. 잘 질 수 있는 사람이 투자자로 오래도록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이다. - P286

손절매. 그렇다, 공포에 완전히 눌려버린 사람이 종종 실패하는 것이 손절매다. 보유 종목의 주가가 떨어질 때 쉽게 손절매를 하지 못하는 이유 또한 인간의 ‘손실 회피 성향‘에 근원을 두고 있다.
주가가 떨어졌다고는 하나 매도하기 전까지는 어디까지나 장부상의 손실에 불과하다. 그 주식을 그대로 두면 확률적이긴 하지만 손실이 줄어들 수도 있고, 손실이 더 커질 수도 있다. 그러나 주식을 팔게되면 장부상의 손실에 불과하던 손실이 곧바로 ‘현실 속의 손실‘로기정사실화된다. 이제 더 이상 피할 수도, 부정할 수도 없는 실제 손실이 된다는 말이다. 떨어진 주식을 매도하면 ‘확실하게 손실을 입는 것‘이고, 팔지 않고 기다리면 손실이 줄어들 수도, 운이 좋으면 전혀 손실을 입지 않을 ‘희망‘도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 심리 때문에 열이면 아홉의 사람들은 이 경우 모두 손실을 확정짓기보다는 가능성으로 남겨두는 길을 택한다.
결국 확실한 손실에 대한 거의 본능에 가까울 정도의 거부감, 그런 기질이 사람들로 하여금 손절매를 망설이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 본능이 투자자에게 최악의 경우를 불러온다. 내 투자 경력 중 첫 번째와 세 번째의 큰 실패 또한 여기에서 예외가 아니었다.
투자를 하는 동안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말 가운데 하나가 ‘손절매‘일 것이다. 물론 손절매 하나만 잘한다고 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이 시장에서 생존해 온 사람 치고 손절매를 소홀히 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단연코 손절매만 제대로 할 줄 알면 투자에 결정적인 어려움은 없다. 투자를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배워야 하는 것이 손절매이고, 아무리 오랫동안 투자를 해도 제대로 익히기 어려운 것이 손절매다. 평소에 적절하게 손절을 잘하던 사람도 단 한 번 예외를 두고 손절을 하지 않고 버티면, 시장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어김없이 가혹하게 응징한다. 나는 이런 모습을 수없이 봐왔다.
손절매가 어려운 이유는 그것이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떤 규칙이 있다고 하고, 그것을 어기면 벌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규칙을 어기게 되었는데 마침 주위에 사람이 없어 아무도 내가 규칙을 어겼다는 사실을 모른다면, 이 상황에서 자청하여 스스로에게 벌을 내릴 사람은 거의 없다.
‘누가 나에게 손가락질하는 것도 아니니 이번만 살짝 모면하고 다음부터는 규칙을 잘 지키자.‘는 것이 일반적인 사람의 마음일 것이다.
남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벌을 내리는 일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처럼 스스로에게 관대하고자 하는 인간의 속성이 앞서 설명한 ‘위험 회피 성향‘과 맞물리면 손절매는 정말 쉽지 않은 이야기가 된다.
내가 운영하고 있는 회사에서는 모 증권사 파생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그 때문에 증권사 파생 딜러들이 어떤 이유로 일반적으로 개인 파생 투자자들에 비해 좋은 수익을 내는지를 어렴풋이 알고 있다.
이들이 개인 투자자에 비해서 수익률이 월등한 이유는 단 한 가지, 강제화된 손절매다. 기관 파생 딜러들에게는 일인당 투자 한도와 함께 반드시 지켜야 할 일일 최고 손실 한도액이 정해져 있다. 매매를 하다 하루 최고 손실 한도에 다다르면 그 사람의 포지션은 청산되고,
그날은 더 이상 매매를 할 수가 없다. 이러한 강제 손절매 덕분에 증권사는 파생 투자에서 적어도 결정적인 위기를 겪지는 않는다.
요즘 대부분의 홈트레이딩 시스템은 스탑로스(stop-loss)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HTS의 스탑로스 기능은 손절매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만든 것인데, 아무리 손절매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어도 정작 손절해야 할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손절 주문을 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조건을 입력해놓으면 기계가 그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적으로 손절매를 처리해준다. 스탑로스 기능은 손절매에 약한 사람들, 그리고 매매 초보자일수록 적극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주위를 보면 현상은 오히려 정반대다. 경험이 많고 실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스탑로스 기능을 많이 사용하는 데 비해 초심자들은 시큰둥하기만 하다. 그 이유를 들어보면, ‘기능 조작에 익숙하지 않아서‘, ‘기계에 주문을 맡기자니 안심이 되지 않아서‘, ‘그때그때상황에 따라 임기응변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 등, 변명을 늘어놓는다. 기능이 익숙하지 않은 것은 기능을 빨리 숙지해야 할 문제니 별개로 하고, 상황이 닥쳤을 때 자신이 직접 판단해 손절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은, 상당히 안이하고 위험한 생각이다.
막상 손실을 확정짓고 포지션을 청산해야 할 상황에 처하면 판단력이 흐려질 뿐만 아니라 미련이 남는다. 조금 더, 조금만 더 하고 시간을 끌다가 가벼운 생채기로 끝날 일이 치명상으로 갈 수 있다. 투자에서는 미련에서 비롯된 희망을 버려야만 절망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역설이 성립하는 것이다.
심리적으로 손절매에 강해지기 위해서는 다음 두 가지 사항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첫째, 손절매는 손실을 다소 줄여보자는 소극적인 매매 행위가 아니라는 점이다. 잘못된 매매에 대해 손절을 적시에 구사할 수 있으면 제대로 된 매매를 수행할 기회가 그만큼 늘어난다. 차트나 재료가 아주 마음에 드는 종목을 어렵게 발견했지만 시원찮은 종목에 물려 있어 매수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아니다 싶을 때 재빨리 손절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손실의 폭을 줄일 뿐만 아니라 새로 좋은 기회를 확보할 수도 있어 가만히 앉아 손실을 키우는 것보다 두배 이상 행복한 결과를 낳는다.
파생거래 시 정확한 손절 라인이 있다는 것은 기회가 왔을 때 적극적인 베팅을 가능하게 하는 이유가 된다. 선물의 경우에는 대체로 추세를 거꾸로 올라탔을 때 손절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특히 선물은 오를 것이냐 내릴 것이냐가 전부인 방향 맞히기 게임이어서 손실이 발생했음에도 손절매를 하지 못한다면 제대로 된 장의 추세를 모두 놓치게 된다. 추세장에 설혹 거꾸로 대응했을지라도 실수를 깨닫는 즉시, 청산과 함께 반대 방향으로 바꿔 탄다면 약간의 손해는 금방 복구된다.
누구나 잘못된 진입을 할 수 있다. 그런데 고수는 잘못되었다는 판단을 내리면 그 즉시 기존 포지션을 미련 없이 청산하고 역방향 진입을 망설이지 않는다. 그러나 하수일수록 한번 잡은 포지션에 미련을 남긴다. 더군다나 손바닥 뒤집듯이 반대 포지션으로 진입하는 것은 여간해선 하지 못한다. 사실 시장을 판단하거나 예측하는 능력은 고수나 하수나 모두 비슷하다. 매매 결과 최종 수익에서 큰 차이가 나는 까닭은 장에 대한 예측력이 아니고 장에 대한 대응력이며, 더 나아가서는 손실에 대한 대응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손절매가 이처럼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매매 기법이라는 것을 충분히 인식한다면 ‘손절의 추억‘이 마냥 쓰라리지만은 않을 것이다.
손절매를 잘하기 위해 두 번째로 기억해야 할 사항은 바로 이 시장의 광포한 메커니즘이다. 손절매를 제때 못하면 손실이 커지는 정도가 아니라 파산으로 내몰리게 된다. 특히 파생시장에서 이러한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현물이 단방향이라면 선물은 양방향 게임이어서 매수세와 매도세 어느 한편이 손을 들 때까지 한쪽 방향으로 극한까지 몰아붙이는 경향이 있다. 이익과 손실의 합이 정확히 일치하는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에서는 상대방의 손실을 크게 만들수록 내 이익이 커진다.
장시간의 대치 끝에 매수세가 밀리는 조짐을 보이면 매도세는 더욱 강하게 매도 압력을 높일 뿐 아니라, 그때까지 관망하고 있던 투자자들도 상황을 판단하고 매도에 가담하기 시작함으로써 선물지수의 하락은 가속도가 붙기 시작한다. 버티는 매수자의 손실은 시간이갈수록 확대된다. 마침내 극한의 공포에 빠진 매수자들이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여기저기에서 매도 주문을 내면 막판 대음봉을 완성하며 하락세가 마무리되는 것이다. 이 마지막 국면에서는 매수자들이 하얗게 질려 불문곡직하고 모든 물량을 시장가로 던지게 된다. 백기를 들고 투항(capitulation)하는 것이다.
늘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저점은 매수자들의 대대적인 손절매가 만들고 고점은 매도자들의 손절매가 만든다는 사실이다. 시장에서는 이것을 매수매도 절정(buy, sell climax)이라고 부른다. 선물지수가 하루 몇 포인트씩 한쪽 방향으로 강하게 움직인 날의 흐름은 대략 이와같은 배경이 뒤에 있다. 추세의 끝은 아무도 짐작하지 못한다. 그러나 속성은 비슷하다. 반대편 포지션을 지닌 패배자들이 투항할 때, 비로소 추세가 끝난다.
시장의 메커니즘이 이러하기에 손절을 망설이는 투자자는 결국 가장 비참한 상황까지 내몰려 항복을 하지 않고는 못 배긴다. 전쟁에 진 군대가 백기를 흔들 때 거기에 무슨 조건을 달 것인가. ‘무조건 항복‘일 뿐이다. 그저 마지막 남은 목숨이나마 살려달라고 비는 것인데, 전쟁에 져 포로가 되면 ‘제네바 협약‘이 있어 최소한의 인권과 생존을 보장해주기라도 한다지만, 이 시장의 항복자들에게는 그러한 최소한의 보장도 없다.
이 깔끔하고 점잖은 듯한 금융시장, 사실은 전쟁터보다 훨씬 가혹한 곳이다. 자연 앞에 미약한 존재였던 인간은 본원적으로 공포를 지니고 있다. 제 아무리 담대한 사람이라도 마찬가지다. 투자에서 공포를 이겨낼 유일한 수단은 손절매밖에 없다.
‘파티가 끝나기 전에 떠나라‘ 투자 대가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주식시장을 종종 파티에 비유하곤 했다. 파티 문화에 익숙한 유럽인이기에 그런 것 같다. 코스톨라니식으로 관찰하자면, 파티장은 언제 떠나야 하는가? 바로 모든 사람들이 파티 분위기에 한창 젖어 있을 때다. 주식시장을 떠날 시점을 잡는 원리도 마찬가지다. - P306

대폭락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다. 투자자들은 ‘대세 상승장에도 반드시 종말이 온다.‘고 이해하면서도 ‘지금은 시기상조‘라고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투자자가 주식투자에서 상당히 벌었다고 기뻐하고 있을 때 갑자기 대폭락이 찾아온다. 그리고 그때까지 모은 재산의 대부분을 잃고 만다. 흔히 주가의 움직임을 동전 쌓기에 비유하곤 하는데, 무너질 때 한순간이라는 점 때문에 그러하다.
대폭락은 주식시장의 숙명과 같은 것이다. 경기에 호황기, 후퇴기, 불황기, 회복기의 순환이 있는 한 주식시장에서 대폭락은 사라지지 않는다. 5년 또는 10년 정도에 한 번씩 찾아오는 대폭락에는 반드시 전조가 있다. 지금까지 주식투자에 관심 없던 사람들이 주식투자를 시작한다든가, 주식으로 억만장자가 된 사람들이 매스컴에 자주 보도된다든가, 경기 과열 기미로 물가 오름세의 조짐이 보인다든가, 금리가 계속 올라서 고금리 시대가 되었는데도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면 더욱 예민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흔히 ‘예고 없는 폭락‘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여러 경로로 위험을 알리는 노란불이 깜박이고 있었던 것이다. 대중심리에 취한 사람들이 그것을 오히려 속도를 높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였을 뿐이다.
동화 속 신데렐라는 마법사의 도움을 받아 왕자님이 연 무도회에 참석할 수 있게 된다. 유리구두와 하늘거리는 드레스를 차려 입고, 많은 사람들의 부러운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면서 왕자님과 왈츠를 추는신데렐라. 그러나 신데렐라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으니, 그것은 열두 시가 되면 마법이 풀려 무도회장을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자정을 넘기면 신데렐라의 옷은 남루한 평상복으로 바뀌고 그녀가 타고 온 황금마차는 호박덩어리로 변한다.
이 상황에서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이 파티가 아무리 즐겁고 잘생긴 왕자님과 함께 있는 것이 행복하더라도, 파티는 끝나게 되어 있고 열두 시는 다가온다. 열두 시를 넘기는 순간 당신 앞에는 마법이 풀린 신데렐라보다 더 초라한 운명이 기다린다. 물론 이 경우에조차 벗겨진 유리구두 한 짝을 통해 극적인 반전을 맞이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구태여 이런 동화 같은 해피엔딩을 기대한다면 물론 뜯어말릴 생각은 없다. 그러나 투자의 세계는 동화의 세계와 절대로 같지않다.
앙드레 코스톨라니가 말한 파티나 신데렐라가 참여한 파티는 현실과 동화 속에 등장한 파티로 각각 성격이 다른 것이지만, 이 양자가 공통적으로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두 가지 있다. 나타날 때와 물러갈 때를 구분하라는 것이 그 첫째요, 분위기에 취하지 말고 냉정한 원칙을 견지하라는 것이 또 하나의 교훈이다.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지지 않는 게임의 시작이라면, 대중과 거리를 두고 군중심리를 역이용할 수 있다면, 이는 승리의 길이 시작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내가 큰 수익을 거둔 원천에는 투자심리에 대한 파악이 존재한다. 우리 회사에는 여러 시스템 로직이 있지만 주를 이루는 것은 추세 추종 시스템이다. 이 추세 추종 시스템이란 것은 한번 형성된 시세를 끝까지 따라가 뼈만 남기고 발라먹는 성향을 지닌다. 보통의 마인드 컨트롤로는 시세의 끝장을 보지 못한다.
내가 아무리 오랜 투자를 통해 심리를 다졌다 하더라도 시스템이 아닌 일반적인 매매였다면, 그 시세를 모두 취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흔들릴 수밖에 없는 심리를 알기에 심리를 넘어서는 투자를 시스템에 심어놓았던 것이다. 폭락의 강렬한 시세만 그런 것이 아니다.
변동성이 널뛰기를 하던 2008년 10월 장세는 모든 투자자들이 얼어붙고 투매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짐작도 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분위기는 분명한 하락이었다. 그럼에도 시스템들은 일제히 매수 포지션을 가리키는 일이 생각보다 자주 일어나곤 했다. (앞에서 소개했던 연평도 폭격사건 다음 날의 시장도 마찬가지의 경우였다)수급이나 여러 지표들 가운데 매수를 알리는 징후들이 포착되었기 때문에 그러했겠지만, 당시 분위기에서 매수를 실행하기는 실로 쉽지 않은 일이다. 파티가 무르익었을 때 파티장을 떠나기 싫은 속성은 누구에게나 동일하다. 대중의 분위기에 흔들리지 않고 신호가 명하는 이기는 법칙대로 움직이게 짜둔 시스템이 있었기에 그 폭락장에서 우리는 하방 포지션으로도, 때로는 상방 포지션으로도 엄청난 수익을 거뒀다.
이처럼 시스템 매매라고 해서 투자 심리와 무관한 것이 아니다. 아니, 오히려 투자 심리를 정확히 이해하고 인간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기에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이다.
부단히 자신의 심리를 다스려야 생존하고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
그러나 설령 강철 같은 심리를 연마했어도 인간의 의지나 이성으로 제어할 수 없는 국면은 반드시 온다. 그 시기에는 강하다고 자부하던 사람들이 오히려 더 충격적인 패배를 맞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딜레마를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누구나 이 딜레마에 대한 스스로의 답을 가져야 이 시장에서 최종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 답을 시스템 트레이딩과 내가 정한 다섯 가지 투자 철칙으로 풀어가고 있을 뿐이다.
나는 독자 여러분들께서 어떤 답을 내놓을 것인지 궁금하다. 지금까지의 내 이야기들이 이 피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 독자들이 생각해볼 단초나마 제공했다면, 그래도 이 작업이 무의미하지는 않을 것 같다. - P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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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회사가 사망률 표를 활용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나는 오랫동안 그렇게 해왔다. 주가가 얼마나 오를지 통제할 수 없다. 그러나 각 거래에서 잃는 돈은 통제할 수 있다. 손실은 수익의 평균사망률을 토대로 정해야 한다. 이는 보험사가 보험료를 얼마나 부과할지를 통제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 보험료가 사망률 표와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거래 손실은 수익의 사망률 표 및 평균 만기와 직접적으로 연계된다.
꾸준히 돈을 벌려면 수학적으로 플러스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우위가 필요하다. 이는 보상/리스크의 비율이 일대일(순비용)보다 커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평균 손실을 수익보다 낮게 줄여야 한다. - P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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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틀렸다는 걸 어떻게 아나요?"라는 질문을 받곤 하는데, 나는 언제나 "주가가 떨어지는 걸 보고 안다"고 답한다. 그만큼 간단하다. 사실 매수 직후에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팔아버리는 경우도 많다. 주가가 하락하지 않아도 내가 예상한 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한발 물러서서 재평가할 만한 이유가 된다. 매수한 주식의 주가가 매수가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실수했다는 뜻이다. 적어도 타이밍은 틀린 것이다. 분명히 말하는데, 단기 투자자든 장기 투자자든 타이밍이 전부다. 애초에 부실한 선택이었던 투자로 손실을 입는 것만큼이나, 좋은 기업의 주식이라도 잘못된 시기에 매수하는 바람에 손실을 입기도 한다. 주식투자에 대한 방법론이나 접근법과 무관하게 큰 손실로부터 포트폴리오를 보호하는 유일한 방법이 있다면, 바로 적은 손실이 났을 때 큰 손실로 불어나기 전에 매도하는 것이다. 나는30년 동안 주식투자를 하면서 이보다 나은 방법을 찾지 못했다.
놀랍게도 수많은 성공한 투자자들이 이 상식적인 접근법을 지지했지만, 정작 따르는 사람은 극히 적다. 그 결과, (프로를 비롯하여) 아주 소수의 투자자들만 주식시장에서 탁월한 성과를 낸다. 명백히 투자자들이 꾸준히 따르기 가장 어려운 규율은 손실을 줄이는 것이다. 손절은 매수가 실수였음을인정하는 과정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누구도 틀리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 P354

● 투자자들은 보유주식이 큰 수익을 얻을 때까지 둘 가능성보다 큰 손실이 날 때까지 둘 가능성이 높다. 즉, 손실종목을 너무 오래 갖고 있는 반면, 수익 종목을 너무 빨리 판다.
● 주가가 오른 종목보다 내린 종목을 추가로 매수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은 주가가 하락했을 때 선뜻 베팅을 늘린다.
● 투자자들은 적은 손실보다 적은 수익을 취할 가능성이 더 높다.

한마디로 대다수 투자자는 손실 포지션에서 너무 느리게 처분한다. 그결과 견딜 수 없는 지경까지 버틴다. 이 과정에서 귀중한 자본과 시간이 잠식된다. 성공하려면 중대한 좌절, 더 나쁘게는 파국으로부터 계좌를 보호해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큰 손실을 피하는 것은 단기 투자자로서 큰 수익을 내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다. 주가가 얼마나 오를지는 내가 제어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 P355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작은 손실을 감수할지, 큰 손실을 감수할지는 전적으로 당신의 선택이다. 한 가지 장담한다면, 작은 손실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지 못하면 조만간 큰 손실을 감수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불가피하다.
단기 투자 기법을 터득하려면 파괴적 성향에 직면해야 한다. 이 성향을 이해하고 인정해야 운명을 통제하고 일관성을 얻을 수 있다. 틀렸을 때 최대한 적게 잃는 법을 익히는 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큰 오류를 피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 P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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